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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안드로이드: 파티는 끝났다

편집부 | InfoWorld 2009.09.07

떠도는 소문으로만 보면, 현재 개발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마트폰은 팜 프리인 것으로 보인다. 팜의 개발자들이 그 동안 기울인 노력을 감안한다면 그렇게 놀랄 만한 일도 아니다. 팜은 한때 완전히 뒷전으로 밀렸던 팜 프리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도록, 탄탄한 개발자 커뮤니티를 만들어 뒤에서 이를 지원하는 운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팜이 항상 모바일 개발자들의 인기를 끌었던 것은 아니다. 팜 프리가 아직 그 빛을 발하고 있지 못할 때,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 운영체제 분야의 신데렐라였다. 팜과 같이, 구글은 개발자 커뮤니티의 가치를 잘 알고 있었고, 안드로이드의 코드를 오픈 소스로 개방하여 개발자들이 최신 기술을 엿볼 수 있게 하였다. 심지어 올해 열린 구글 I/O 컨퍼런스에서는 개발자들에게 휴대폰을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의 경우에는 이러한 전략이 잘 먹혀 들지 않았다. 플랫폼이 출시된 후 일년, 이제 미국의 소비자들은 2세대 안드로이드 휴대폰을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판매는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조사기관인 카날리스(Canalys)에 따르면, 구글 안드로이드의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 점유율은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 데에 반해, 애플의 아이폰은 지난 한해 동안 627%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로써 볼 때, 안드로이드의 개발자들이 불평하기 시작하게 된 것도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다. 구글은 실수를 통해 개발자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제품도 필요하단 얘기다.

 

달콤했던 첫 1년, 그리고 그 후

 

이론상으로, 안드로이드는 개발자의 꿈이 현실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모바일 개발자들은 불가해한 개발도구와 비공개적이고 독점적인 운영체제라는 이중고를 떠안아야 했었지만, 안드로이드는 이 모든 것들을 공개했다. 애플의 아이폰 운영체제와 비교할 때, 안드로이드는 거의 모든 면에서 개발자들에게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념 상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불행히도, 안드로이드는 이론상으로만 그럴 듯해 보일 뿐, 실제 실행이 가능한 것만을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는 현실 세계에서는 그 가치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애플과 비교할 때, 구글의 개발자들의 결과물은 뭔가 부족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으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여전히 작업 도중에 있는, 미완의 것으로 보이게 하는 데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얼리 어답터들은 보통 새로운 플랫폼에서 나타나는 성장통을 너그럽게 보는 경향이 있어, 이러한 부분을 별다른 문제로 보지 않기도 한다. 이러한 경향은 개발자들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난다.

 

AP7FF6.JPG그러나 문제는 개발자들이 너그럽게 봐주려고 해도, 당장 하드웨어를 전혀 볼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최근, 미국 밖에 소재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커뮤니티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으나, 이러한 지역에서는 당장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휴대폰을 구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인도의 벵갈로에 있는 개발자들 중 공짜 안드로이드폰을 얻으려고 미국에서 열리는 구글 I/O 컨퍼런스로 날아오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 것인가?

 

더욱 문제인 것은 휴대폰 자체가 판매 타깃을 불분명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과대 혹은 과소 평가된 부분이 있을지라도, 아이폰은 아이폰이다. 시장에 내놓은 모델은 몇 안되지만, 애플이 플랫폼을 타이트하게 통제하고 있고, 출시 계획도 예측이 가능하다. 한편, 구글의 개발자들은 새로운 기기들을 폭발적으로 내놓고 있으며, 각각의 휴대폰은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띄고 있다.

 

원칙적으로 다양화는 나쁘지 않은 전략이다. 다만, 이것이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무언 가를 개발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게임 시장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어려운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사용자의 휴대폰 해상도는 무엇인가? 어떠한 종류의 입력 기기가 주어질 것인가? 휴대폰에 장착된 프로세서의 성능은 어떠한가? 아이폰은 이러한 재원을 알기 쉽지만,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는 이러한 것들이 모두 공중에 떠있는 상태에서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일부 어플리케이션이 일부 핸드폰에서 제대로 실행되지 않을 수도 있고, 이로 인해 고객의 흥미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구글은 정말 개발자들에게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인가?

 

안드로이드 마켓만 봐도 딱히 개발자들을 위해 별다른 신경을 쓰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게임 개발업체인 라바 랩스(Larva Labs)에 따르면, 자사 게임이 구글의 앱스토어에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은 극도로 부진했다고 밝혔다. 구글이 고객이 제품을 사기보다 돌아서게 하는 것을 더 쉽도록 만들었다는 것을 볼 때, 별로 놀라울 것이 없는 결과다. 고객은 구매 후 24시간 이내에 언제든 전액을 환불 받을 수 있으나,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기 위해서는 결제 시스템인 ‘구글 체크 아웃’에 로그인해야 한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에 대한 불만족은 구글의 개발자 포럼에서의 활발한 논의로 이어졌으나, 별다른 방안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어떤 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사실, 안드로이드와 관련된 이러한 모든 경험은 구글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자 여기 자신의 제품을 몇 년째 ‘공개 베타’ 버전으로 두는 놓아두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 “그냥 베타 버전일 뿐이므로, 일시적인 공급 중단에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라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런 자세로는 치열한 모바일 개발 세계에서 날아오를 수 없다.

 

구글의 지난 행적으로 보건대, 이 검색 분야의 거물이 안드로이드 플랫폼 개발에 얼마나 헌신적이었는지가 의문스럽다고 하여 개발자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웹에게 좋은 것은 구글에게도 좋은 것이며, 웹 사용이 가능한 핸드폰은 웹에게 좋은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구글의 메시지는 브라우저에서만이 아니라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 실행 가능한 프로그램을 제작해야만 하는 독립적인 개발자들을 어디에 남겨놓게 될 것인가?

 

탄탄한 개발자 커뮤니티는 성공적인 플랫폼으로 가는 유일한 열쇠는 아니다. 수많은 유저들을 가지고 있어본 경험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구글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계속 소원하게 대한다면, 시장을 확장시키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독립 개발자들에게 자신의 운영체제에 그들의 사운을 걸라고 요구하고 있다. 마치 일종의 취미처럼 안드로이드를 대하는 대신, 구글이 개발자들에게 요구하듯 회사의 사운을 걸고 임해야 할 것이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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