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02

즉석 리뷰 | 매직 리프, 이름처럼 환상적이지만 아직 대중화는 멀기만

Hayden Dingman | PCWorld
두 가지 모순되는 문장이 있다. 1) 매직 리프는 정말 멋지다. 2) 지금은 절대 구매하면 안 된다. 경험해 보는 것은 좋지만 2,000달러라는 가격표에는 얼리 어댑터와 첨단 제품 마니아도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지난 주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드디어 매직 리프 원을 체험할 수 있었다. 또한 매직 리프는 4월부터 일부 미국 AT&T 매장에서 헤드셋 판매를 시작한다. 개발자를 위한 틈새 제품에서 마침내 (어느 정도는) 소비자와 대면하는 제품으로 건너가려는 순간이다.
 
물론 매직 리프가 의도적으로 필자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한 다음 매장 판매를 시작하기로 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그런 모양새가 됐다. 덕분에 이 기사도 원래는 데모에 대한 산발적인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할 생각이었는데, 타이밍상 비공식적인 구매 참고 가이드 역할도 겸하게 됐다. 결론부터 요약하고 가자. 증강 현실은 아직 대중화될 준비가 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미래의 비전

노력이 부족해서는 아니다. 매직 리프는 정말로 훌륭하다. 가상 현실을 비롯한 기발한 기기라면 사족을 못쓰는 필자가 매직 리프를 처음 체험해 보기까지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마이크로소프트의 첫 홀로렌즈보다는 확실히 한 단계 위다. (참고: PCWorld의 마이크 사이먼은 새로 공개된 홀로렌즈 2를 사용해봤는데 필자는 아직이다.)
 
디자인 측면에서 매직 리프는 홀로렌즈보다 조금 더 복잡하다. 가벼운 무게 덕분에 헤드셋 자체는 더 편안하다. 홀로렌즈와 달리 매직 리프는 헤드셋에 모든 부품을 내장한 형태가 아니다. 무겁고 뜨거운 컴퓨터는 벨트에 고정하거나 주머니에 넣어 얇은 케이블로 연결하는 동그란 모양의 “라이트팩”에 들어간다. 컨트롤러도 있다. 홀로렌즈의 동작 인식만큼 최첨단은 아니지만 동작 감지는 훨씬 더 안정적이다.
 
ⓒMAGIC LEAP

필자가 유니티(Unity) 부스에서 경험한 웨타 워크숍(Weta Workshop)의 그로드배틀(Grodbattle) 데모는 웨타 싱글플레이어 게임의 멀티플레이어 확장판이다. 플레이 자체는 오큘러스의 데드 앤 베리드(Dead & Buried)와 상당히 비슷하다. 4명의 플레이어가 자신을 은폐, 엄폐하며 서로 쏘는 슈팅 게임이다.
 
다만 AR인 매직 리프의 렌즈는 VR과 달리 투명하다. 이미지는 실제 세계 위에 겹쳐 표시되며 홀로그램은 헤드셋을 통해서만 보인다. 매직 리프를 통해 보는 세계에서 필자와 함께 게임을 한 사람들의 헤드셋(또는 머리)은 그럴듯한 SF 캐릭터로, 컨트롤러는 광선총으로 각각 바뀌어 표시된다. 완전한 불투명은 아니지만 충분히 밝아서 실제 사물을 보는 듯한 착시를 일으키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게임 중에 쌓아 놓은 책더미를 보고 무의식적으로 홀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가 부딪치기도 있다. 그 책더미는 홀로그램이 아니었다. 

물론 이러한 착각이 곧 증강 현실의 핵심이기도 하다. 매직 리프는 머리와 총을 렌더링했을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그 장소의 실제 사물이었다. 우리가 그로드배틀을 즐기면서 몸을 숨겼던 상자와 드럼통은 유니티 부스에 놓인 실제 상자와 드럼통이었다. 매직 리프는 이러한 사물을 인지하고 적절히 반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뮬레이션된 AR 찻잔에서 엎질러진 차가 실제 탁상 위로 튀는 모습 등이 연출됐다.
 
