글로벌 칼럼 | 2011 IT의 방향에 관한 허심탄회한 고찰

Galen Gruman | InfoWorld 2011.01.06

 

2011년은 IT 전략에 있어 대대적인 변화의 해가 될 것이다. 그러나 IT 지출 상승세에 들떠 경기 침체 이전의 시절로 회귀하려 했다간 이내 어려움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IT가 전통 영역인 백-오피스(back office: 회계, 인사, 행정 등의 내부 업무)에 집중하던 시절은 지났다. 기업은 배관 설비 같아 보이는 분야에 돈을 쓰는데 질려버렸다. 중역들은 백-오피스와 IT 인프라에 대해서라면 오로지 그럭저럭 해나가면서 비용을 절감하자는 생각밖에 하지 않는다. 가상화와 사설 클라우드에 투자하는 것도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들은 IT의 중요성을 부각시켜주는 금광이 아니다.

 

회사의 백-오피스와 IT 인프라가 지금 작동하고 있지 않다면 게임은 이미 끝났다. 인도, 중국, 국내 서비스 제공자나 클라우드로 아웃소싱이 진행될 것이다. 설령 작동하고 있다 해도 회사에 어떤 의의를 갖는 것은 아니다. 백-오피스와 인프라는 단지 IT 설비가 가진, 내부적이나 외부적으로 관리 내지 공급되는, 하나의 기능 정도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게 새로운 현실이다.

 

보안도 마찬가지다. 보안에 인내심을 발휘하는 시절은 지났다. 경기 침체는 기업들로 하여금 보안 비용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전반적으로 리스크가 눈에 띄게 커진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어지간한 위험에는 이제 미동도 하지 않는다.

 

IT 벤더들은 DLP(data loss prevention: 데이터 유출 방지), SEIM(security event and information management: 보안 이벤트 및 정보 관리) 등의 기술과 아울러 지속적이면서도 고도화된 위협에 대해 경고하겠지만, 이게 과연 매출로 이어질지 의문스럽다.

 

IT는 새로운 현실에 적응해야 한다. 필자가 회사 중역들, 벤더들, 애널리스트들과 만나 이야기하면 할수록 새로운 기술, 새로운 화제, 새로운 딜레마에 대해 확실히 인식할 수 있었다.

다가올 난제에 대처하는데 있어 IT 조직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게 무엇이고, IT 조직을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인지에 관해 살펴보자.

 

모바일 관리: 새로운 IT 현실의 상징

지난 해 모바일 관리에서 이뤄진 변화는 새로운 IT 현실의 좋은 본보기다. 크레딧 스위스의 IT 인프라 이사가 예고한 엔드 포인트 관리(endpoint management)에 대한 BYOD 모델(the bring-your-own device approach: 어떤 디바이스든 수용할 수 있는 모델)은 새로운 위험 및 인프라 회피 경향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이에 대해 스티브 힐튼은“디바이스가 무엇이든 상관없어야 하고 디바이스를 위한 시스템 관리 자체에서 벗어나고 싶다”라고 말했다.

 

모바일 보안 기술이 2010년에 성숙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은 주요 플랫폼들에게 유익한 일이다. 최근 필자가 참가한 CIO 컨퍼런스에서 참가자들은 기업용 블랙베리의 시대가 끝났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굳이 블랙베리가 아니라도 종업원이 무슨 디바이스를 가져오든 기본적인 정책 요건에만 부합하면 문제가 없다. 방위 산업체나 병원, 그 외 규제가 까다로운 집단들 역시 파라미터가 더욱 엄격하긴 하지만 이와 다를 게 없다고 한다. 필자가 지금까지 참고한 모든 조사자료들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기업들이 바라는 IT의 방향은 무엇일까? 으레 그렇듯이, 양립하기 어려운 그런 것들이 대부분이다. 개방적이면서 안전해야 하고, 유별나지 않으면서 신기술 경향에는 뒤쳐지지 말아야 하고, 비즈니스에 주안점을 두되 기술적으로도 뛰어나야 하고, 채택되는 기술이 많아져야 하지만 이들이 모두 효과적이어야 하고, 위험을 감수하되 핵심에는 위협이 되어서는 안 되고, 자원이나 비용은 더 적게 쓰면서 효율은 더 높아야 하는, 뭐 이런 식의 극명한 모순들이다.

