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30

IDG 블로그 | 7월에 신작 게임이 '기근'인 이유

Hayden Dingman | PCWorld
이제 7월의 끝자락이다. 덥고, 습하고, 몰입할 만한 것도 없는 따분한 여름이다. 7월은 보통 비디오 게임의 공백기로 여겨진다. 필자가 어릴 때부터 늘 그랬다. 2019년인 지금 1년 단위로 보면 스팀에서 거의 1만 개의 게임이 출시되고 월별로 살펴봐도 끊기지 않고 신작이 나오는데, 아직도 여름의 한복판인 7월만큼은 텅 비어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지난 몇 주 동안 그 답을 찾아봤다. 7월이 전염병이라도 되는 듯 모두가 피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여름 휴가

 “모두”라는 말은 그냥 한 말이 아니다. 7월에는 게임 출시가 뜸하고, 여름은 쉬어 가는 기간이라고 막연히 생각은 하겠지만 NPD 그룹의 분석가 맷 피스카텔라가 제시한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명확한 사실을 알 수 있다.

“2018년 미국의 게임 소프트웨어 매출은 실물 미디어 시장과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스팀, 이숍(eShop), 엑스박스 디지털 상점을 비롯한 디지털 리더 패널(Digital Leader Panel) 부문의 디지털 게임 매출을 모두 포함해 73억 달러이며, 이 중에서 7월 매출 비중은 2억 5,300만 달러다. 2018년 전체 게임 매출에서 7월 매출은 3%에 불과하다.”

단 3%라니. 여기에는 7월 5일까지 이어진 2018년 스팀 여름 세일의 막바지 기간까지 포함된다는 점에 주목하라. 피스카텔라는 “게임 배급사에서 7월을 피하는 이유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원인과 결과의 악순환이라는 문제가 있다. 배급사가 7월에 게임을 출시하지 않는 탓에 7월 판매량은 감소하고, 이로 인해 7월은 게임을 출시하기에 적기가 아니라는 인식이 더 강화된다. 2018년의 출시 일정을 돌아보면 7월에 출시된 주요 게임으로 옥토패스 트래블러(Octopath Traveler,) 레드 팩션 게릴라(Red Faction Guerrilla) 리마스터, 배너 사가 3(The Banner Saga 3), 핸드 오브 페이트 2(Hand of Fate 2), 그리고 노 맨스 스카이(No Man’s Sky)의 넥스트(NEXT) 무료 업데이트 정도다.
 
올해는 약간이나마 더 낫다. 대작인 파이널 판타지 XIV(Final Fantasy XIV) 확장, 시 오브 솔리튜드(Sea of Solitude),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Marvel Ultimate Alliance 3), 드래곤 퀘스트 빌더스 2(Dragon Quest Builders 2), 블레이징 크롬(Blazing Chrome), 나이트 콜(Night Call), 테트리스 이펙트(Tetris Effect) PC 버전 출시 등이 눈에 띈다.
 
도대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다른 전통적인 “약세” 달인 2월, 4월, 8월이 활기찬 달로 바뀌는 동안에도 7월만큼은 여전히 피해야 할 황무지로 남은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보편적인 대답은 다들 짐작하겠지만 여름 휴가다.
 
디볼버(Devolver)의 공동 창업자 나이젤 로리는 이번 여름 내내 스팀의 베스트셀러 차트에 머무른 마이 프렌드 페드로(My Friend Pedro)를 언급하며 “여름에 게임이 팔렸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면서 “그러나 7월 4일부터 언론 및 게임 업계의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떠나기 시작하므로 파트너와 함께 진행하는 미국 시장 출시가 복잡해질 수 있고, 기사로 분위기를 띄워 줄 기자들도 수영장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으니 난감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디볼버가 미국 시장을 언급한 부분은 흥미롭다. 7월 게임 침체의 진원지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럽을 지목하기 때문이다. 피스카텔라는 “역사적으로 7월에 게임이 팔리지 않는 주된 이유는 특히 유럽 지역의 여름 휴가 때문”이라고 말했다. 닷에뮤(Dotemu)와 아케이드 크루(The Arcade Crew)의 아너드 드 소사 역시 “7월과 8월은 적어도 유럽에서는 전통적인 휴가철”이라고 말했다.
 
