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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에어파워' 개발 중단 이유··· "물리 법칙 한계, 고가 정책 불가"

Lucas Mearian | Computerworld 2019.04.03
애플이 결국 무선 충전기 출시 계획을 접었다. 아이폰과 애플 워치, 에어팟 등을 동시에 무선 충전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공언한 지 1년 반만이다.



지난 29일 애플의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 부사장 댄 리코는 "에어파워 무선 충전기가 우리의 높은 기준을 달성하지 못했다"며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제품의 출시를 기다려온 고객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중단하지만) 우리는 무선의 미래를 믿고 있으며, 무선 경험을 고객에 제공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컴퓨터월드는 에어파워 프로젝트가 중단된 기술적인 이유와 다른 형태의 무선 충전기를 개발할 예정인지를 물었지만 애플은 이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J 골드 어소시에이트의 수석 애널리스트 잭 골드는 애플의 에어파워 개발 중단 이유가 다소 모호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애플이 내놓은 설명은 애플 엔지니어링 직원이 필요한 기준에 맞춰 제품을 설계할 수 없었다는 의미일까? 애플이 디자인에 관한 한 매우 엄격한 것은 분명하지만, 애플은 제품의 모든 부분을 제어할 수 있고 기준을 맞출 충분한 시간도 있었다. 따라서 이번 개발 중단은 아마도 시장에 내놓기에 너무 늦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매우 다양한 무선충전 제품이 시장에서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즉, 이미 시장을 경쟁 제품이 장악한 상황에서 애플이 에어파워에 높은 가격표를 매기기는 힘들었을 것이고, 따라서 수익성 측면에서 굳이 개발을 계속할 이유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애플은 2017년 9월 에어파워 개발 계획을 처음 발표했다. 2018년 말까지 여러 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018년이 다 가도록 에어파워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애플이 새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에어파워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1월에는 홍콩의 웹사이트 차지랩(ChargerLAB)이 '신뢰할 수 있는 내부자'를 인용해 에어파워가 이미 생산을 시작했다고 트위터에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6개월여 동안 애플 웹사이트에서 에어파워 관련 정보가 삭제됐고 결국 개발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
 
네덜란드 업체 젠스(Zens)의 멀티 무선충전기. 스마트폰 2대와 애플 워치를 동시에 고속 충전할 수 있다.

일부 업계 애널리스트와 전문가는 에어파워 개발 관련 기술적 문제로 구리 충전 코일을 겹치는 것을 꼽는다. 충전 요건이 제각각인 애플 기기 3대를 동시에 충전하려면 출력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이런 설계가 필수다. 그러나 충전 패드 위에서 기기에 따라 출력을 자동으로 조정할 경우 충전기의 구리 코일에 가까울수록, 더 많은 기기가 패드 위에 올려질수록 과열될 가능성이 커진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의 수석 애널리스트 캐롤라이나 밀라네이지는 "문제의 핵심은 상이한 규격의 기기 3대를 충전하는 것뿐만이 아니다. 기기 3대를 충전 패드 어디든 올려놨을 때 충전이 돼야 한다. 많은 사람이 이러한 기능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코일을 겹쳐서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제품이 내부 기준을 맞추느냐는 전적으로 애플이 판단할 문제지만, 그들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했고 사용자의 요구에 적합한 제품을 출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과열을 방지하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려면 제품 충전 속도를 포기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단순하게 분류하면 현재 시장에는 3가지 무선 충전 방식이 있다. 하나는 근접 접촉 자기 유도 혹은 비방사 충전을 이용한 충전 패드다. 다른 하나는 그릇 모양의 충전 볼 또는 표면 통과 방식 충전기로, 느슨한 접속 혹은 복사 자기공명을 이용한다. 이 방식은 최대 수 센티미터까지 전력을 보낼 수 있다. 마지막은 분리된 고주파(RF) 무선 충전이다. 몇 미터 거리에서도 충전이 가능하다.

근접 접촉 유도방식과 느슨한 접촉 복사 자기공명 충전은 모두 같은 물리 특성을 이용한다. 닫힌 원형 구리선은 내에서 시변 자기가 전류를 유도하는 것이다. 지난 2017년 10월, 애플은 뉴질랜드 업체 파워파이프록시(PowerByProxi)를 인수했다. 느슨한 접촉 복사 자기공명 충전 볼을 개발한 업체다. 애플에 인수된 이후 이 업체 소식은 더 공개된 것이 없다.

애플이 2017년 에어파워 개발 소식을 전하고 침묵하는 사이 많은 기업이 여러 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제품을 수십 가지 내놓았다. 그러나 이 중 애플 기기 3가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제품은 없었다. 일부 제품이 아이폰과 애플워치 등 1개 이상 제품만 충전을 지원했다. 애플 역시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첫 스마트폰인 아이폰 8과 아이폰 X을 출시할 당시에는, 모피(Mophie)와 벨킨(Belkin) 등 서드파티 무선 충전 패드를 사용하라고 권했다.
 
벨킨의 부스트 업 무선 충전 독

이번 에어파워 개발 중단 소식은 지난 1년 반 넘게 애플의 침묵 속에서 이 제품을 기다려온 사람들을 실망시켰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밀라네이지는 설익은 제품을 내놓았다면 더 무책임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플이 기기 출시를 약속하고 결국 내놓지 않은 것은 지난 애플 역사에서도 매우 이례적이다. 애초부터 애플은 무선 충전에 대응에서 늦었고, 그래서 차별화되고 더 사용자 친화적인 무언가를 만들고자 했을 것이다. 애플이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번 경우 (무선 충전 관련) 물리학의 법칙이 결국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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