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철우의 행복한 개발자 | 개발자를 꿈꾸는 당신, 결혼은 일찍 하라

임철우 | IDG Korea 2008.09.19
AP0555.JPG최근에는 결혼 적령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지식도 많아지고 , 범람하는 지식 속에서 자신이 찾고자 하는 것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독 IT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 특히 개발자에게는 결혼을 일찍 하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적어보고자 한다.

그럼, 개발자에게 있어 결혼 적령기란 언제일까?

이에 대한 대답에 앞서, 한 명의 진정한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먼저 최소한 한가지 이상의 언어 습득이 필요하다. 단순하게 헬로우 월드 프린트 하는 정도로는 어디서 프로그램 좀 만들 줄 안다는 소리는 못한다.

괴상한 용어들을 다 이해해야 하고 , 제어 가능한 문법도 익혀야 하며, 천재가 아니고는 지금까지 수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나온 알고리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실 여기까지는 책 보기를 좋아하고 , 컴퓨터로 따라 할 자신만 있다면 혼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므로, 여기까지가 개발자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맘 편하다.

개발자가 됐다고 느낄 수 있는 순간은 취업을 하고 프로젝트에 투입됐을 때다. 이 때는 연애사업에 파란 불이 켜진다. 버젓한 직장과 적당한 수입이 있고 , 윗사람들만 바쁘게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애인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애인을 만날 시간이 많다면, 그것은 자신이 부족한 점이 많다는 징조다.

개발자로 처음 입문 했을 때 남는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동기들보다 뒤쳐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시기에 얻는 지식은 학교 다닐 때처럼 벼락치기를 해서 금방 따라 갈수가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문제가 있을 때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냐는 것이다. 이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바로 그 시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자신보다 먼저 회사에 들어온 사람을 선배라고 부르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런 과정을 지나 빠르면 2년 길면 3년이 지나면, 쓸만한 개발자로 인정을 받게 된다. 물론 , 시간만 간다고 누구나 전문가로 인정받게 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일에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만 하고 , 그것은 고민을 해본 자만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대부분 이즈음부터 애인과 싸우는 횟수가 늘어나게 된다. 보통 회사일로 고민을 하는 도중 전화를 받거나 만나면, 자연스레 애인의 말에 건성으로 대답하게 되고 , 부정확한 개발기간으로 인해 야근이 잦아지면서 약속을 취소해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에는 이런 상황을 누구나 이해해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마음이 이해 못하는 경우가 빈번해진다.

개인적으로도 10년 남짓 개발자로 일하면서 이성과의 만남은 계속 있었지만 결혼까지 발전하지는 못했다. 주변의 개발자들도 마찬가지인데, 일 때문에 지방이나 해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 애인과 조금 더 가까워 질 수 있는 시점을 그냥 지나치게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경력이 늘어 날수록 일은 더욱 어렵고 복잡해지고 , 봐야 할 책들이 늘어나며, 끊임없이 업무 스킬을 업그레이드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술은 자연스레 변화하고 발전하기 때문에, 퇴보하고 싶지 않으면 오래된 지식은 남겨두고 , 끊임없이 신지식을 습득하는 자기개발을 해야만 한다. 

이런 환경 때문에 자연스럽게 개발자들은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 새로운 만남에 대해서 생각만 할 뿐 실천에 옮기기가 힘들다. 이 모든 상황이 이성과 만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더더욱 제한하기 때문이다.

만일 자신에게는 이런 일이 없었다고 말하는 개발자가 있다면, 장담컨대 일에 대한 성취감을 맛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개발의 최고 매력은 개인적이고 업무적인 모든 어려운 상황과 환경을 극복하고 비로소 프로젝트가 끝난 순간, 머릿속에 자신의 작품을 많은 사람들이 쓰는 모습이 떠오르고 , 주위에서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를 들었을 때이기 때문이다. 마약보다도 황홀한 그 기분과 큰돈이 생긴 것 같은 뿌듯한 느낌 때문에 수 많은 개발자들이 노총각 혹은 노처녀라는 태그를 달고도 개발세계를 못 떠나고 있는 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처음의 질문을 다시 꺼내보자. 개발자에게 있어 결혼 적령기는 언제일까?

필자가 보기엔 개발자로 입문하자마자 이다. 아직 개발자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이 시기를 놓치면 결혼은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 운 좋게 한곳에서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도 결혼 적령기다. 주위에서 종종 결혼을 생각했던 개발자가 이때 결혼을 서두르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말이 있다. 결혼 적령기가 지났던 혹은 아직 오지 않았던, 애인이 있다면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다가오는 개발자로써 당신의 미래가 보이기 시작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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