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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애플, 구글, 그리고 모방의 문제

JR Raphael | Computerworld 2019.07.22
우선 이 문제부터 바로 다뤄보자. 맞다. 새로운 안드로이드 Q 제스처에 관해서 말하자면 구글은 애플을 베꼈다.  
 
사실 베끼지 않을 방법이 없다. 밀기를 통해 홈 화면으로 이동하거나 최근에 사용한 앱을 훑어보기 위해 휴대폰 화면 아래쪽에 얇은 막대를 설치한다는 아이디어는  애플의 현재 iOS 인터페이스에서 아주 독특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제 그 방법 말고 다른 방식을 한번 찾아보자. 이런 "훌륭한 아이디어 도둑질"은 이러한 모바일 기술 제품을 사용하는 우리 미천한 인간들 사이에서 우려 요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독특하거나 흔치 않은 현상으로 보여져서도 안 된다. 또는 심지어 일방적인 행동으로 생각되어서도 안 된다.

사실, 이제는 유명해진 말이기는 하지만, 애플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는 "좋은 예술가들은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들은 훔치며, 우리는 항상 훌륭한 아이디어를 훔치는 것에 뻔뻔스러웠다"고 말하면서, 애플이 첫번째 맥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공공연하게 제록스로부터 아이디어를 빌린 방식을 옹호했다. 물론, 애플 팀은 제록스가 작업하고 있던 개념들을 기반으로 하여 더 넓고 적어도 부분적으로 독창적인 개념의 일부로 그것들을 사용했지만, 뻔뻔스러운 아이디어 차용은 애플 역사에서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다.

버드 트리블 애플 소프트웨어 부사장은 2014년 CNET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피카소 성명서에 집중하고 '도둑질'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맞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단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라'로 바꾼다면, 근본적인 아이디어는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부분이라 그저 무언가를 베껴서는 훌륭한 디자인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무언가를 가지고 와서 여러분만의 것으로 만든다면,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이제 여러분이 그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여러분의 디자인이 되는 것이고, 그것이 모방과 도둑질을 구분 짓는 지점이다."

많은 기술 철학자들이 주장하듯이 스티브 잡스가 노골적으로 제록스로부터 인터페이스 개념과 주변적인 아이디어를 빌려 초기의 맥으로 구현했을 때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 바로 그와 같은 것이었다. 비슷하게 말하자면, 안드로이드와 iOS에서 제스처를 놓고 지금 일어나는 일들도 그와 똑같다. 그리고 그 똑같은 일이 이전에 두 플랫폼 사이에서 양방향으로, 확실히 아주 많이 발생했다.  

제스처와 함께 얇은 화면 아래 막대와 그것의 가장 기본적인 명령어들은 분명히 새롭게 등장한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두 운영 체제를 모두 사용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사실 안드로이드의 전반적인 개념은 iOS와 동일하지 않다. 화면 중앙에서 아래로 쓸어내려 검색하거나 화면 오른쪽 상단 모서리에서 아래로 쓸어 제어 센터를 여는 것과 같이 애플이 선호하는 명령들은 안드로이드에는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 외에도 제스처로 액세스하는 앱스위칭 인터페이스는 구글의 구현에서 독창적으로 안드로이드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그것은 현재까지 한동안 지속되고 형태로 문맥에 따른 앱 제안과 바로 그 동일한 부분에 내장된 범용 검색막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직도 문제가 있는) 시스템 전반의 화면 가장자리의 뒤로가기(Back) 제스처는 안드로이드를 관통하는 특징이다. 
 
iOS의 앱 전환(왼쪽)과 안드로이드의 앱 전환(오른쪽) ⓒ IDG

동시에 (그리고 이 주제를 둘러싼 많은 논의에서 패한) 애플의 iOS 시스템의 일부 요소들은 안드로이드에서 꽤 명백하게 영감을 받았다. 예를 들어, 애플이 "오늘”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이 카드 기반의 앱 기반 정보를 홈 화면에서 오른쪽으로 한번 밀어서 제공하는 것은 구글의 구글 나우/구글 피드 컨셉에서 다소 명백하게 아이디어를 빌려온 것이다. 화면의 맨 위에서 아래로 밀어서 알림에 액세스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은 안드로이드 요소 중 또 다른 트레이드 마크로써, 2011년까지는 iOS에서 얻을 수 없었던 것이다.
 
