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03

"지금은 잘나가지만···" 애플 위기의 순간 5장면

Martyn Casserly | Macworld U.K.
애플은 지난 10년간 전대미문의 성공 가도를 달렸다.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애플의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빛나는 성과 외에 '덜 인상적인' 장면도 많았다. 지난 10년 사이  애플에 가장 실망했던 장면을 모았다.



맥 프로 (2013)
교만은 추한 모습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2013년에 발표한 맥 프로(Mac Pro)가 그랬다. 재앙은 WWDC 2013 행사에서 애플의 마케팅 담당 수석 부사장 필 쉴러가 새로운 디자인을 공개하며 시작됐다. 쓰레기통처럼 생긴 맥 프로가 공개된 후 애플의 디자인 역량이 쇠퇴하고 있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그러자 그는 "더 이상의 혁신은 없어, 망할!"이라며 욕설로 응수했다.

지금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이처럼 작고 부드러운 바디에 이만큼 강력한 성능을 욱여넣은 기술적인 성취는 충분히 평가할만하다. 그러나 맥 프로는 부품 대부분을 업그레이드할 수 없어 맥 프로 사용자의 공분을 샀다. 이러한 재앙적 상황의 해법은 2017년 쉴러와 그의 동료인 애플의 크레이그 피더리히가 IT 저널리스트와의 라운드테이블 미팅 자리를 마련하면서 제시했다. 두 사람은 맥 프로의 디자인에 대해 사과하고 2018년에 완전히 새로운 맥 프로를 내놓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후 나온 새 맥 프로는 미학적 관점보다는 실용성에 더 초점을 맞춘 제품이었다.

동글 딜레마
애플은 자사 제품에서 포트와 드라이브를 꾸준히 삭제해 왔다. 그리고 마침내 이를 극한까지 밀어붙여 아이폰 7에서 헤드폰 잭마저 없애버리는 '용기'를 발휘했다. 이 조치는 무선 에어팟의 등장으로 일부 납득할 수 있게 됐지만, 이번엔 맥북 차례였다. 충전 포트를 겸하는 USB-C 포트만 남기고 모조리 없애버렸다.

이런 경향은 결국 동글에 대한 필요로 이어졌다. 아이폰의 경우 하단에 값싼 플라스틱 동글을 달아야 유선 헤드폰과 연결할 수 있게 됐다. 맥 사용자는 가방에 다양한 어댑터를 들고 다녀야 필요한 주변기기와 연결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동글 딜레마는 '우아한' 하드웨어 디자인이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제품 자체는 매끈해도 한쪽에 주변기기를 덕지덕지 복잡하게 붙여야 한다. 물론 애플은 '어댑터 부서'를 새로 만들어 큰돈을 벌었다.



버터플라이 키보드
현재 악명이 자자한 그 버터플라이(Butterfly) 키보드다. 키 트래블이 매우 짧은 것이 특징인데, 덕분에 빠르게 타이핑할 때 딸깍하는 소음이 크게 발생했다. 버터플라이 키보드의 키감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더 큰 문제는 고장률이었다. 이전 세대보다 현저하게 고장률이 높았다. 과자 부스러기가 들어가 키가 작동을 멈출 수 있었고, 이런 버터플라이 키보드 수리하려면 맥의 상판 전체를 제거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들었다.

버터플라이 키보드는 그동안 3번 개선이 이뤄졌다. 가장 최근에는 실리콘을 한 겹 추가해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막고 소음을 줄였다고 애플은 주장했다. 그러나 키보드 내구성에 대한 불만이 계속됐고, 결국 애플은 2019년형 맥북 프로 16인치 제품부터 '매직 키보드'라고 불렀던 버터플라이 이전의 가위식 키보드를 사용하기로 했다. 2018년 6월 애플은 버터플라이 키보드 사용자를 대상으로 무상 수리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2019년에는 이를 맥북은 물론 신형 맥북 에어까지 확대했다. 그러나 일부 사용자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애플 지도
오늘날 애플지도는 매우 훌륭한 앱이다. 그러나 이를 처음 내놓은 2012년에는 문자 그대로 '엉망진창'이었다. 내비게이션이 잘못된 방향을 알려주거나 도시 전체가 사라지기도 했다. 그래픽조차 종종 이상하게 작동하면서 사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그런 앱이 아니었다. 설익은 앱을 내놓은 것에 대해 비난이 일자 팀 쿡이 직접 사과했다. 그리고 애플 지도 대신 와이즈(Waze)나 맵퀘스트(MapQuest), 구글 지도(Google Maps)를 사용하라고 권하기도 했다.

의도적인 아이폰 성능 저하
지난 10년간 애플의 가장 치욕적인 순간을 꼽으라면 아마도 구형 아이폰 모델의 성능을 일부러 낮췄음을 인정한 장면일 것이다. 사용자에게 알리지도 않고 이런 조치를 해 더 큰 비난을 받았다. 애플은 이런 조치가 아이폰 6, 아이폰 6s, 아이폰 7, 아이폰 SE 등의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불안정한 배터리로 갑작스럽게 전원이 차단되면 기기의 부품에도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은 배터리 성능을 일부러 낮춘 것을 사과하고 해당 모델의 배터리 교체 비용을 낮췄다. 그러나 이 사안 역시 집단소송으로 이어졌다. editor@itworld.co.kr


2020.01.03

"지금은 잘나가지만···" 애플 위기의 순간 5장면

Martyn Casserly | Macworld U.K.
애플은 지난 10년간 전대미문의 성공 가도를 달렸다.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애플의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빛나는 성과 외에 '덜 인상적인' 장면도 많았다. 지난 10년 사이  애플에 가장 실망했던 장면을 모았다.