ⓒMAGIC LEAP


이와 같이 디지털 세계와 실제 세계가 자연스럽게 연결될 때 “매직 리프”라는 이름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알게 된 이후에도 감흥은 여전하다. 1세대 기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매직 리프는 아주 훌륭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1세대 기술이다.
 

…타협

<가능성을 생각해 보라.> 이것은 AR 분야에서 몇 년째 후렴구처럼 반복하는 이야기다. 언제, 어디서든 그 방을 사용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상상해 보라. 또는 자동차를 직접 정비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헤드셋이 나사 하나, 전선 하나까지 단계별로 모든 과정을 안내해준다. 상호작용이 가능한 예술품 관람도 가능하다. 작품을 만지거나 걸어서 지나가면 모양이 바뀌기도 한다.
 
이러한 기술은 실제로 존재한다. 이곳 샌프란시스코에는 원돔(Onedome)이라는 회사가 마켓 스트리트에 몇 개월 전에 지은 ‘언리얼 가든(The Unreal Garden)”이라는 AR 미술 전시장이 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되며 홀로렌즈 키트를 사용한다. 끌린다면 방문해서 체험해 볼 수 있다.
 

필자는 여기에 가보기는 했지만 관련해서 글을 쓴 적은 없다. 첫 홀로렌즈가 워낙 부실하기도 하고, 참신하긴 하지만 미술 작품 전시와는 전혀 맞지 않기 때문이다. 홀로렌즈로 모네의 수련을 감상한다고 상상해 보라. 방을 꽉 채우는 거대한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을 15cm 크기의 덩어리로 나눠서, 또는 2015년에도 표현했듯 “용접 마스크의 틈”을 통해 감상해야 한다.
 
매직 리프의 시야는 1세대 홀로렌즈보다는 낫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홀로그램 필드의 가장자리 경계가 계속 보이는 현상은 여전하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의 머리가 필드를 벗어나 사라지거나, 내가 들고 있는 총의 아랫부분이 사라지거나, 탁자 위에 엎지른 차가 바닥으로 흘러내리는 중간에 사라진다. 몰입을 방해하고, 말로 정확히 표현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일종의 불편감을 주기도 한다.
 
또한, 매직 리프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현상을 소비자에게 굳이 알려줄 생각은 없어 보인다. 예를 들어 닥터 그로드봇의 인베이더(Invaders) 예고편을 보면 마치 거실 전체가 로봇 놀이 공간이 되고, 플레이어는 이 놀랍고 실감나는 환경에 뛰어들어 목숨을 걸고 싸우는 듯 표현된다.
 

필자는 아직 인베이더를 해보지는 않았고 멀티플레이어 부분만 경험했을 뿐이다. 그러나 어차피 대부분의 시간은 이리저리 둘러보며 로봇을 찾는 데 보내게 될텐데, 막상 로봇을 찾았을 때는 로봇의 일부밖에 보이지 않고 머리를 위아래로 움직여야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스마트폰 기반 AR을 무시하곤 하지만 헤드셋 기반 AR 역시 큰 차이는 없다. 어느 쪽이든 얼굴 앞에 위치한 15cm 크기의 직사각형 구멍을 통해 사물을 보는 듯한 느낌은 마찬가지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AR의 잠재력을 부정할 수는 없다. 또한 매직 리프를 처음 경험할 때 이름처럼 “마법”에 홀린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증강 현실은 놀라운 기술이다. 필자가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일상적인 용도로는 가상 현실보다 더 적합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모터사이클 라이더인 필자는 AR의 HUD 가능성에 관심이 크다. 지금은 모터사이클에서 내비게이션 길 안내를 이용하려면 핸들바에 스마트폰을 고정하거나 오디오 안내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두 가지 모두 완벽한 솔루션은 아니다. GPS를 길 “위”에 투영하는 헬멧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또는 위에 언급한 예와 같이 바이크 자체에 겹쳐서 표시되는 단계별 안내에 따라 직접 정비도 가능할 것이다. 생각만 해도 멋지다! 필자는 게임을 사용한 AR 데모보다 실제 응용 사례에 훨씬 더 관심이 많다. 물론 게임에서도 AR의 잠재력은 풍부하다.
 