필자가 취재하는 과정에서 유럽은 7월 게임 공백의 원인으로 가장 자주 언급된 단어다. 로리도 정확히 말했듯이 미국인들 역시 7월과 8월에 휴가를 떠나지만 유럽의 휴가는 미국보다 제도적인 측면이 더 강하다. 유럽 연합 법은 최소 4주의 유급 휴가를 규정하며 많은 국가가 그 이상의 휴가를 보장한다. 예를 들어 여름에 파리를 방문하면 경우에 따라 도시의 절반이 기능을 멈춘 것처럼 보인다. 시민들 상당수가 파리와 파리의 뜨거운 열기를 빠져나간 상태이기 때문이다.
 
즉, 여러분이 오하이오 주에 있는 집 지하실에서 신작 게임을 즐기며 여름을 나기로 작정한다 해도 유럽 휴가 관습의 도미노 효과를 피할 수 없다. 배급사는 손님이 없이 한산한 시장에 물건을 내놓지 않는다.
 
게다가 더 직접적인 원인도 있다. 바로 배급사 자체도 그 기간에 휴가를 떠난다는 점이다. 필자는 이 기사를 쓰면서 여러 배급사에 연락을 했는데, 그 중에서 몇 곳이 담당자가 휴가 중이라 답변을 할 수 없다고 회신했다. 게임을 출시하기에 좋은 시기는 아닌 모양이다.
 
따지고 보면, 필자도 휴가 중에 이 기사를 송고했다.
 
하지만 반론의 여지도 있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휴가철 이론에 반론을 제기했다. 게임 매장을 직접 방문해서 게임을 구입한 다음 집으로 가서 TV에 게임기를 연결하거나 커다란 데스크톱 컴퓨터를 켜고 게임을 즐겨야 하는 시절이라면 7월을 피한다는 말에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기술 발전 덕분에 여러 가지 제약이 사라졌고, 게임용 노트북이든 닌텐도 스위치든 휴대용 게임 시스템도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보편화됐다. 그래도 7월을 피하는 것이 여전히 타당한 것일까?
 
드 소사와 닷에뮤/아케이드 크루의 생각은 다르다. 이들은 평단의 격찬을 받은 블레이징 크롬을 7월 11일에 출시했다. 드 소사는 “인디 수준에서는 출시 시점이 7월이든 3월이든 큰 차이는 없지만 7월에 출시되는 게임이 적다는 점은 우리에게는 오히려 유리하다. 경쟁작이 적은 만큼 눈에 더 잘 띄기 때문이다. AAA급 게임처럼 출시 첫 달에 500만 개는 팔려야 하는 정도라면 시기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피스카텔라 역시 “디지털이 이제 전체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7월 판매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움직임을 이끄는 선봉은 닌텐도다. 닌텐도는 2017년 7월에 스플래툰 2(Splatoon 2)를 출시했고 이후 스위치의 대작 3총사인 마리오 메이커 2(Mario Maker 2), 드래곤 퀘스트 빌더스 2,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를 여름 몇 주에 걸쳐 차례로 출시했다. 닌텐도도 링크스 어웨이크닝(Link’s Awakening), 포케몬(Pokemon)의 출시는 여름을 피해 가을로 잡았지만 스위치의 게임 출시 일정은 경쟁사에 비해 공백 없이 꾸준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결론

아직 답을 구하지 못한 질문도 몇 가지 있다. 예를 들어 7월은 여전히 한산하면서 8월에는 많은 게임이 쏟아져 나오는 현상도 이해하기 어렵다. 7월 공백의 원인을 “휴가”로 돌리는 설명이 궁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필자는 7월과 8월에 모두 파리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주관적인 느낌이긴 하지만 7월보다 8월의 파리가 훨씬 더 한산했다. 그럼에도 8월 1일은 요즘 게임 출시 일정표에서 “가을”의 시작일이다.
 