맥 프로 (2013)
교만은 추한 모습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2013년에 발표한 맥 프로(Mac Pro)가 그랬다. 재앙은 WWDC 2013 행사에서 애플의 마케팅 담당 수석 부사장 필 쉴러가 새로운 디자인을 공개하며 시작됐다. 쓰레기통처럼 생긴 맥 프로가 공개된 후 애플의 디자인 역량이 쇠퇴하고 있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그러자 그는 "더 이상의 혁신은 없어, 망할!"이라며 욕설로 응수했다.

지금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이처럼 작고 부드러운 바디에 이만큼 강력한 성능을 욱여넣은 기술적인 성취는 충분히 평가할만하다. 그러나 맥 프로는 부품 대부분을 업그레이드할 수 없어 맥 프로 사용자의 공분을 샀다. 이러한 재앙적 상황의 해법은 2017년 쉴러와 그의 동료인 애플의 크레이그 피더리히가 IT 저널리스트와의 라운드테이블 미팅 자리를 마련하면서 제시했다. 두 사람은 맥 프로의 디자인에 대해 사과하고 2018년에 완전히 새로운 맥 프로를 내놓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후 나온 새 맥 프로는 미학적 관점보다는 실용성에 더 초점을 맞춘 제품이었다.

동글 딜레마
애플은 자사 제품에서 포트와 드라이브를 꾸준히 삭제해 왔다. 그리고 마침내 이를 극한까지 밀어붙여 아이폰 7에서 헤드폰 잭마저 없애버리는 '용기'를 발휘했다. 이 조치는 무선 에어팟의 등장으로 일부 납득할 수 있게 됐지만, 이번엔 맥북 차례였다. 충전 포트를 겸하는 USB-C 포트만 남기고 모조리 없애버렸다.

이런 경향은 결국 동글에 대한 필요로 이어졌다. 아이폰의 경우 하단에 값싼 플라스틱 동글을 달아야 유선 헤드폰과 연결할 수 있게 됐다. 맥 사용자는 가방에 다양한 어댑터를 들고 다녀야 필요한 주변기기와 연결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동글 딜레마는 '우아한' 하드웨어 디자인이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제품 자체는 매끈해도 한쪽에 주변기기를 덕지덕지 복잡하게 붙여야 한다. 물론 애플은 '어댑터 부서'를 새로 만들어 큰돈을 벌었다.



버터플라이 키보드
현재 악명이 자자한 그 버터플라이(Butterfly) 키보드다. 키 트래블이 매우 짧은 것이 특징인데, 덕분에 빠르게 타이핑할 때 딸깍하는 소음이 크게 발생했다. 버터플라이 키보드의 키감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더 큰 문제는 고장률이었다. 이전 세대보다 현저하게 고장률이 높았다. 과자 부스러기가 들어가 키가 작동을 멈출 수 있었고, 이런 버터플라이 키보드 수리하려면 맥의 상판 전체를 제거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들었다.

버터플라이 키보드는 그동안 3번 개선이 이뤄졌다. 가장 최근에는 실리콘을 한 겹 추가해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막고 소음을 줄였다고 애플은 주장했다. 그러나 키보드 내구성에 대한 불만이 계속됐고, 결국 애플은 2019년형 맥북 프로 16인치 제품부터 '매직 키보드'라고 불렀던 버터플라이 이전의 가위식 키보드를 사용하기로 했다. 2018년 6월 애플은 버터플라이 키보드 사용자를 대상으로 무상 수리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2019년에는 이를 맥북은 물론 신형 맥북 에어까지 확대했다. 그러나 일부 사용자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애플 지도
오늘날 애플지도는 매우 훌륭한 앱이다. 그러나 이를 처음 내놓은 2012년에는 문자 그대로 '엉망진창'이었다. 내비게이션이 잘못된 방향을 알려주거나 도시 전체가 사라지기도 했다. 그래픽조차 종종 이상하게 작동하면서 사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그런 앱이 아니었다. 설익은 앱을 내놓은 것에 대해 비난이 일자 팀 쿡이 직접 사과했다. 그리고 애플 지도 대신 와이즈(Waze)나 맵퀘스트(MapQuest), 구글 지도(Google Maps)를 사용하라고 권하기도 했다.

의도적인 아이폰 성능 저하
지난 10년간 애플의 가장 치욕적인 순간을 꼽으라면 아마도 구형 아이폰 모델의 성능을 일부러 낮췄음을 인정한 장면일 것이다. 사용자에게 알리지도 않고 이런 조치를 해 더 큰 비난을 받았다. 애플은 이런 조치가 아이폰 6, 아이폰 6s, 아이폰 7, 아이폰 SE 등의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불안정한 배터리로 갑작스럽게 전원이 차단되면 기기의 부품에도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은 배터리 성능을 일부러 낮춘 것을 사과하고 해당 모델의 배터리 교체 비용을 낮췄다. 그러나 이 사안 역시 집단소송으로 이어졌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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