 

기업들에게는 저마다 고유한 IT 환경이 있겠지만 결국 핵심은 IT 환경이야 어떻든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IT 전문가란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봐야 시스템이 앞으로 나아가다 언제쯤 고장날 것인지나 파악하는 그렇고 그런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데이터 분석: 새로운 기회 분야

비관적으로 되기 전에 변화는 기회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새로운 IT 투자의 주요 분야 중 하나인 데이터 분석(data analytics: DA)을 보자. 현재까지 IT는 비즈니스나 공급 체인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등, 내부적인 것에 치우쳐왔다. 이게 핵심적인 과제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ERP와 MRP가 나온 지 10년이 지났으니 이제 기업 외부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외부 세계, 그러니까 시장, 고객, 경향을 이해하게 되면 경쟁 우위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의사결정에 일정 역할을 하는 데이터 분석(analytics), 빅 데이터(Big Data: 기업 내부 및 외부 데이터의 조합), 퍼지 데이터, 예측, 이른바 운영 BI(operational business Intelligence)라는 인라인 조정(inline adjustments)이 핵심이다.

 

이들 영역에 쏟아 부은 돈이 적지 않지만 이해는 시원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바로 이곳이 비즈니스와 기술에 밝은 IT가 남다른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다. 거대한 정보 풀, 복잡한 관계들,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의 중심에 놓인 격심한 변화를 탐색하는 데는 데이터 관리, 거대한 정보 시스템이 필수적인데, 이는 IT가 지난 20년간 데이터를 다루면서 쌓아온 전문분야다.

 

인포월드의 칼럼니스트인 빌 스나이더가 최근 언급한 바와 같이 비즈니스 분석이란 IT의 고유 임무를 넘어 새로운 프론트 오피스(front office: 판매, 마케팅, 고객 서비스 등 고객과 직접 접촉하는 부서) 임무까지 망라한다. IT 부서와 달리 사업부 쪽 사람들은 하둡(Hadoop)이나 맵리듀스(MapReduce)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를 전혀 모른다.

 

모바일 분야는 기회로 충만한 또 하나의 땅이다. 통제의 문제에만 집착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모바일 디바이스와 앱으로 업무 성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인지, 어떻게 하면 갈수록 모바일 지향적이 되는 고객들에게 인프라를 활용하며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생각해보라. 소셜 네트워킹, HTML5, 그리고 연관 기술이라 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협력적 시범 프로젝트를 통해 여러 아이디어를 시험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디즈니 인터랙티브, GE 헬스케어, 듀퐁의 CIO들에게 효과가 있었다. 이들은 가치 창출형 CIO라 불린다. 보호해야 할 핵심 부분에 머물지 않고 혁신하고 실험할 수 있는 넓은 영역에 눈을 돌리기 때문이다. 물론 CIO는 이 같은 프로젝트를 실행할 IT 직원이 없다면 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 비즈니스 애널리스트, 시스템 및 데이터 기획자, CSO, 인프라스트럭쳐 책임자, 데이터베이스 설계자 등이 방화벽 너머의 영역을 바라보는 게 아주 중요하다.

 

IT 외부에 있는 기술에 밝은 인재를 포용

언급하고 싶은 점 중 하나는 사업부서에서 일하는 IT에 해박한 동료를 IT 이면 조직의 일부로 끌어들여 서로 협력한다면 작업 부담을 줄이고 업무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단 비즈니스 애널리스트뿐 아니라 프로젝트 매니저, 제품 매니저, 솔루션 기획자가 이 범주에 해당한다. 이들이 비합리적이라 보는 제한 속에서 일하게 하지 말고 이들을 포용하고 이들이 존중할만한 제한 사항을 먼저 설정하도록 한다. 팀워크가 강조되는 환경에서라면 모두가 배움을 얻고 유효한 사업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

 

오늘날 제품 설계자는 IT가 이용하는 것과 동일한 기술을 점점 더 사용하고 있다. IT가 이용하지 않는 고유한 전문 기술은 말할 것도 없이 말이다. 이들 기술은 보다 강력해졌고 따라서 고객 지원, 판매 관리, CRM, SCM 등의 백-오피스 시스템과 상호작용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현대의 웹사이트는 이러한 결합의 좋은 본보기다. 여기에는 IT가 최소한으로 관여하는 게 보통이다. 심지어 서버를 외주업체에 맡기는 경우도 흔하다.

