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와 리눅스의 2010년을 전망해 보면, 대부분의 최종 사용자들은 이들에 대해 이야기하지도, 심지어 생각조차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전망은 흉조이기보다는 오픈소스가 제자리를 찾는 과정이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잘 차려입은 패키지 소프트웨어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오픈소스가 더 이상 꾀죄죄한 차림의 아웃사이더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오픈소스는 현재 모든 분야에서 자신의 입지를 쌓고 있다. 스마트폰과 같은 새로운 클라이언트 액세스 디바이스와 기존 오픈소스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에서 돌아가는 서비스 기반 애플리케이션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여기서 핵심은 기반 기술이 아니라 바로 기능이다.
슬리피캣(Sleepy Cat)의 설립자이자 현재 클라우데라 CEO를 맡고 있는 마이크 올슨이 네트워크월드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 이런 상황을 가장 잘 나타내줄 것이다. 올슨은 “슬리피캣에서 일할 때 우리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일원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졌다. 클라우데라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세워진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업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2010년에는 정부기관을 비롯한 다른 IT 조직들이 관련 정책을 세워 오픈소스를 도입하고 특성이나 기능적인 필요성에 따라 이를 전면에 배치하면서 오픈소스를 유효성을 확인해 줄 것이다.
IDC가 2010년 전망의 일환으로 이들 기술을 이야기할 때 ‘오픈소스’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도 개발 모델보다는 기능성의 인식에 중점을 둔 것이다.
IDC의 시스템 소프트웨어 담당 프로그램 부사장인 알 길렌은 “그 이유는 오픈소스가 업계의 표준 요소 중 하나가 되었고, 더 이상 눈을 부릅뜨고 찾지 않아도 될 만큼 보편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벌어지고 있는 커다란 트렌드들은 부분적으로 또는 상당한 비중으로 오픈소스에 의해 보조되거나 주도되거나 가능해지고 있다. 표면 밑에 있는 오픈소스는 우리가 2010년 예상할 수 있는 IT 변화의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길렌은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이런 사실이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길렌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축하는 누구라도 기존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의 모조품이 아니라면, 클라우드에 적용되는 소프트웨어의 일부분으로 리눅스나 오픈소스 컴포넌트가 포함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현재로서는 이들에게 다른 선택은 없다. 윈도우 클라우드를 구축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2월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애저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을 본격화하겠지만, 여기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사용자들이 원하는, 그리고 절대로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도록 개발자들을 불러 모으는 것이다.
‘플랫폼’ 역시 올해 오픈소스의 또 다른 대형 이슈를 만들어가고 있다.
마인드터치(MindTouch)의 CEO 아론 펄커슨은 “오픈소스 애플리케이션은 지속적으로 플랫폼화되고 있다”며, “자신들이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고 있다고 생각한 많은 업체들이 이런 사실에 놀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펄커슨은 기본 소프트웨어 패키지가 새로운 등급의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의 기반이 되면서 2010년에는 이런 경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451 그룹의 분석가 제이 리먼은 2010년에는 오픈소스와 리눅스가 기업들이 새로운 툴을 평가할 때 독점 소프트웨어와 나란히 위치에 서게 될 것을 보고 있다. 리먼은 지난 해 10월 에이전시의 오픈소스 사용에 대한 지침을 명확히 한 미국 국방부의 메모를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국방부는 메모를 통해 오픈소스 기술이 상용 소프트웨어와 거의 모든 경우에 동등하며, 구매 결정을 할 때는 법률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먼은 경제 상황과 오픈소스의 진화와 성숙, 그리고 상용 지원 서비스의 존재가 기업이 오픈소스 기술에 문을 열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먼은 “아직 많은 조직에서 오픈소스 도입에 대한 정책이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국방부의 메모와 같은 것이 오픈소스의 공식적인 도입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픈소스가 2010년에는 헬스케어 같은 새로운 산업군으로 더 넓게 확산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리먼은 메드스피어(Medsphere)의 오픈비스타 전자건강기록 소프트웨어 관련 지원 옵션을 예로 들었다.
또한 오픈소스 분야에서는 개발자와 운영 관리자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 두 그룹은 회의나 프로젝트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일을 하며, 업체들도 자사의 오픈소스 기술에 대해 기반 기술이나 다른 그룹을 통해 작업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리먼은 이를 오픈소스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이라고 부른다.
리먼은 또 2010년의 주요 트렌드로 SMB 시장의 오픈소스 도입 증가를 꼽았다. 리먼은 “수많은 채널과 리셀러, SI 업체, 호스팅 업체, 기타 서비스 업체들이 모두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더 많은 오픈소스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경우, 중소기업 고객들은 이들이 오픈소스인지를 모르거나 아니면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리눅스재단의 최고 책임자 짐 제믈린은 2010년에는 무료 하드웨어 개념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제믈린은 “현재 업계는 서비스 모델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하드웨어가 아니라 아이튠즈나 앱스토어, 또는 무선 데이터 요금제 등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무료 컴퓨터와 무료 휴대폰, 무료 가전제품이 서비스의 번들로 제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제믈린은 개발자들이 자신들의 애플리케이션을 더 많은 매장에 배포할 수 있는 공급망으로,, 애플리케이션 웨어하우스가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믈린은 “통신업체나 운영체제 업체, PC 업체에게는 가능한 일이지만, 독립 소프트웨어 업체 단독으로는 자사의 제품을 개별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에 배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제믈린은 또 리눅스 넷북은 죽었다는 보도는 과장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 리눅스재단은 여러 가지 대책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믈린의 이런 주장이 아니라도 2010년에는 리눅스 데스크톱을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끌어올릴 다양한 개발과 혁신적인 발전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GNOME 3.0 버전은 상당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GNOME 3.0 버전은 아직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클러터(Clutter) 툴 킷으로 구축한 데스크톱 쉘과 함께 기존 파일 관리의 대안으로 자이트가이스트(Zeitgeist)란 새로운 툴이 추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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