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12

김효민의 엔지니어 2.0 | 엔지니어로 산다는 것

김효민 | IDG Korea

나는 누구인가?

 

필자가 엔지니어로 입문한 것이 1985년이니까 벌써 20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다. 아니 20년 묵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처음 3년은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동시에 선배들에게 하나라도 더 배우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그 다음 5년은 뭘 좀 알았는지, 아니면 아는 척을 했거나 혹은 위장을 잘해서 아는 것처럼 보였는지, 몇 가지 과제를 받고 이에 몰두하느라고 세월을 보냈다. 그 다음 7년은 팀을 이끌어 간다는 미명 하에 실무에서 조금씩 밀려나는 스스로의 모습에 깜짝 놀라서 감을 잃지 않으려고 무지하게 노력했던 기억이다.

 

그 뒤부터 지금까지는 변화무쌍한 기술의 한가운데서 나름대로 중심을 잡고 빠르게 흘러가는 기술의 옥석을 구분하고 바람이 어디서 모여서 어디로 흐르는지 파악하기 위해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고는 있다. 하지만 아직도 내공이 부족해서 가끔 헛것을 보기도 하고, 그래도 가끔은 제대로 된 게 보인다고 자족하며 여전히 내공 수련에 정진하면서 살고 있다.

 

이 칼럼을 통해서 필자는 독자 여러분들과 많은 것에 대해서 소통하고 싶다. 엔지니어로서의 삶, 엔지니어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 최근 이야기되고 있는 기술의 핵심 요소 등등…… 하지만, 이번에는 수많은 이야기 중에서 모든 기술의 근본인 사람, 그 중에서도 엔지니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엔지니어는 누구인가?

알고리즘의 실질적인 창시자이자, “The Art of Computer Programming”의 저자인 Donald E. Knuth는 그의 책 서문에서 다음과 같은 문구를 인용하고 있다: Art is I, Science is We, Engineering is They!

 

이 글이야 말로 공학(Engineering)에 대한 정의 중 가장 짧으면서도 명확한 정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바로 이 글에서 우리 엔지니어들이 어떤 종류의 사람들인지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인용구에 따르면 엔지니어는 나도 우리도 아닌 그들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엔지니어링은 “그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우리 엔지니어는 사용자라는 제 3자에게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인 것이다.

 

비슷한 정의이기는 하지만, 어떤 사람은 엔지니어를 비를 만드는 사람 즉, Rain-maker에 비유하기도 한다. 즉, 과학자들이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는 매우 어려운 말로 어떤 현상이나 결과를 하늘에 뜬 구름 모으듯이 잔뜩 모아 놓으면, 엔지니어란 사람들이 그 구름을 이용해서 비를 만들어 지상에 뿌림으로써 이 지구상의 삼라만상이 혜택을 받아서 삶을 누린다고 한다.

 

어떤 엔지니어가 자신의 삶을 미화하기 위해서 지어낸 이야기처럼 들리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리가 있다. 왜냐하면 엔지니어는 과학자들이 정의하고 증명한 이론을 바탕으로 실제 사용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어 그들 사용자들의 삶을 좀 더 편하고 윤택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우리, 엔지니어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뜬금없이 왠 선문답?” 할 수도 있겠으나. 목표나 방향성이 없는 전진은 인간으로써의 삶이 아니라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의 이동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느덧 3D 업종이라고 불리는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살아남아 발전하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필자가 독자 여러분들의 인생에 대해 어디로 가야 할 지 답을 줄 수는 없고, 그만한 능력이 있지도 않다. 현명한 여러분들이 각자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겨둔다.

 

다만 엔지니어 입장에서 앞으로 기술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궁금하신 독자는 이 칼럼을 계속 봐주시기 바란다.

 

첫 번째 답변 : 기술은 패션이다.

 

기술의 변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거기에는 분명 어떤 패턴이 있다. 기술은 헤겔의 변증법에서 말하는 삼단법 즉, “정(正)-반(反)-합(合)”의 주기를 반복한다.

 

현재 우리는 “융합”이란 말로 대변되는 “합”의 주기에 들어서 있다. 메인 프레임이라고 불리던 대형 컴퓨터 중심의 중앙집중형 컴퓨팅 방식에서 네트워크, 더 나가서는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분산 컴퓨팅의 패러다임을 벗어나면서 여러 서비스와 컴퓨팅 요소, 그리고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하나 또는 매우 적은 수의 플랫폼으로 융합해가는 진입로에 서 있는 것이다.

 

이 융합 주기는 향후 10년 이상은 컴퓨팅 패러다임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어느 시점인가 융합이라는 패러다임이 그 수명을 다하면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 갈 것이다.

 

이제 감이 오시는지?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융합이라는 화두를 내비게이터로 삼아서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엔지니어는 어떤 사람들인지? 그리고 우리 엔지니어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많은 댓글 부탁 드린다.

 

*필자는 1985년 코리아제록스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시작해 IT 컨설팅 전문회사인 CST, 신라정보통신, 글로벌텔레콤, 다산정보통신연구소장 등을 맡았다.