애플 iOS의 오늘 인터페이스 ⓒ APPLE

수년 동안 iOS 이벤트에 대한 거의 진부한 응답은 사실 다음과 같았다. "오, 훌륭하다. 애플이 안드로이드 기능을 더 많이 ‘발명’했다." 트위터에는 “안드로이드가 먼저 갖고 있던 기능이다'라는 트윗이 넘쳐나기까지 얼마나 걸릴까”라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

그리고 몇 년 동안, 위젯과 핫워드 기반의 음성 활성화 지원에서부터 들어서 깨우기, 두드려서 깨우기, 어플리케이션 간 공유, 밀기 기반 타이핑, 이동 시간과 위치 기반 알림, 심지어 물리적 버튼에서 화면상 내비게이션으로의 초기 전환 등 (잡스가 대놓고 비판하고 애플이 오랫동안 반대했던 더 큰 휴대폰으로의 전환은 말할 것도 없고) 많은 사례들이 있었다. 이런 사례들은 오늘날에도 계속 추가되고 있다. 

하지만 너무 사례 발굴에만 천착하지 않도록 한 가지는 분명히 해 두자. 이 모든 것의 핵심은 "누가 더 잘했는지" 혹은 "누가 더 많이 했는지"의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어느 정도까지는 아이디어 차용이 기술 진화의 불가피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하나의 플랫폼이 좋은 아이디어를 선보이면 머지않아 다른 플랫폼에도 등장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해서 표준이 존재하게 되고, 사용하고 있는 어떤 새로운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직관적으로 알게 된다. 그것은 이러한 기기의 사용자로서 우리 모두에게 이익만을 가져다 준다.

아이러니하게도, 안드로이드 쪽에서는 애플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베껴온 요소들이 가장 취약한 부분들 중 하나가 되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어떤 때는 한 소프트웨어에서 작동하는 개념이 다른 소프트웨어에서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에서 iOS와 같은 앱 바로 가기를 구현한 경우라면 정말 그렇다. 그래서 필자는 "이런 기능을 위한 가장 실용적이고 사용자 친화적인 방법을 고민하는 대신, 구글은 그냥 애플이 했던 방식을 모방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유망하지만 조잡한 초기단계로 대부분이 영감에 의해 제한을 받는다. 우리가 운이 좋다면 구글은 앱 바로 가기에 대한 인식을 애플 모델에서 벗어나 자신의 독창적인 비전으로 바꿀 것이다. 즉, 플랫폼에 더 합리적이고, 사용자에게 친숙하며, 잘 맞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안드로이드 Q 제스처를 살펴보면  안드로이드의 개요 인터페이스를 열기 위한 iOS와 같은 제스처가 어색하고 구글 환경에서 사용하기에는 일관성이 없다. 그것은 이전에 통합되고 차별화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운영체제의 일부였던 장점을 어디 구석진 곳에 묻어둔 것과 같다. 때때로, 다른 시나리오에서 왜 그 개념이 존재하는지, 어떻게 말이 되는지 또는 말이 되지 않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고 다른 업체의 것에서 너무 많은 영감을 받아들이는 것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한 회사가 다른 회사를 베꼈다는 생각에 분개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집착하는 팀 간의 자존심 문제로 회사들을 몰고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애플과 구글은 팀이 아니다. 그들은 회사다. 그리고 우리도 확실히 치어리더나 그들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는 관련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소비자들일 뿐이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알고 있는가? 기술진화를 놓고 이뤄지는 경향이 있는 과장으로 가득한 어리석음을 포함한 진화의 모든 부분이 제품을 발전시키고 결국 스펙트럼의 양쪽 끝에 위치한 기업들을 개선시키는 데 작용한다는 사실 말이다. 그것은 관련된 모든 회사들을 좀더 앞서 나가도록 더 열심히 일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중 누군가가 어떤 플랫폼이나 어떤 종류의 제품을 선호하든 간에, 더 나은 기기를 얻음으로써 결국에는 우리가 승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설사 그로 인해 항상 어느 정도의 뻔뻔스러운 베끼기가 수반된다고 해도 말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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