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운영체제 10선
차세대 첨단 기술만큼이나 옛날 기술도 좋아하지만, 그것이 모두 경이롭고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좋았던 옛날 운영체제 시절에 대한 회상을 마치고 나면, 안 좋았던 운영체제도 기억나게 마련이다. 그런 안 좋은 시기도 우리와 함께 했기 때문이다. 물론 2009년에도 형편없는 운영체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현재까지 발표된 운영체제 중 최악의 OS 10개를 꼽아본다.
1964년 OS/360
1960년대 말에서 70년대 초반까지 IBM 360 메인프레임에서 사용했던 OS/360의 후기 버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 당시치고 이 운영체제 괜찮았다.
여기서 이야기하려는 것은 OS/360의 최초 버전인데, 이 운영체제로 인해 당시 프로젝트 매니저였던 프레드 브룩스는 소프트웨어 개발의 실패 과정을 다룬 명저 “The Mythical Man-Month”를 저술했다. 브룩스의 책에 따르면, OS/360의 최초 버전은 계획보다 늦게 나왔는데, 제어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어 계획된 것보다 메모리가 더 필요했고, 원래의 추산보다 여러 배 예산이 초과됐고, 그러다 또 늦어졌다.
1960년대 후반 ITS(Incompatible Timesharing System)
DEC PDP-6 및 PDP-10 어셈블리 언어로 작성된 이 운영체제는 디렉토리 당 하나의 6문자 파일명을 지원했다. 맞다. 각 파일은 파일 고유의 개별 디렉토리에 상주한다. 그리고 보안은 존재하지 않아, 예컨대 비밀번호도 필요치 않았고 누군가의 액티브 세션으로 로그인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놀라운 것은 사용하기가 아주 고생스럽고 보안도 안되지만, ITS는 실제로 그 당시 매우 중요한 운영체제였다는 사실이다. 유닉스가 부상하면서 결국 축출되긴 했지만, Emacs 에디터와 LISP 언어 같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용되는 많은 프로그램은 ITS에서 출발했다.
ITS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스티브 레비의 고전 “해커”에 잘 나와 있다. 물론 책도 재미있지만, 읽고 나면 ITS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기뻐하게 될 것이다.
1983년 출시된 GNU 허드, “아직 미완성”
일부 사람들이 리눅스를 GNU/리눅스로 일컫는 것에 대해 궁금한 적이 있는가? 리눅스는 완벽한 운영체제를 만들기 위해 GNU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OS 커널일 뿐이라는 것이 공식적인 설명이다. GNU는 1983년, 유닉스를 대체하는 운영체로로 완전 무료 소프트웨어로 구성될 것이라고 발표됐다.
그러나 25년이 넘게 개발이 진행된 끝에 GNU는 아직 미완성의 상태다. 이것의 커널인 허드는 출발점을 벗어나 본적이 없다(다른 GNU 소프트웨어와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완성된 OS를 “GNU 허드”라고 하자). 이 OS를 실제로 사용한 사람이 거의 없다. 아직은 운영체제라기보단 아이디어의 집합이랄 수 있다.
GNU 허드를 최악의 운영체제 10선에 넣은 것은 25년이 지나도록 처음의 약속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GNU의 아이디어와 소프트웨어(그리고 미닉스와 BSD 유직스 같은 다른 소스도)를 통합함으로써 리눅스는 질질 늘어지는 GNU 허드의 조각들을 모아 당장 사용할 수 있는 고급 운영체제로 발전했다.
1985년 윈도우 1.01
MS-DOS용 GUI를 겨냥한 마이크로소프트 최초의 시도는 한 마디로 무시무시했다. 2년이나 늦게 나왔으며, 작동도 잘 되지 않았다. 더구나 동작하는 애플??이션이 아무것도 없었다.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은 2년 후 윈도우 2.03이 2년 후 등장할 때까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윈도우 1이 출시될 때쯤 설상가상으로 맥이 이미 한층 우수한 시스템 2.1을 제공하고 있었다. 맥 OS에는 애플토크 네트워킹, 최초의 레이저 프린터와 최초로 정교한 PC 기반의 파일 시스템인 계층적 파일 시스템이 가미된 포스트스크립트 프린팅이 포함됐다. 당시로서는 상대가 없었다.
1988년 MS-DOS 4.0
마이크로소프트가 1998년 MS-DOS를 제대로 바로 잡는데 많은 시간을 들였을 것 같지는 않다. 이 운영체제의 초기 버전은 그 시절을 고려하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었다. MS-DOS 3.3은 사실 정말 괜찮았다.
그러나 그 때 MS-DOS 4.0이 나왔다. 끔찍했다. 프로그램은 시계처럼 틀리지 않고 정기적으로 고장이 났다. 한창 일을 하고 있는데 프로그램이 완전히 꼼짝 않는 것이다. 윈도우의 “공포의 파란 화면”이 등장할 때까지 최고로 끔찍한 운영체제였다.
정신 건강을 위해 PC 사용자는 MS-DOS 3.3으로 돌아가거나 가능하면 재빨리 디지털 리서치의 DR-DOS 3.41로 이동했다. DR-DOS가 유사한 기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MS-DOS의 버전을 모방했지만, 디지털 리서치는 1989년의 새 버전을 DR-DOS 5.0로 칭했다. MS-DOS 4.0과의 관련성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1989년 SCO 오픈 데스크톱
좋은 쪽으로 보자면 그래픽 인터페이스가 지원되는 최초의 32비트 유닉스였다. 반면 “열린 죽음의 함정”이 이 운영체제의 별명이었다.