다만 기술이 아직 충분히 발전되지 않았으며 특히 실감에 의존하는 매체인 게임에서 기술의 미성숙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 2의 방향을 공장을 비롯해서 시야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실용적 분야로 돌렸는데, 현명한 선택이다. 매직 리프와 홀로렌즈는 아직 소비자용 디바이스로는 적합하지 않다.
 
ⓒMAGIC LEAP

앞으로도 한동안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일단 값이 비싸다. 매직 리프의 가격은 2,295달러에 달한다. 기술도 제한적이고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는 더 적다. 간단히 말해서 구입할 만한 합당한 이유가 없다. 솔직히 필자는 AT&T가 매장에 매직 리프를 비치하는 이유조차 모르겠다. 매직 리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매장에서 데모를 경험한 후 매직 리프를 구매하게 되는 상황은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뚜렷한 목적이 있어 다 알고 구매하는 사람 외에는 전혀 필요 없는” 종류의 디바이스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양상이 바뀌기까지는 최소 5년, 어쩌면 10년까지도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약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기사는 매직 리프를 깎아내리거나 업체의 결과물을 평가절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HTC 바이브 프로(Vive Pro) 리뷰와 마찬가지다. 그 리뷰도 헤드셋을 폄하하려고 쓴 글이 아니다. 단지 “왜?”를 묻고자 할 뿐이다. 시장 현실이라는 것이 있는데, 아무리 최고의 VR 헤드셋(풍부한 양질의 소프트웨어도 뒷받침되는)이라 해도 1,200달러는 현실에 비추어 너무 비싸다. 매직 리프의 가격은 그 두 배나 된다.
 
물론 사용자가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이 가장 좋다. 다음 주부터 미국 보스턴, 시카고, 샌프란시스코의 AT&T 매장에서 시연 및 체험이 시작된다. 다만 언젠가는 삶을 바꿔 놓을지도 모를 기술의 프로토타입이라는 점만 명심하면 된다. 필자는 매직 리프가 오랜 기간 살아남아 그 잠재력이 현실화되기를 희망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구매하기에 적당한 시기는 아니다. editor@itworld.co.kr 


2019.04.02

즉석 리뷰 | 매직 리프, 이름처럼 환상적이지만 아직 대중화는 멀기만

Hayden Dingman | PCWorld
두 가지 모순되는 문장이 있다. 1) 매직 리프는 정말 멋지다. 2) 지금은 절대 구매하면 안 된다. 경험해 보는 것은 좋지만 2,000달러라는 가격표에는 얼리 어댑터와 첨단 제품 마니아도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지난 주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드디어 매직 리프 원을 체험할 수 있었다. 또한 매직 리프는 4월부터 일부 미국 AT&T 매장에서 헤드셋 판매를 시작한다. 개발자를 위한 틈새 제품에서 마침내 (어느 정도는) 소비자와 대면하는 제품으로 건너가려는 순간이다.
 
물론 매직 리프가 의도적으로 필자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한 다음 매장 판매를 시작하기로 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그런 모양새가 됐다. 덕분에 이 기사도 원래는 데모에 대한 산발적인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할 생각이었는데, 타이밍상 비공식적인 구매 참고 가이드 역할도 겸하게 됐다. 결론부터 요약하고 가자. 증강 현실은 아직 대중화될 준비가 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미래의 비전

노력이 부족해서는 아니다. 매직 리프는 정말로 훌륭하다. 가상 현실을 비롯한 기발한 기기라면 사족을 못쓰는 필자가 매직 리프를 처음 체험해 보기까지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마이크로소프트의 첫 홀로렌즈보다는 확실히 한 단계 위다. (참고: PCWorld의 마이크 사이먼은 새로 공개된 홀로렌즈 2를 사용해봤는데 필자는 아직이다.)
 
디자인 측면에서 매직 리프는 홀로렌즈보다 조금 더 복잡하다. 가벼운 무게 덕분에 헤드셋 자체는 더 편안하다. 홀로렌즈와 달리 매직 리프는 헤드셋에 모든 부품을 내장한 형태가 아니다. 무겁고 뜨거운 컴퓨터는 벨트에 고정하거나 주머니에 넣어 얇은 케이블로 연결하는 동그란 모양의 “라이트팩”에 들어간다. 컨트롤러도 있다. 홀로렌즈의 동작 인식만큼 최첨단은 아니지만 동작 감지는 훨씬 더 안정적이다.
 
