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키보드 완전 해부 : IBM Model M

1981년 출시된 IBM의 Model 5150PC는 클래식하면서도 PC 혁명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컴퓨터 중 하나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컴퓨터의 키보드는 이러한 기준에 부합되지 못했다. IBM의 첫 번째 83키 제품이었지만, 엉성한 레이아웃과 표준에 못미치는 디자인으로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았다. 여기에 자극을 받은 IBM에서는 신형 키보드를 만들기 위해 10명으로 이루어진 프로젝트팀을 구성했으며, 이 팀은 5150 디자인팀의 일원인 데이비드 브래들리가 이끌었다. 이들이 내놓은 101키로 구성된 1984년 출시작 Model M은 컴퓨터 산업분야에서 이론의 여지가 없는 선두주자가 되었으며, Model M의 레이아웃은 오늘날까지 데스크톱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 전설적인 제품의 후드 아래를 살짝 엿보는 것만으로도 왜 많은 사람들이 Model M을 세대를 통틀어 가장 우수한 키보드라고 여기는지 곧 알 수 있다.

Model M과의 조우

이 키보드는 몇 달만 있으면 22년째 사용한 제품이 되는데, 필자는 매일 이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다. Model M에 대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바로 레이아웃일 것이다. 정말 평범하다. 성가신 “윈도우” 키도 없고, 컴퓨터를 끄거나 CD를 재생하고 자동차 시동을 걸 수 있는 버튼도 없다. IBM에서 24년 전에 만든 그대로 단지 기본만이 있을 뿐이다. 어떤 사람들은 유일한 결점이 캡스락 키가 너무 두드러져 보이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이다.

키 캡 하부

Model M을 디자인할 당시, IBM 기술자들은 한 발 앞선 생각을 했다. 키보드 상의 거의 모든 키는 쉽게 제거할 수 있는 키 캡을 구비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또는 IBM)가 레이아웃이나 키보드 색상을 쉽게 바꿀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IBM 키보드가 해외 출시되는 데 있어 특히 중요하게 작용하였는데, 미국의 키보드 버전으로부터 미세한 레이아웃 차이점을 통합시킬 수 있었다. 또한, 키 캡은 오래 견디는 특성이 있다. 즉, 각 키 상의 라벨을 자체적으로 플라스틱 성형함으로써 사용 시 마모가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

케이블 유연성

키 캡과 함께, Model M의 케이블 디자인은 모듈 확장성을 지원한다. 키보드 후면에 있는 하나의 6핀 포트(왼쪽)는 전통적인 5핀 AT 커넥터(오른쪽)에서 PS/2 커넥터까지 다양한 커넥터를 고려한 것이다. 따라서 신형 케이블을 사용하기 위해 커넥터를 업그레이드하지 않았도 된다.

플립면

Model M은 키보드의 기울기를 바꾸기 위해 본체에 두 개의 튼튼한 인입식 다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나타난 스피커 그릴(grille)은 Model M과 함께 사용되었던 초창기 터미널 키보드 원형의 유물이다(M은 스피커를 포함하지 않는다).

22년 간의 서비스

라벨에서처럼 IBM은 1986년 8월에 이 제품을 생산했다. 거의 22년 전 일인데, 필자는 아직도 이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도 키보드는 여전히 감도 좋고 소리도 좋다. 즉 키보드의 내구성은 확실하다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많은 22년 된 컴퓨터 부품을 여전히 사용할 수 있을 지 따져보라.

후드 밑

모든 키보드의 속은 실제로 더럽다. 오랫 동안 쌓인 먼지와 이물질, 머리카락, 빵 부스러기 등등 온갖 종류의 더러운 것들이 모두 키 틈새에 떨어져 있다. 그러나 케이스를 열어 분리한 후, Model M이 얼마나 깨끗한 지에 놀랐다. 특히, 최근에 청소했던 다른 키보드와 비교해 보면 더욱 그렇다. Model M의 설계구조는 키보드가 더러워진 상태에서도 원활한 작동을 보장한다.

버클링 스프링

IBM 키보드의 클릭감이 좋은 것은 키를 칠 때마다 “버클링 스프링 액츄에이터”라 불리는 특허받은 메커니즘을 통해 딸각(click)거리는 소리와 ‘탁’ 소리가 키에서 생성되기 때문이다. 검은 플라스틱 실린더의 측면과 부딪쳐 갑자기 딸각하고 소리가 날 때까지 키를 누를 때마다 키 스프링이 압축되며, 그 결과로써 클릭 소리가 나는 것이다. 한편, 이렇게 압축된 스프링으로 인해 작은 회전로커(rocker)가 키 누름버튼을 멤브레인 하부에 있는 각각의 키 밑으로 누른다.