오픈 데스크톱은 지금껏 필자가 본 것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방식으로 망가질 것 같았고, 망가질 가능성도 있었으며, 실제로도 그랬다. 에디터를 꼼짝 못하게 하고 컴파일러로 전체 시스템이 코어 덤프에 이르도록 했다. 그리고 필자가 실제로 어떤 윈도우에서 작업하고 있는지를 몰랐던 적이 있다.
신기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오픈 데스크톱에서 생산적인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아마 필자가 그렇게 했던 유일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1996년 JavaOS
운영체제에게 가장 나쁜 아이디어는 무엇일까? 바로 진흙처럼 더딘 언어로 작성하는 것이다. 마치 1996년 자바가 그랬던 것처럼. 그럼에도 썬은 IBM에게서 약간의 도움을 얻어 어쨌든 시도를 했다. 자바OS는 네트워크 컴퓨터와 임베디드 시스템에서 동작하도록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시장에서의 성과는? Qnx, VxWorks, 심비안, 윈도우CE 등 알려진 임베디드 시스템이 많다. 그러나 임베디드 운영체제에서도 자바OS에 대해 들어본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여러 회사에서 이를 라이선스하긴 했지만, 필자가 아는 한, 상용으로 그것을 사용한 제품은 그 예전 썬의 자바스테이션 네트워크 컴퓨터가 유일했다. 2006년 썬은 이를 “레거시 시스템”이라는 고물상에 던져버렸고 그것이 자바 기반 운영체제의 종말이었다.
2000년 윈도우 Me(밀레니엄 에디션)
또 다른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가 나오기 전까지 윈도우 Me는 윈도우라는 통의 바닥이었다. 윈도우 98 SE의 후속작인 윈도우 Me는 PC 월드 이 시대 최악의 IT 제품 25선에서 4위로 기록됐다. 16비트 및 32비트 운영체제이고자 한 윈도우 Me는 앞다리는 바퀴, 뒷다리는 발굽을 단 말처럼 돌아갔다.
느리고 불안정하고 걱정스럽기도 했다. 좋다. 그건 모든 윈도우의 일반적인 특성이니까. 그러나 윈도우 Me는 그 극단을 달렸다. 어떻게 그렇게 안 좋을 수 있을까?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Me를 1년 좀 넘게 판매했다. 지금 보면 그게 나쁘다.
2001/2006년 린도우/리눅스 XP 데스크톱
리눅스와 윈도우를 함께 두면 무슨 일이 벌어지나? 좋을 게 없다. 2001년 처음 나왔을 때 린도우는 리눅스에서 모든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을 동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약속했다. 린도우는 몇 달 만에 그것을 안 좋은 생각이라 단념했다. 리눅스에서 윈도우 프로그램을 돌릴 수 있는 한 방법인 WINE을 이용해서도 린도우는 윈도우 대체품으로 팔 수 있을 만큼의 윈도우 프로그램을 지원하지 못했다.
멍청한 아이디어도 죽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 러시아 업체 트러스트버즈도 리눅스 XP 데스크톱으로 “우린 전부 윈도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리눅스다”라는 접근법을 시도했다. 이런 아이디어라고 린도우보다 더 낫지는 않았다.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을 동작하는 평범한 작업을 하고 그것의 XP같은 외양과 느낌이 특별히 내세울 만한 것도 아니다. 정말 리눅스에서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을 돌리고 싶다면, 코드위버즈의 크로스오버 리눅스를 사용해라.
2006년 윈도우 비스타
누구나 염두에 두고 있는 운영체제이다. 비스타가 뭐가 잘못됐는지 시시콜콜 되짚을 필요도 없다. 뚱뚱하고, 느리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호환 불가능하고 가격은 비싸고 버전은 혼란스럽고 실수투성이 보안에 이러저러한 결함들.
비스타의 중대한 기능 중 여러 가지가 “비스타 가능” 딱지가 붙은 컴퓨터에서 작동되지 않는다는 이 사실은 또 어떤가? 비스타에 대한 초기의 “사용 후기” 한 건을 소개한다.
”소니 TX770P 노트북을 선택한 것은 거기에 비스타 로고가 붙었기 때문이었는데, Aero도 동작하지 못할 뿐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윈도우 무비 메이커 또한 동작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정말 실망했다. 난, 2,100달러짜리 이메일 기기를 산 것이었다.”
이 후기를 쓴 사람은? 마이크 내쉬, 그러니까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제품 관리 담당 부사장이다. 이 사람이 2007년 2월 25일 날짜의 내부 이메일에 쓴 내용이다. 나를 제외한 마이크로소프트 팬분들, 여기에 반박 좀 해 보시라.
비스타가 쓸모없다는 증거가 더 필요한가? 새로운 PC의 1/3이 XP로 다운그레이드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XP 판매 가능 일자를 계속 연기하면서 가능한 한 빨리 윈도우 7의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Steven J. Vaughan-Nichols는 IT 관련 전문 기술 기고가이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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