 



2008.10.12

김효민의 엔지니어 2.0 | 엔지니어로 산다는 것

김효민 | IDG Korea

나는 누구인가?

 

필자가 엔지니어로 입문한 것이 1985년이니까 벌써 20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다. 아니 20년 묵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처음 3년은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동시에 선배들에게 하나라도 더 배우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그 다음 5년은 뭘 좀 알았는지, 아니면 아는 척을 했거나 혹은 위장을 잘해서 아는 것처럼 보였는지, 몇 가지 과제를 받고 이에 몰두하느라고 세월을 보냈다. 그 다음 7년은 팀을 이끌어 간다는 미명 하에 실무에서 조금씩 밀려나는 스스로의 모습에 깜짝 놀라서 감을 잃지 않으려고 무지하게 노력했던 기억이다.

 

그 뒤부터 지금까지는 변화무쌍한 기술의 한가운데서 나름대로 중심을 잡고 빠르게 흘러가는 기술의 옥석을 구분하고 바람이 어디서 모여서 어디로 흐르는지 파악하기 위해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고는 있다. 하지만 아직도 내공이 부족해서 가끔 헛것을 보기도 하고, 그래도 가끔은 제대로 된 게 보인다고 자족하며 여전히 내공 수련에 정진하면서 살고 있다.

 

이 칼럼을 통해서 필자는 독자 여러분들과 많은 것에 대해서 소통하고 싶다. 엔지니어로서의 삶, 엔지니어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 최근 이야기되고 있는 기술의 핵심 요소 등등…… 하지만, 이번에는 수많은 이야기 중에서 모든 기술의 근본인 사람, 그 중에서도 엔지니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엔지니어는 누구인가?

알고리즘의 실질적인 창시자이자, “The Art of Computer Programming”의 저자인 Donald E. Knuth는 그의 책 서문에서 다음과 같은 문구를 인용하고 있다: Art is I, Science is We, Engineering is They!

 

이 글이야 말로 공학(Engineering)에 대한 정의 중 가장 짧으면서도 명확한 정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바로 이 글에서 우리 엔지니어들이 어떤 종류의 사람들인지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인용구에 따르면 엔지니어는 나도 우리도 아닌 그들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엔지니어링은 “그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우리 엔지니어는 사용자라는 제 3자에게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인 것이다.

 

비슷한 정의이기는 하지만, 어떤 사람은 엔지니어를 비를 만드는 사람 즉, Rain-maker에 비유하기도 한다. 즉, 과학자들이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는 매우 어려운 말로 어떤 현상이나 결과를 하늘에 뜬 구름 모으듯이 잔뜩 모아 놓으면, 엔지니어란 사람들이 그 구름을 이용해서 비를 만들어 지상에 뿌림으로써 이 지구상의 삼라만상이 혜택을 받아서 삶을 누린다고 한다.

 

어떤 엔지니어가 자신의 삶을 미화하기 위해서 지어낸 이야기처럼 들리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리가 있다. 왜냐하면 엔지니어는 과학자들이 정의하고 증명한 이론을 바탕으로 실제 사용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어 그들 사용자들의 삶을 좀 더 편하고 윤택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우리, 엔지니어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뜬금없이 왠 선문답?” 할 수도 있겠으나. 목표나 방향성이 없는 전진은 인간으로써의 삶이 아니라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의 이동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느덧 3D 업종이라고 불리는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살아남아 발전하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필자가 독자 여러분들의 인생에 대해 어디로 가야 할 지 답을 줄 수는 없고, 그만한 능력이 있지도 않다. 현명한 여러분들이 각자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겨둔다.

 

다만 엔지니어 입장에서 앞으로 기술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궁금하신 독자는 이 칼럼을 계속 봐주시기 바란다.

 

첫 번째 답변 : 기술은 패션이다.

 

기술의 변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거기에는 분명 어떤 패턴이 있다. 기술은 헤겔의 변증법에서 말하는 삼단법 즉, “정(正)-반(反)-합(合)”의 주기를 반복한다.

 

현재 우리는 “융합”이란 말로 대변되는 “합”의 주기에 들어서 있다. 메인 프레임이라고 불리던 대형 컴퓨터 중심의 중앙집중형 컴퓨팅 방식에서 네트워크, 더 나가서는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분산 컴퓨팅의 패러다임을 벗어나면서 여러 서비스와 컴퓨팅 요소, 그리고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하나 또는 매우 적은 수의 플랫폼으로 융합해가는 진입로에 서 있는 것이다.

 

이 융합 주기는 향후 10년 이상은 컴퓨팅 패러다임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어느 시점인가 융합이라는 패러다임이 그 수명을 다하면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 갈 것이다.

 

이제 감이 오시는지?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융합이라는 화두를 내비게이터로 삼아서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엔지니어는 어떤 사람들인지? 그리고 우리 엔지니어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많은 댓글 부탁 드린다.

 

*필자는 1985년 코리아제록스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시작해 IT 컨설팅 전문회사인 CST, 신라정보통신, 글로벌텔레콤, 다산정보통신연구소장 등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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