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 놀라움도 없었던' 애플 WWDC 2009

Melissa J. Perenson | PCWorld 2009.06.10

애플이 지난 8일 세계 개발자 회의(WWDC) 막바지에서 이른바 '대형 뉴스'를 발표했다. 새로운 아이폰 3GS가 6월 19일부터 판매될 예정이며 현재 판매중인 아이폰 3G는 오늘부터 99달러로 가격을 인하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기조연설에는 이렇다 할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 아이폰에 대한 의미 있는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의 부재는 특히 실망스러웠다.

 

2009년 초 CEO인 스티브 잡스가 병가를 얻어 떠난 이래로 처음 열린 이 공식 행사에서 애플은 실질적으로 지난 맥월드에서 발표한 기조연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내용을 발표했다.

 

스마트폰 중심 전략

애플은 WWDC 발표에서 스마트폰 제조사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강조했다. NPD 그룹에 의하면 애플은 현재 리서치 인 모션(Research in Motion)사에 이은 2위의 스마트폰 제조사다. 분명히 애플은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 대신 프리젠테이션을 수행한 글로벌 제품 마케팅 부사장 필 쉴러는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보다 많은 고객을 원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러한 목표를 위해 현재 판매 중인 8GB 아이폰 3G의 가격을 작년에 판매가 시작되었을 당시의 절반 가격인 99달러로 내렸다. 쉴러는 “이렇게 저렴한 가격의 스마트폰은 지금까지 없었다”고 말했다. 아이폰 가격 인하에 대한 루머가 오랫동안 존재했지만 이제는 사실이 되었다.

 

확실히 폭넓은 인기를 얻은 스마트폰이 이러한 가격에 판매된 경우는 없었다. 데이터베이스를 살펴본 결과 아이폰의 새로운 가격은 스마트폰 중 최저가 제품(리베이트가 포함되지 않은 시장가격)인 노키아 E71x와 같다.

 

하지만 E71x는 유용성 면에 있어서 납득이 가는 가격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이폰의 단순성과 매력적인 활용성은 이 제품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아이폰 3GS는 미국과 몇몇 국가(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에서 6월 19일에 판매가 시작된다. 기존 방침에 따라 새로운 아이폰의 가격대도 동일하게 유지된다. 메모리 용량에 따라 16GB는 199달러, 32GB는 299달러에 판매된다.

 

아이폰 3GS에는 주목할 만한 2가지 기능이 추가되었다. 카메라는 300만 화소로 업그레이드되었고, 마침내 640 X 480 해상도, 초당 30프레임의 동영상 녹화 기능이 가능해졌다.

 

'체면치레'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하지만 카메라와 하드웨어 암호화(비즈니스 용도로는 반가운 기능) 외에는 하드웨어에 있어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

 

쉴러는 기조연설에서 아이폰 “내부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했지만 애플의 판매 대리인은 정확히 무엇이 바뀌었는지를 밝히기를 거부하고 웹사이트에 게재된 사양을 참고하라고 말했다(애플의 대변인은 무엇이 바뀌었고, 바뀌지 않았는지는 그들이 공개한 사양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 3GS의 개선점이 대부분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기인한다고 말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카메라의 화이트밸런스 기능 추가와 같은 사항은 분명하게 밝혔다. 그러나, 예를 들어 보이스 컨트롤 기능은 그렇지 않았다. 애플은 이 기능이 이전 세대의 아이폰에서 가능한지의 여부를 밝히지 않았으며 새로운 하드웨어의 어떤 부분이 이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몇몇 성능 향상은 아이폰의 새로운 OS 3.0때문에 가능해졌을 것이다. 이 OS는 6월 17일부터 모든 세대의 아이폰에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모든 세대의 아이팟 터치는 10달러에 다운로드 가능). 새로운 아이폰 OS는 맥 컴퓨터의 새로운 운영체제인 스노우 레오파드와 같은 커널 코어를 사용한다. 스노우 레오파드도 몇 가지 기능 향상이 이루어졌다.

 

애플은 아이폰 3GS가 아이폰 3G보다 속도가 빨라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플의 벤치마크에 따르면 메시지 전송은 2배, 심 시티(Sim City) 로딩은 2.4배, 뉴욕 타임즈 홈페이지 로딩은 2.9배 빨라졌다고 한다.

 

배터리 수명도 하드웨어보다는 다른 요소들의 개선이 주로 이루어졌다(3GS의 통화 시간은 3G보다 늘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와이파이를 통한 데이터 전송시간은 3시간 정도 늘어났다. 와이파이 배터리의 성능 향상은 새로운 칩셋이나 기존 칩셋에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사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 제자리걸음?

아이폰 3GS의 외관이 이전 세대의 제품과 동일하다는 사실은 다소 의외였다. 경쟁사들이 새로운 디자인을 내세울 때, 애플은 제자리를 지켰다. 최근의 루머는 이러한 사실이 애플의 장기간 전략의 일부라고 한다. 하지만 이 전략은 시간이 지나면 애플의 실수로 판명될지도 모른다.

 

아이폰 3GS는 소규모의 업그레이드만 이루어졌고 필수적인 업그레이드도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이용자들은 신형 아이폰을 구매할 이유를 뚜렷이 찾기 힘들어졌다.

 

지금까지 애플은 이용자들에게 1년에 한 번씩 인상적인 하드웨어 개선을 선보여왔다. 아이폰 3G는 1년 전과 다름 없이 만족스러운 기기로 남아있지만 이러한 사실이 아이폰을 개선할 필요성이 없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애플이 기존의 하드웨어와 디자인에 대한 혁신과 개선을 이루지 않았다는 사실은 다른 제조사로 인한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음을 뜻한다. 또한, 스티브 잡스가 없기 때문에 이번에는 애플 제품의 혁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새로운 맥북 프로 노트북도 애플의 혁신적인 이미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애플은 오늘 저렴해진 가격에, 업그레이드된 부품이 장착된 13.3인치와 15인치 모델을 발표했다. 파이어와이어 800이 다시 장착되고 SD카드 슬롯을 도입했지만 이 모델들은 우리가 애플 하드웨어에 기대해왔던 요소들을 갖추지는 못했다.

하지만 애플의 앱스토어는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4월 현재, 10억 번 이상의 다운로드가 이루어졌고 5만 가지 이상이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경쟁 업체도 많지 않고, 있다 해도 무시해도 좋을 수준이다.

 

애플은 앱스토어의 성공 때문에 안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다크호스는 급부상하기 마련이다. 애플의 다음 업그레이드를 좀더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게 되는 이유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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