ⓒMAGIC LEAP

필자가 유니티(Unity) 부스에서 경험한 웨타 워크숍(Weta Workshop)의 그로드배틀(Grodbattle) 데모는 웨타 싱글플레이어 게임의 멀티플레이어 확장판이다. 플레이 자체는 오큘러스의 데드 앤 베리드(Dead & Buried)와 상당히 비슷하다. 4명의 플레이어가 자신을 은폐, 엄폐하며 서로 쏘는 슈팅 게임이다.
 
다만 AR인 매직 리프의 렌즈는 VR과 달리 투명하다. 이미지는 실제 세계 위에 겹쳐 표시되며 홀로그램은 헤드셋을 통해서만 보인다. 매직 리프를 통해 보는 세계에서 필자와 함께 게임을 한 사람들의 헤드셋(또는 머리)은 그럴듯한 SF 캐릭터로, 컨트롤러는 광선총으로 각각 바뀌어 표시된다. 완전한 불투명은 아니지만 충분히 밝아서 실제 사물을 보는 듯한 착시를 일으키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게임 중에 쌓아 놓은 책더미를 보고 무의식적으로 홀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가 부딪치기도 있다. 그 책더미는 홀로그램이 아니었다. 

물론 이러한 착각이 곧 증강 현실의 핵심이기도 하다. 매직 리프는 머리와 총을 렌더링했을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그 장소의 실제 사물이었다. 우리가 그로드배틀을 즐기면서 몸을 숨겼던 상자와 드럼통은 유니티 부스에 놓인 실제 상자와 드럼통이었다. 매직 리프는 이러한 사물을 인지하고 적절히 반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뮬레이션된 AR 찻잔에서 엎질러진 차가 실제 탁상 위로 튀는 모습 등이 연출됐다.
 
ⓒMAGIC LEAP


이와 같이 디지털 세계와 실제 세계가 자연스럽게 연결될 때 “매직 리프”라는 이름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알게 된 이후에도 감흥은 여전하다. 1세대 기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매직 리프는 아주 훌륭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1세대 기술이다.
 

…타협

<가능성을 생각해 보라.> 이것은 AR 분야에서 몇 년째 후렴구처럼 반복하는 이야기다. 언제, 어디서든 그 방을 사용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상상해 보라. 또는 자동차를 직접 정비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헤드셋이 나사 하나, 전선 하나까지 단계별로 모든 과정을 안내해준다. 상호작용이 가능한 예술품 관람도 가능하다. 작품을 만지거나 걸어서 지나가면 모양이 바뀌기도 한다.
 
이러한 기술은 실제로 존재한다. 이곳 샌프란시스코에는 원돔(Onedome)이라는 회사가 마켓 스트리트에 몇 개월 전에 지은 ‘언리얼 가든(The Unreal Garden)”이라는 AR 미술 전시장이 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되며 홀로렌즈 키트를 사용한다. 끌린다면 방문해서 체험해 볼 수 있다.
 

필자는 여기에 가보기는 했지만 관련해서 글을 쓴 적은 없다. 첫 홀로렌즈가 워낙 부실하기도 하고, 참신하긴 하지만 미술 작품 전시와는 전혀 맞지 않기 때문이다. 홀로렌즈로 모네의 수련을 감상한다고 상상해 보라. 방을 꽉 채우는 거대한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을 15cm 크기의 덩어리로 나눠서, 또는 2015년에도 표현했듯 “용접 마스크의 틈”을 통해 감상해야 한다.
 
매직 리프의 시야는 1세대 홀로렌즈보다는 낫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홀로그램 필드의 가장자리 경계가 계속 보이는 현상은 여전하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의 머리가 필드를 벗어나 사라지거나, 내가 들고 있는 총의 아랫부분이 사라지거나, 탁자 위에 엎지른 차가 바닥으로 흘러내리는 중간에 사라진다. 몰입을 방해하고, 말로 정확히 표현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일종의 불편감을 주기도 한다.
 