튼튼한 설계

Model M의 놀랄만한 수명은 버클링 스프링의 덕택뿐만 아니라, 스위치 하부에 이르는 유일한 구멍을 각각의 플라스틱 키가 커버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고무막은 먼지나 오염물질은 물론 액체조차도 키보드의 작동 중심부까지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Model M을 청소하는 것은 쉽다. 강력한 진공청소기의 힘에도 작은 스프링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탱크처럼 만들다

Model M은 크고 튼튼한 하드웨어 조각으로, 완제품은 5파운드 이상의 무게가 나간다. 이 무게 중 많은 부분은 키보드 어셈블리의 바닥에 있는 쇠로 만들어진 단단한 백플레이트가 차지한다. 사진은 플라스틱 섀시에서 제거되어 뒤집힌 상태이다. 이 철판으로 인한 무게는 타이핑시 키보드가 미끌어지는 것을 방지하며, 급할 경우 방탄장비로도 사용할 수 있다.

내부 구조

모든 Model M 내부에는 작은 컴퓨터가 있다. 히타치 6805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키 누름버튼을 인코딩하고 PC와의 인터페이스 기능을 수행한다. 이 보드는 두 개의 얇은 플라스틱 리본 케이블을 통해 키보드 어셈블리와 연결되며, 상단 왼쪽의 커다란 검은 커넥터는 6핀 외부 키보드 케이블을 수용한다. 우측의 흰색 4핀 커넥터는 Num Lock이나 Caps Lock, Scroll Lock 표시용 LED에 동력을 공급하고, 맨 왼쪽의 꼬임 케이블은 접지선이다.

플라스틱 외장

Model M의 내구성이 지닌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두껍고 튼튼한 플라스틱 외피이다. 이 껍질은 상당한 타격을 견디면서도 쪼개지지 않고 비어 있는 상태에서도 가벼운 바람에는 날아가지 않는다. 모든 구성부품이 결합되면, 수 년 동안 사용자에게 충실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강력한 키보드인 Model M이 탄생된다..

형편없는 모조품

자 이제 Model M의 경쟁제품에 대해 알아보자. 여기 일반적인 형태의 현대적이며 1달러의 재료견적서를 구비한 중국산 키보드가 있다. 이것은 퍼레이드 중에 색종이 조각처럼 버려진 그 유형으로써, 마우스 중심의 세계에 단순히 부분적인 변경만을 통해 PC 클론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탱크처럼 만든 Model M에 비해, 이 1.5파운드의 깨지기 쉬운 키보드는 무게가 가볍다. 솔직히 무릎 사이에 놓고 쉽게 부술 수 있다. 대부분의 현대적인 키보드와 마찬가지로, 이 제품은 몇 개의 쓸모없는 키와 버튼을 갖추고 있는데, 그 결과 키보드에 익숙한 타이피스트를 성가시게 하거나 따로 작동시켜야 하는 드라이버들로 인해 컴퓨터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

클릭감이 없는 고무물질

Model M과 다르게, 이 키보드의 키는 실리콘 고무로 만든 돔 형태의 스위치 위치에서 소리를 내도록 되어 있다. 이것은 매우 조용하기 때문에 어떤 환경에서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버클링 스프링 설계 상에 구축된 키보드와 같이 거의 오랜 기간을 사용할 수는 없다. 또한, 이 돔 형상의 스위치 키보드는 더 복잡한 구성을 지닌 기계적인 스위치를 구비한 키보드보다 돈을 덜 들여서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오늘날의 키보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방탄효과 전무

전형적인 최신 키보드 속을 살펴보자. 각각의 키 아래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쉽게 마모되거나 험한 환경 속에서 성능이 저하될 수 있는 프리 플로팅(free-floating) 타입의 실리콘 돔 스위치가 놓여있다. 많은 사용자에게 있어 이와 같은 유형의 키보드는 충분히 좋은 성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쓰다가 망가지면 대체하는데 별로 돈이 안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가락 아래에 놓여있는 키보드의 견고함만을 인정하는 전문 타이피스트들에게는 의문의 여지도 없이 IBM Model M만이 유일한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