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 움직임 보이는 북한 인터넷, “아직은 군사, 기업용으로 추측”

Martyn Williams | IDG News Service 2010.06.14

지구 상에서 얼마 남지 않은 정보의 블랙홀 중 하나인 북한이 완전한 인터넷 연결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그러나 완전한 인터넷 연결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북한 주민들이 정보의 자유를 얻기란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몇 달새 수년간 사용되지 않은 채 준비 상태로만 있어왔던 북한의 인터넷 주소 1,024개가 북한 정부와 관련이 있는 한 회사에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숫자로 구성된 IP 주소는 인터넷의 정보 전달의 핵심이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컴퓨터는 각자의 주소를 가지고 있어 정확한 서버 및 컴퓨터 간의 데이터 전송을 가능케 한다. 따라서, IP 주소가 없는 정보 전달은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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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북한의 학생들이 만경대 소년궁에서 비주얼 베이직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모습

 

속을 알 수 없는 북한 정권이 이 IP주소들을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지는 불확실하다. 현재로써는 군용 또는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될 것이란 추측이지만, 전문가들은 IP 주소들의 정확한 용도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북한이 국제 무대에서 더욱 고립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최근 한국의 천안함 사태의 배후로 북한이 지목되면서, 한층 더 강력한 제재를 통해 북한을 고립시켜야 한다는 국제 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시드니 대학의 레오니드 A 페트로프 한국학 교수는 “현재 북한에는 인터넷을 위한 장소가 없다. 인터넷이 북한 주민들에 개방되어 있다면, 이들은 지난 60여 년간 감춰져 왔던 진실에 대해 깨닫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김정일 및 그의 후계자들이 자살할 생각이 아니라면, 인터넷 역시 여타 무료 미디어들과 마찬가지로 북한에서 허용될 가능성이 전무하다”라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앞서 언급된 북한의 IP주소들의 관리를 맡은 곳은 스타 조인트 벤처(Star Joint Venture)이다. 스타 조인트 벤처는 북한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태국의 록슬리 퍼시픽(Loxley Pacific)이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록슬리 퍼시픽은 지난 2002년 북한 정부와 함께 북한의 최초 이동통신 네트워크인 선넷(Sunnet)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전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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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과 인접해 있는 군사경계지역 주변에서는 양국의 3G 네트워크가 모두 잡히기도 한다.

KTF와 SKT의 네트워크가 467-60 신호와 함께 잡히는데, 이는 북한의 고려링크 모바일 네트워크 코드이다. 고려링크는 지난 2008년 이집트의 오라스콤 텔레콤과 함께 구축한 3G 네트워크이다.

 

록슬리의 사하요드 치라데샤쿠룽 과장은 북한과의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IP 주소들의 사용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로써는 정보를 제공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대답을 피했다.

 

인터넷의 연결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북한의 지위를 크게 개선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시작점이 매우 낮았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현재 북한은 인접 국가들에 있는 서버를 이용하여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북한의 공식 대변 방송인 북한중앙방송(KCNA)의 웹사이트의 경우 일본에 서버를 두고 있으며, 북한 정부의 공식 웹사이트에 가장 가깝다고 말할 수 있는 ‘우리민족끼리’ 웹사이트도 중국에 서버를 두고 운영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00년에 평양에 있는 조선컴퓨터센터(KCC)로 하여금 ‘광명’이라는 전국 인트라넷 시스템을 건설케 하고 이를 북한 주민들에 개방했다. ‘광명’은 대학, 도서관, 사이버 카페 및 다양한 기관들을 연결, 웹사이트와 이메일 등의 정보를 제공하지만, 바깥 세상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북한에서 완전한 인터넷 연결 사용자들은 소수의 최고 엘리트층만으로 한정되어 있다. 이들은 중국의 넷컴(Netcome)의 네트워크를 주로 사용하는데, 사용자 수는 수 천명에 불과한 것으로 추측된다. 독일의 위성을 통한 인터넷 사용도 가능한데, 외교관 및 기업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페트로프에 따르면 북한의 일반 주민들에게 있어 인터넷 연결이란 상상도 할 수 없는 사안이다. 김정일 국방장관은 정보의 자유가 그의 정권에 미칠 파괴력을 너무나도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일 국방장관은 지난 2007년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자신의 온라인 기량을 뽐내면서도, 북한의 국경 근처에 위치한 개성산업공단의 인터넷 연결은 “개성공단의 인터넷이 북한의 여타 지역으로 연결될 경우 많은 문제들이 야기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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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판매되는 몇 안되는 북한 개발 프로그램들

 

김 국방장관은 인터넷 사용을 즐긴다는 사실을 감추지 않아왔다. 그가 2000년 매들린 울브라이트 당시 미국 국방장관의 방북회담에서 울브라이트 국방장관에 이메일 주소를 물어봤던 일화는 유명하다.

 

북한은 정보 차단은 그 범위가 광대하여 자국내 라디오 방송국에서는 외국인의 목소리를 듣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이다.

 

이 같은 북한의 정책기조에는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인터넷 연결은 정부, 즉 군사적 용도나 주요 기업적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martyn_williams@id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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