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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올해가 '애플 특유의' 뻣뻣함을 빼기에 적기인 이유

Michael Simon | Macworld 2021.02.10
애플이 지난 수년간 내놓은 멋지고 혁신적인 제품을 보면, USB-A, 헤드폰 잭 등 많은 애플 사용자가 사랑하던 것을 없애거나 파괴하는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 많았다. 사용자가 아우성을 쳐도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곤 했다. 그랬던 애플이 변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사례가 버터플라이 키보드다. 지난 2015년 애플은 호평 일색이었던 가위식 키보드를 애플의 특허가 적용된 '더 얇은' 버터플라이 모델로 변경했다. 애플은 가위식 키보드가 더 뛰어나다고 주장했지만, 사용자의 판단은 전혀 달랐다. 많은 사용자가 이 키보드의 쫀쫀하고 둔감한 키감에 불만을 제기했다.
 
애플은 수년간 버터플라이 키보드가 전작보다 더 뛰어나다고 사용자를 설득하려 했다. © Dan Masaoka/IDG

그러나 결국 애플은 2019년 버터플라이 키보드를 오래된 가위식 메커니즘과 비슷한 새 매직 키보드로 교체했다. 새 키보드에 '가위식'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매우 비슷한 방식이었다. 버터플라이 키보드는 한 가지 사례일 뿐이다. 현재 회자하는 여러 제품 정보를 종합하면, 2021년은 어쩌면 애플이 더 많은 것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 운영체제 업데이트부터 맥북 프로, 아이맥까지 애플이 바로 잡아야 할 숙제가 가득하다.

시작은 곧 배포될 iOS 14.5 업데이트다. 최근 퍼블릭 베타가 나왔다. 이번 업데이트에는 서드파티 광고 추적과 5G 네트워크에 대한 듀얼 SIM 관련 기능이 추가될 예정인데, 더 주목해야 할 것은 3가지다. 먼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아이폰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애플 워치를 차고 있어야 한다). 둘째, 가로 상태로 케이블에 연결된 상태에서 아이패드를 재시작하면 애플 로고가 회전된다. 마지막으로 피트니스+에서 에어플레이를 지원한다. 이제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운동 기능을 에어플레이 2 기기에 스트림할 수 있다.
 
iOS 14.5에서는 애플 워치를 찬 상태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아이폰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 IDG

이들이 획기적인 기능인 것은 아니다. 애플 워치를 이용해 아이폰 잠금을 해제하는 것은 맥 사용자가 이미 사용하고 있는 기능이고,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이미 수년 전부터 써왔다. 아이패드의 애플 로고는 이미 수정됐어야 했을 것이고, 피트니스+ 역시 지난해 12월 처음 발표됐을 당시부터 지원해야 마땅했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애플이 (이미 상황이 악화한 지 오래됐지만) 기존 문제와 숙제를 해결하는 데 상당한 관심이 있음을 보여준다. 아이패드의 애플 로고를 회전시킨 것은 애플이 마침내 아이패드를 세로가 아니라 가로로 놓고 사용했을 때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힌트일 수 있다. 어쩌면 로고를 수정한 이후에는 언젠가 전면 카메라 위치를 옮길지도 모른다.

지난 2020년은 애플에 멋진 해였다. M1 맥 제품의 출시가 정점이었다. 그러나 iOS 14.5의 이런 작은 변화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어쩌면 2021년을 최고의 해로 만들 수 있다.

iOS 14.5의 반가운 변화 외에, 애플 하드웨어에는 더 큰 변화의 가능성이 점쳐진다. 업계 루머에 따르면, 애플은 M1 칩을 탑재한 새로운 맥북 프로와 아이맥을 올해 내놓을 예정이다. 이들 제품에서는 칩 속도 이상의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노트북 디자인의 전면적 변경 가능성이다. 이밖에 맥세이프와 SD카드 리더, USB-C 포트를 추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고가의 프로 노트북 제품군에서 터치 바가 빠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이러한 변화는 맥북 사용자가 오랫동안 가장 불편해했던 점을 고치는 것은 물론, 애플의 사고체계에서 매우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는 신호일 수 있다.
 
맥세이프는 2021년에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 IDG

애플은 이미 맥세이프 브랜드를 아이폰 12에서 되살렸지만, 이를 맥에 적용하는 또 다른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다. 단순히 외형은 중요하지 않다. 분리형 USB-C 포트나 아이폰용 역충전 메커니즘, 완전히 새로운 충전 방식을 사용하든 상관없다. 대신 구형 파워북을 기억하던 이들은 크게 환영할 것이 분명하다. 2006년 이후 맥북에서 자취를 감춘 SD 카드 리더기도 마찬가지다.

맥북에 맥세이프와 SD 카드 리더기가 돌아온다면 꽤 놀라운 소식이겠지만, 만약 맥북에서 터치 바가 정말로 빠진다면 이건 훨씬 더 충격적일 것이다. 애플이 마침내 사용자가 좋아하지 않는 것을 만들었음을 공식 인정하는 것 외에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마치 아이폰 13에 헤드폰 잭을 다시 넣고 맥북 에어에 이더넷 포트를 장착하는 것과 비슷한 충격이 될 것이다.

만약 애플이 터치 바를 퇴출한다면, 그것은 아이패드의 로고를 회전한 것처럼 맥의 혁신에 대한 또 다른 신호이기도 하다. 애플이 획기적이고 놀랍고 새로운 지평을 여는 등의 수식어를 붙였던 기능을 완전히 버리는 새로운 사례가 되는 것이기도 하다. 터치 바를 퇴출하는 것은 맥북 프로의 가장 큰 불편함 중 하나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애플이 사용자에게 설명하는 맥 사용법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게 된다.
 
터치 바를 없앴다면 애플의 큰 변화를 의미할 될 것이다. © Leif Johnson

이는 일종의 퇴보이자 동시에 엄청난 전진이다. 애플은 그동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데 인색했는데, 올해 들어 기존의 뻣뻣함에서 벗어나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유화적인 느낌까지 든다. 예를 들어 애플은 지난 1월부터 앱 스토어 수수료를 낮췄다. 최근에는 개발자의 불만이 집중적으로 제기되자 M1 맥 개발자 키트의 제공 크레딧을 200달러에서 500달러로 빠르게 인상했다.

이러한 변화는 애플에 일거양득이다. 즉 사용자가 원하는 멋진 제품을 만드는 것은 물론, 불만이 집중됐던 부분을 개선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2021년은 애플이 마침내 강경하고 딱딱했던 이미지에서 탈피하는 원년이 될 수 있다. 사용자가 불평하는 이유를 듣는 것조차 거부하고, 충실한 애플 팬에게 불편하게 제품을 사용하도록 강요했던 그런 이미지 말이다. 맥북에 제대로 된 웹 카메라가 들어가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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