밀린 게임 출시를 두고 굳이 원인을 지목하고 싶다면 유럽을 탓해야겠지만 그보다는 몇 주 동안 이어지는 이 한산함을 소중히 여기는 편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 요즘 추세를 보면 2025년쯤 되면 더 이상 “한산한 달”은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7월도 예외는 아니다. editor@itworld.co.kr 


2019.07.30

IDG 블로그 | 7월에 신작 게임이 '기근'인 이유

Hayden Dingman | PCWorld
이제 7월의 끝자락이다. 덥고, 습하고, 몰입할 만한 것도 없는 따분한 여름이다. 7월은 보통 비디오 게임의 공백기로 여겨진다. 필자가 어릴 때부터 늘 그랬다. 2019년인 지금 1년 단위로 보면 스팀에서 거의 1만 개의 게임이 출시되고 월별로 살펴봐도 끊기지 않고 신작이 나오는데, 아직도 여름의 한복판인 7월만큼은 텅 비어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지난 몇 주 동안 그 답을 찾아봤다. 7월이 전염병이라도 되는 듯 모두가 피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여름 휴가

 “모두”라는 말은 그냥 한 말이 아니다. 7월에는 게임 출시가 뜸하고, 여름은 쉬어 가는 기간이라고 막연히 생각은 하겠지만 NPD 그룹의 분석가 맷 피스카텔라가 제시한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명확한 사실을 알 수 있다.

“2018년 미국의 게임 소프트웨어 매출은 실물 미디어 시장과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스팀, 이숍(eShop), 엑스박스 디지털 상점을 비롯한 디지털 리더 패널(Digital Leader Panel) 부문의 디지털 게임 매출을 모두 포함해 73억 달러이며, 이 중에서 7월 매출 비중은 2억 5,300만 달러다. 2018년 전체 게임 매출에서 7월 매출은 3%에 불과하다.”

단 3%라니. 여기에는 7월 5일까지 이어진 2018년 스팀 여름 세일의 막바지 기간까지 포함된다는 점에 주목하라. 피스카텔라는 “게임 배급사에서 7월을 피하는 이유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원인과 결과의 악순환이라는 문제가 있다. 배급사가 7월에 게임을 출시하지 않는 탓에 7월 판매량은 감소하고, 이로 인해 7월은 게임을 출시하기에 적기가 아니라는 인식이 더 강화된다. 2018년의 출시 일정을 돌아보면 7월에 출시된 주요 게임으로 옥토패스 트래블러(Octopath Traveler,) 레드 팩션 게릴라(Red Faction Guerrilla) 리마스터, 배너 사가 3(The Banner Saga 3), 핸드 오브 페이트 2(Hand of Fate 2), 그리고 노 맨스 스카이(No Man’s Sky)의 넥스트(NEXT) 무료 업데이트 정도다.
 
올해는 약간이나마 더 낫다. 대작인 파이널 판타지 XIV(Final Fantasy XIV) 확장, 시 오브 솔리튜드(Sea of Solitude),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Marvel Ultimate Alliance 3), 드래곤 퀘스트 빌더스 2(Dragon Quest Builders 2), 블레이징 크롬(Blazing Chrome), 나이트 콜(Night Call), 테트리스 이펙트(Tetris Effect) PC 버전 출시 등이 눈에 띈다.
 
도대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다른 전통적인 “약세” 달인 2월, 4월, 8월이 활기찬 달로 바뀌는 동안에도 7월만큼은 여전히 피해야 할 황무지로 남은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보편적인 대답은 다들 짐작하겠지만 여름 휴가다.
 
디볼버(Devolver)의 공동 창업자 나이젤 로리는 이번 여름 내내 스팀의 베스트셀러 차트에 머무른 마이 프렌드 페드로(My Friend Pedro)를 언급하며 “여름에 게임이 팔렸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면서 “그러나 7월 4일부터 언론 및 게임 업계의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떠나기 시작하므로 파트너와 함께 진행하는 미국 시장 출시가 복잡해질 수 있고, 기사로 분위기를 띄워 줄 기자들도 수영장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으니 난감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디볼버가 미국 시장을 언급한 부분은 흥미롭다. 7월 게임 침체의 진원지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럽을 지목하기 때문이다. 피스카텔라는 “역사적으로 7월에 게임이 팔리지 않는 주된 이유는 특히 유럽 지역의 여름 휴가 때문”이라고 말했다. 닷에뮤(Dotemu)와 아케이드 크루(The Arcade Crew)의 아너드 드 소사 역시 “7월과 8월은 적어도 유럽에서는 전통적인 휴가철”이라고 말했다.
 