 

예컨대 만약 자동차 제조업체가 연료 효율에 관한 정보를 얻고자 자동차에서 운전자의 위치와 습관을 추적하게 하려면 백-엔드 정보 시스템(back-end information systems)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커피 메이커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커피 동향을 공유하려면 고객 데이터에 접근 가능해야 한다. 이 때 성능과 액세스, 그리고 제품 설계자가 아마 알지 못할 보안 문제 같은 것도 대두될 수 있다.

 

그러한 경우 IT는 단순히 결과만 다루는 것 이외의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IT는 제품 설계 부서의 제품 개발에 참여할 수 있을까? 마치 IT 비즈니스 애널리스트가 실무 사업 부서에서 일하면서 IT에 크게 의존하는 활동을 이해하고 구체화하는데 기여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아마도 제품 설계자는 혁신적인 프런트-오피스 IT 작업, 그러니까 소셜 네트워킹에서 모바일 앱에 이르기까지, 멋진 부분을 설계하고 전개하는 일을 떠맡을 것이다. 그러면서 ERP, 백업, 네트워킹의 백-엔드 부분만 인기 없는 IT 설비 부서에 넘기거나, 아니라면 더 나쁜 경우 외주 업체에게 관리하도록 하지는 않을까? 이에 대한 사전 고려가 필요하다.

 

IT의 새로운 슬로건, ‘Think different’

애플의 ‘다르게 생각하자(Think differently)’라는 오래된 슬로건은 IT에게 주어진 새로운 명령의 모순을 바로잡는데 있어 탁월한 슬로건이다. 인포월드의 칼럼니스트 밥 루이스는 ‘IT를 하나의 비즈니스로 운영한다는 생각이 불행을 가져올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글에서 그 방법을 설명한다.

 

‘IT를 하나의 비즈니스로 운영한다는 생각이 불행을 가져올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말은 지금까지 IT에 관해 당신이 들어온 말이 전부 틀렸다는 의미이다.

 

IT가 비즈니스와 동조해야 한다는 말에는 사실 진저리가 난다. IT는 애당초 비즈니스의 일부가 아니라는 말인가. 사실 IT는 비즈니스에 필수적이고 전략, 개발, 실행 팀의 일부여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즉 IT가 ‘비즈니스’를 ‘IT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한 IT의 진정한 가치는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할 것이다.

 

IT에게는 넘어서야 할 통념이 있다. 그렇지만 예컨대 판매, 마케팅 등 조직 내의 다른 개체들에 대해 IT 자신이 갖고 있는 통념부터 버리는 게 먼저가 아닐까. 이는 유익한 부서간 협력을 형성할 수 있는 IT의 능력을 가로막는다.

 

다이스닷컴(Dice.com)에 따르면 오늘날 IT 일자리는 기획, 설계, 솔루션 엔지니어링, 혁신, 프로젝트 리더십의 영역과 신흥 기술 영역에 존재한다. 기업들은 무엇이 우선 사항인지 명확히 안다. 이에 적응할 생각인가, 아니라면 기존의 틀(전통적 IT 영역)에 안주할 생각인가?

 

오해는 하지 말자. 기존의 틀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이를 운영하는 데는 과거보다 적은 수의 사람이면 되고 또 그게 당연한 것이다. IT 기술인의 마음이 온통 이 기존의 틀에 쏠려 있다면 그는 엔터프라이즈호의 스카티(스타 트렉 시리즈에 나오는 유능한 엔지니어)처럼 되어야 한다. 단순히 상징적 역할로 남아서는 곤란하다. 앞으로 그런 사람이 줄어들 테니 말이다.  

 

그렇지 않다면 엔지니어 파트너라든지, 아니라면 제품 디자인 등 다른 사업부서의 일원이 되든가 해서 영역을 넓혀가야 한다. IT의 미래는 사업의 성공에 실제로 얼마나 기여하느냐에 있다. 혁신적으로 사고하고 이러한 미래에 동참하자. psy_cheon@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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