또한, 매직 리프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현상을 소비자에게 굳이 알려줄 생각은 없어 보인다. 예를 들어 닥터 그로드봇의 인베이더(Invaders) 예고편을 보면 마치 거실 전체가 로봇 놀이 공간이 되고, 플레이어는 이 놀랍고 실감나는 환경에 뛰어들어 목숨을 걸고 싸우는 듯 표현된다.
 

필자는 아직 인베이더를 해보지는 않았고 멀티플레이어 부분만 경험했을 뿐이다. 그러나 어차피 대부분의 시간은 이리저리 둘러보며 로봇을 찾는 데 보내게 될텐데, 막상 로봇을 찾았을 때는 로봇의 일부밖에 보이지 않고 머리를 위아래로 움직여야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스마트폰 기반 AR을 무시하곤 하지만 헤드셋 기반 AR 역시 큰 차이는 없다. 어느 쪽이든 얼굴 앞에 위치한 15cm 크기의 직사각형 구멍을 통해 사물을 보는 듯한 느낌은 마찬가지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AR의 잠재력을 부정할 수는 없다. 또한 매직 리프를 처음 경험할 때 이름처럼 “마법”에 홀린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증강 현실은 놀라운 기술이다. 필자가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일상적인 용도로는 가상 현실보다 더 적합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모터사이클 라이더인 필자는 AR의 HUD 가능성에 관심이 크다. 지금은 모터사이클에서 내비게이션 길 안내를 이용하려면 핸들바에 스마트폰을 고정하거나 오디오 안내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두 가지 모두 완벽한 솔루션은 아니다. GPS를 길 “위”에 투영하는 헬멧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또는 위에 언급한 예와 같이 바이크 자체에 겹쳐서 표시되는 단계별 안내에 따라 직접 정비도 가능할 것이다. 생각만 해도 멋지다! 필자는 게임을 사용한 AR 데모보다 실제 응용 사례에 훨씬 더 관심이 많다. 물론 게임에서도 AR의 잠재력은 풍부하다.
 
다만 기술이 아직 충분히 발전되지 않았으며 특히 실감에 의존하는 매체인 게임에서 기술의 미성숙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 2의 방향을 공장을 비롯해서 시야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실용적 분야로 돌렸는데, 현명한 선택이다. 매직 리프와 홀로렌즈는 아직 소비자용 디바이스로는 적합하지 않다.
 
ⓒMAGIC LEAP

앞으로도 한동안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일단 값이 비싸다. 매직 리프의 가격은 2,295달러에 달한다. 기술도 제한적이고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는 더 적다. 간단히 말해서 구입할 만한 합당한 이유가 없다. 솔직히 필자는 AT&T가 매장에 매직 리프를 비치하는 이유조차 모르겠다. 매직 리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매장에서 데모를 경험한 후 매직 리프를 구매하게 되는 상황은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뚜렷한 목적이 있어 다 알고 구매하는 사람 외에는 전혀 필요 없는” 종류의 디바이스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양상이 바뀌기까지는 최소 5년, 어쩌면 10년까지도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약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기사는 매직 리프를 깎아내리거나 업체의 결과물을 평가절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HTC 바이브 프로(Vive Pro) 리뷰와 마찬가지다. 그 리뷰도 헤드셋을 폄하하려고 쓴 글이 아니다. 단지 “왜?”를 묻고자 할 뿐이다. 시장 현실이라는 것이 있는데, 아무리 최고의 VR 헤드셋(풍부한 양질의 소프트웨어도 뒷받침되는)이라 해도 1,200달러는 현실에 비추어 너무 비싸다. 매직 리프의 가격은 그 두 배나 된다.
 
물론 사용자가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이 가장 좋다. 다음 주부터 미국 보스턴, 시카고, 샌프란시스코의 AT&T 매장에서 시연 및 체험이 시작된다. 다만 언젠가는 삶을 바꿔 놓을지도 모를 기술의 프로토타입이라는 점만 명심하면 된다. 필자는 매직 리프가 오랜 기간 살아남아 그 잠재력이 현실화되기를 희망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구매하기에 적당한 시기는 아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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