필자가 취재하는 과정에서 유럽은 7월 게임 공백의 원인으로 가장 자주 언급된 단어다. 로리도 정확히 말했듯이 미국인들 역시 7월과 8월에 휴가를 떠나지만 유럽의 휴가는 미국보다 제도적인 측면이 더 강하다. 유럽 연합 법은 최소 4주의 유급 휴가를 규정하며 많은 국가가 그 이상의 휴가를 보장한다. 예를 들어 여름에 파리를 방문하면 경우에 따라 도시의 절반이 기능을 멈춘 것처럼 보인다. 시민들 상당수가 파리와 파리의 뜨거운 열기를 빠져나간 상태이기 때문이다.
 
즉, 여러분이 오하이오 주에 있는 집 지하실에서 신작 게임을 즐기며 여름을 나기로 작정한다 해도 유럽 휴가 관습의 도미노 효과를 피할 수 없다. 배급사는 손님이 없이 한산한 시장에 물건을 내놓지 않는다.
 
게다가 더 직접적인 원인도 있다. 바로 배급사 자체도 그 기간에 휴가를 떠난다는 점이다. 필자는 이 기사를 쓰면서 여러 배급사에 연락을 했는데, 그 중에서 몇 곳이 담당자가 휴가 중이라 답변을 할 수 없다고 회신했다. 게임을 출시하기에 좋은 시기는 아닌 모양이다.
 
따지고 보면, 필자도 휴가 중에 이 기사를 송고했다.
 
하지만 반론의 여지도 있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휴가철 이론에 반론을 제기했다. 게임 매장을 직접 방문해서 게임을 구입한 다음 집으로 가서 TV에 게임기를 연결하거나 커다란 데스크톱 컴퓨터를 켜고 게임을 즐겨야 하는 시절이라면 7월을 피한다는 말에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기술 발전 덕분에 여러 가지 제약이 사라졌고, 게임용 노트북이든 닌텐도 스위치든 휴대용 게임 시스템도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보편화됐다. 그래도 7월을 피하는 것이 여전히 타당한 것일까?
 
드 소사와 닷에뮤/아케이드 크루의 생각은 다르다. 이들은 평단의 격찬을 받은 블레이징 크롬을 7월 11일에 출시했다. 드 소사는 “인디 수준에서는 출시 시점이 7월이든 3월이든 큰 차이는 없지만 7월에 출시되는 게임이 적다는 점은 우리에게는 오히려 유리하다. 경쟁작이 적은 만큼 눈에 더 잘 띄기 때문이다. AAA급 게임처럼 출시 첫 달에 500만 개는 팔려야 하는 정도라면 시기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피스카텔라 역시 “디지털이 이제 전체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7월 판매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움직임을 이끄는 선봉은 닌텐도다. 닌텐도는 2017년 7월에 스플래툰 2(Splatoon 2)를 출시했고 이후 스위치의 대작 3총사인 마리오 메이커 2(Mario Maker 2), 드래곤 퀘스트 빌더스 2,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 3를 여름 몇 주에 걸쳐 차례로 출시했다. 닌텐도도 링크스 어웨이크닝(Link’s Awakening), 포케몬(Pokemon)의 출시는 여름을 피해 가을로 잡았지만 스위치의 게임 출시 일정은 경쟁사에 비해 공백 없이 꾸준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결론

아직 답을 구하지 못한 질문도 몇 가지 있다. 예를 들어 7월은 여전히 한산하면서 8월에는 많은 게임이 쏟아져 나오는 현상도 이해하기 어렵다. 7월 공백의 원인을 “휴가”로 돌리는 설명이 궁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필자는 7월과 8월에 모두 파리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주관적인 느낌이긴 하지만 7월보다 8월의 파리가 훨씬 더 한산했다. 그럼에도 8월 1일은 요즘 게임 출시 일정표에서 “가을”의 시작일이다.
 
밀린 게임 출시를 두고 굳이 원인을 지목하고 싶다면 유럽을 탓해야겠지만 그보다는 몇 주 동안 이어지는 이 한산함을 소중히 여기는 편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 요즘 추세를 보면 2025년쯤 되면 더 이상 “한산한 달”은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7월도 예외는 아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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