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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 폰 7의 성공 가늠자…‘애플리케이션’

Ginny Mies | PCWorld 2010.10.25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0월 중순 뉴욕에서 화려한 윈도우 폰7 런칭 행사를 갖고 델, HTC, LG, 삼성 등 파트너 제조사들의 윈도우 폰7 모델들을 선보이는 한편, 새로운 운영체제에 대한 상세 정보를 공개했다.

 

그러나, 화려한 런칭행사를 참석한 이후의 소감은 과연 윈도우 폰7이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우선 윈도우 폰7은 복사/붙이기 기능을 포함, 일부 주요 기능들을 지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점은 애플리케이션 면에서 여타 선두업체들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다는 점이다.

 

애플리케이션이 없는 휴대폰이 좋을 것이 뭐가 있겠는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켓 플레이스는 아직 제대로 론칭도 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번 행사에서 선보인 윈도우 폰7 모델들에는 애플리케이션들이 사전 설치되어 있긴 했으나 그 수와 종류가 매우 한정적이었다.

 

다만, 다행스러운 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소비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개발자들을 적극 유치하여 애플리케이션 및 게임들을 개발하는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폰7과 관련하여 독특한 개발 및 마케팅 전략을 추진 중이다. 만약 이 전략이 성공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리케이션 부문에서 애플과 구글에게 큰 위협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패한다면, 윈도우 폰7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 밀려 먼지만 쌓이는 신세가 되고 말 것이다.

 

새로운 도박

애플은 소비자들에게 그 어떤 애플리케이션도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었다. 그리고, 이는 사실이 되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요인들 중 하나가 바로 애플리케이션이다. 우수한 품질의 애플리케이션이 많이 제공될수록 우수한 스마트폰으로 평가를 받는다.

 

현재, 아이튠스 앱스토어는 25만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안드로이드 마켓은 9만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그 뒤를 따르는 것은 블랙베리 앱월드로 금년 9월말 기준 1만 개의 애플리케이션이 제공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팜(Palm) 웹OS는 5,000개의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하루빨리 이들을 따라잡아야만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으며 현금 인센티브 제도 등의 도입을 통해 우수 개발자들을 채용하고 새로운 운영체제를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새로운 운영체제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콘텐츠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 개발자 콘테스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의 이 같은 노력은 결실을 맺고 있는 듯 보인다. EA, 이베이, 넷플릭스, 슬래커, 트위터 등 유명 개발자 및 브랜드들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고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윈도우 폰 마켓플레이스의 토드 브릭스 이사는 윈도우 폰7 블로그를 통해 “윈도우 폰7 개발에 있어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곳은 바로 애플리케이션과 게임”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윈도우 폰7이 정식 시판될 때쯤에는 이용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의 수를 1,000개까지 늘릴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유명 파트너들과 손을 잡았다는 점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바일 운영 체제는 호평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 텅 빈 앱 스토어로 인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봄, HP에 인수됐던 팜도 유명 파트너들과 함께 런칭 행사를 가졌었으나, 현재 앱 카탈로그를 보면 알 수 있듯, 이용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의 수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호평 받은 운영 체제와 잘 고안된 모바일 기기에도 불구, 팜 프리(Pre) 및 픽시(Pixi)는 기대만큼의 매출을 올리지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중소형 개발자들을 유치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보도진과 개발 파트너들 외에는 아무도 윈도우 폰7을 접해볼 기회가 없다는 점은 일부 독립 개발자들로 하여금 윈도우 폰7 관련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필자가 만나본 다수의 개발자들도 운영체제의 성공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관련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을 보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독립 개발자인 크리스토퍼 헤드는 “동료들 중 아무도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들여다 보지 않고 있다. 아마도, 킨(Kin) 시리즈의 참담한 실패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듯 보인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개발 환경: 장점과 단점

필자가 만나 본 많은 윈도우 폰7 개발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개발 툴과 관련하여 다루기 쉽다는 점과 무료로 배포된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개발 툴 패키지에는 비주얼 스튜디오 2010 익스프레스, 에뮬레이터, 실버라이트, XAN 게임 스튜디오, 넷 프레임워크 4, 윈도우 폰 전용 마이크로소프트 익스프레션 블랜드 등의 기능들이 포함되어 있다.

 

윈도우 폰7의 IMDb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사인 ‘IdentityMin’e의 로렌 버그니언은 무료 개발 툴이 애플리케이션의 개발 및 승인 속도를 가속화시키는데 기여했다고 지적한다.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에뮬레이터 기능인데 이는 휴대폰이 없이도 PC에서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을 미리 점검해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이다. 버그니언은 에뮬레이터를 활용하여 휴대폰에서의 동작들을 거의 모두 재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휴대폰을 흔드는 것과 같은 일부 동작들은 재현이 불가능하다.

