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음반업계 vs. 나쁜 엄마, "제대로 된 상대를 만났다“

Robert X. Cringely | InfoWorld 2008.07.25

미 음반산업계가 드디어 상대를 만났다. 그 주인공은 한 명의 나쁜 엄마, 혹은 여러 명의 좋은 엄마들이다.

 

첫 번째 좋은 엄마는 2007년 2월 유튜브에 걷는 법을 익히고 있는 아들 홀든을 촬영한 30초짜리 동영상을 게재했던 스테파니 렌츠였다. 동영상 속에서는 프린스의 "Let’s Go Crazy" 음악이 흘러나왔으며, 아기는 음악에 맞춰 신나게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이 참을 수 없이 귀여운 비디오에 대해 유니버셜 뮤직은 당연하게도 렌츠에게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 보호클립의 삭제고지(DMCA Takedown Notice)를 보냄으로써 응수했다. 유니버셜 뮤직은 해당 동영상이 유니버셜과 프린스의 권리를 모두 침해했다고 주장하면서 렌츠에게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로 인해 평판이 크게 악화되자, 유니버셜은 한 발 물러나 렌츠에게 동영상을 다시 게재하도록 허락했다. 그러나 렌츠는 이 같은 결과에 만족할 수 없었으며, 음반회사들이 다시는 선량한 네티즌들을 괴롭힐 일이 없길 바랬다. 결국, 렌츠는 시민단체인 전자프론티어재단(EFF)의 도움을 얻어 유니버셜을 고소했다.

 

지난 7월 18일, 산호세 지방판사는 이 사건이 과거에 어느 법정에서도 다뤄진 적이 없는 사안이라며, 사건을 종결시키려는 유니버셜의 시도를 무산시켰다. 이에 따라, 렌츠 대 유니버셜 사건은 법원이 어떻게 판결을 내리던 간에 선례를 남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단호한 엄마들의 손에 혼쭐이 난 음반회사가 비단 유니버셜 하나만은 아니다. 지난 5월, 오레곤 주 법정은 애틀랜틱 레코드에 대해 타냐 앤더슨에게 변호사 비용으로 10만 8,000달러 이상의 금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애틀랜틱 레코드는 당초 앤더슨이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그녀를 고소했으나, 재판에서 패소하면서 고소를 취하했다. 그러나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앤더슨이 이들이 사립탐정을 고용하여 8살짜리 딸을 미행하고, 할머니인 것처럼 속여 딸한테서 정보를 캐내려 했다며 애틀랜틱 레코드를 고소했다. 앤더슨은 현재 연방 불공정 거래 방지법 위반으로 애틀랜틱 레코드를 맞고소한 상태다.

 

2007년 2월, 캐피털 레코드는 데보라 포스터에 대한 불법 파일 공유 소송을 취하하면서, 그녀와 그녀의 딸 아만다에게 6만 6,000달러의 법정 비용을 지불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캐피털 레코드가 이들 모녀에게 실제로 현금을 건넸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지난 가을에 있었던 제이미 토마스의 재판에서는 토마스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당시 사건을 맡았던 담당판사는 토마스가 배심원들에게 미 음반산업협회(RIAA) 밖에 다운로드 받은 이가 없다고 하더라도 공유 폴더에 파일을 올려두는 것은 이를 불법적으로 배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잘못 말했을 수도 있다고 고백했다. 결국, 판사의 발언이 배심원단의 판결에 핵심적으로 작용해 두 아이의 엄마인 토마스에게 22만 2,000달러의 벌금형이 부과됐다. 토마스는 항소를 통해 미 음반산업협회와의 대결을 계속하고 있다.

 

음반업계는 음반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음원 파일을 교환하거나 공유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12살짜리 모범생이나 컴퓨터도 사용할 줄 모르는 할머니들을 위협하는 것에서부터 죽은 사람을 고소하기까지 온갖 소소한 악행들을 서슴치 않아 왔다.

 

한 가지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음반산업은 수십 년간 마피아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던 분야이다. 비록, 오늘날에는 이들이 브루스 브라더스의 양복을 입고 하버드 학위를 뽐내 보일지 몰라도, 이들의 전술은 그렇게 크게 변하지 않았다. 앤더슨이 왜 조직범죄를 소탕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RICO법 하에서 애틀랜틱 레코드를 고소했는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무료 음악은 수만 년간 우리들 곁에 있었다. 최초의 동굴벽화가 나타나기 훨씬 이전부터 말이다. 대중에게 음악을 판매한다는 개념이 생긴 것은 100년도 채 되지 않았다. 오늘날에는 점점 더 많은 뮤지션들이 자신의 음악을 배포, 또는 무료로 제공하면서 라이브 공연을 비롯한 종속적인 것들로부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만약 하룻밤 만에 음반회사들이 모두 사라져 버린다면, 음반 산업 외에서 이들을 그리워할 사람들이 과연 있을까? 적어도 몇몇 나쁜 엄마들은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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