 

안타깝게도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개발자들에게 모든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일례로, 모든 윈도우 폰7 기기에는 디지털 컴파스가 내장되어 있는데 개발자들은 이에 대한 접근 권한이 없다. 많은 증강현실(AR) 애플리케이션들은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컴파스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컴파스에 대한 접근 권한이 빠져 있는 것은 안타까운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추후 이를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그 외, 제한적인 코딩 환경도 단점으로 지적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존 파트너이거나 실버라이트와 XNA에서 개발 중인 것이 아니라면 이들 플랫폼에서의 개발은 시간과 돈만 낭비하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장점들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단말기 제조업체들에게 운영체제에 오버레이(overlay) 기능을 탑재하지 못하도록 했다. 오버레이는 구글 안드로이드의 파편화(fragmentation) 문제와 관련하여 가장 크게 비판을 받고 있는 부분들 중 하나이다.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현재 오버레이 기능이 최신 버전에서도 제대로 기능할 수 있을 때에만 최신 버전으로의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단점이 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단말기 제조업체들에게 800X480의 해상도, 1GHz 프로세서, 5메가픽셀 카메라, 컴파스 가속도계 등의 기능을 기본 탑재하도록 했다.

 

루프트의 샘 알트만 CEO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하드웨어 및 운영체제 요구사항이 개발자들에게 큰 플러스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10가지 다른 해상도의 스크린을 어떻게 지원해야 할 지 연구하는데 시간을 낭비하고 싶어하는 개발자들은 없습니다. 개발자들은 운영체제나 하드웨어의 파편화 문제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개발에만 중점을 두고 싶어 합니다”라고 그는 지적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비밀 병기 : 게임

아이폰이 모바일 OS 전쟁에서 게임의 왕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폰7을 통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들고 나왔다. 바로, Xbox 라이브와의 연동 기능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상당 수의 Xbox 라이브 게이머를 확보하고 있다. Xbox의 경험을 모바일 기기로 까지 옮겨오기로 한 것은 그야말로 훌륭한 아이디어이다. 게다가, 게임 개발자들과도 강력한 유대관계가 형성되어 있으니, 윈도우 폰7 전용 게임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Xbox를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Xbox를 갖고 있는 필자의 동료들은 휴대폰에서 콘솔과 연동하여 Xbox 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인상적으로 평가했다. 윈도우 폰7의 사용자들은 Xbox와의 연동을 통해 휴대폰에서도 최근에 플레이한 게임, 친구들의 게임 점수, 아바타 등 (잠금 기능을 설정하지 않은 정보에 한하여) 다양한 각자의 게임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폐쇄형 VS 개방형 앱 스토어 생태계

마이크로소프트는 앱 마켓플레이스에서만 윈도우폰 7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의 윈도우 모바일5 및 6애플리케이션이 써드파티 스토어에서도 제공됐었던 점을 감안할 때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의 선례를 따라 전략을 바꾸기로 한 듯 보인다. 구글의 경우, 마켓뿐 아니라 개발자의 웹사이트 및 ‘GetJar’와 같은 써드파티 앱 스토어에서도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이 제공될 수 있도록 하여 큰 반향을 불러왔었다.

 

GetJar의 패트릭 모크 CMO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폐쇄형 전략이 윈도우 폰7의 성공에 있어서의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안드로이드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들 중 하나는 구글의 개방형 배포 시스템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콘텐츠를 얻을 수 있으며 GetJar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할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IdentityMine’의 버그니언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폐쇄형 시스템이 애플리케이션의 품질을 특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시켜준다고 주장한다. 그는 “우수한 애플리케이션들은 풍부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 준다. 따라서, 폐쇄형 시스템은 부정적이라기보다는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과 달리 애플리케이션의 승인 가이드라인을 투명하게 유지하고 있다. 동 가이드라인은 27페이지 길이의 문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애플리케이션 개발 사이트에 게재되어 있다. 버그니언은 과거 그의 팀이 애플리케이션의 승인에 실패한 적이 있었는데, 가이드라인을 통해 신속히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여 다시 제출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있어서 애플과 구글의 중간 지점을 택하려는 듯 보인다. 아직 성공 여부를 예측하는 것은 시기상조 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과 구글 사이의 스윗스팟(sweet spot)을 찾을 수 있다면 윈도우 폰7은 개발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큰 성공을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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