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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픽 브리핑 | 화려했지만 감동은 없었던 애플의 쇼타임

김현아 기자 | ITWorld 2019.03.29
애플이 이번 주 열렸던 ‘쇼타임(Show Time)’ 이벤트를 통해 4종의 신규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벤트 전의 예상대로 새로운 뉴스 구독 서비스, 자체 제작 콘텐츠를 내세운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그리고 프리미엄 게임 구독 서비스에 더해 애플 페이의 새로운 신용 카드인 애플 카드까지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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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TV 플러스를 소개하기 위해 무대 위에 등장한 스티븐 스필버그나 제니퍼 애니스톤과 리즈 위더스푼 등 화려한 연사진들은  이벤트의 명칭인 ‘쇼타임’ 걸맞아 보였다. 하지만 행사가 진행될수록 힘이 빠졌던 것은 진짜 궁금했던 것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APPLE

이번에 공개된 4개의 신규 서비스 중 지금 당장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월 9.99달러에 300여개의 잡지를 구독할 수 있는 애플 뉴스 플러스뿐이다. 그마저도 한국에선 서비스되지 않는다. 

넷플릭스의 대항마라고 할 수 있는 애플 TV 플러스는 몇몇 기대되는 작품의 개괄적인 소개와 출연진이나 제작자를 알 수 있었을 뿐, 흔하디 흔한 예고편조차 없는 상태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가격도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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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라는 거대한 서비스가 자리를 잡고 있고, 여기에 디즈니나 마블 같은 대표적인 콘텐츠 기업들이 자체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곧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애플이 내세울 수 있는 차별점은 오리지널 콘텐츠와 가격 경쟁력 외에 없어 보인다. 프리미엄 가격으로 유명한 애플인만큼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이 파격적으로 저렴하리라는 기대는 거의 없지만, 품질 높은 콘텐츠와 결합된다면 소비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 높아질텐데, 현재는 그것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물론, 이것도 한국에선 서비스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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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한국에서 곧 서비스될 예정인 것은 애플 아케이드다. 일정 금액을 내면 애플에서만 제공되는 독점적인 게임을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 TV에서 할 수 있으며, 인앱 구매도 없어 추가금의 부담 없이 하고 싶은 만큼 게임을 할 수 있다. 돈을 내고 기대만큼 게임이 재미없어 오래 하지 않거나, 무료로 시작하다가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가려면 돈을 내야 하는 현재 대부분의 게임 앱들의 문제를 구독이라는 이름으로 해결한 것이다.

그러나 이 게임 구독의 대가가 얼마인지, 일반 사용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인지, 그리고 아케이드로 제공되는 게임의 수준이 어느 정도일지 알 수 없다. 개인마다 게임에 쓰는 돈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사실 어느 정도의 구독료가 적당한지 알 수 없기도 하다. 이 때문에 게임 구독 서비스가 ‘필패’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이벤트에서 가장 의외의 발표는 애플 카드였다. 애플 월렛 앱의 뛰어난 UX를 바탕으로 한 재무 관리, 각종 수수료 폐지, 최대 3%까지 제공하는 캐시백, 그리고 무엇보다 높은 프라이버시 기준을 내세운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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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에서는 애플 카드가 금융 서비스의 비 투명성을 해소하고 신용카드 사용 습관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지금까지 애플이 공개한 내용만으로는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복잡한 금융 관련 정책과 법들 때문에 애플이 내세우는 장점들이 정말 장점일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 APPLE

그래도 사용자 이름과 애플 로고만 깔끔하게 들어있는 순백의 티타늄 애플 카드가 소개되는 영상은 이번 이벤트에서 가장 기대감을 부풀게 만든 순간이었다. 애플 부사장 제니퍼 베일리의 소개처럼 “지금까지 출시된 것 중 가장 아름답게 디자인된 카드”였다. 이런 아름다움이 사용자들의 신용 카드 사용 습관 변화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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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벤트는 애플이 하드웨어 중심의 기업이 아닌 ‘서비스 기업’으로 나아갈 것임을 천명하는 역할이 더 컸다. 사실 행사를 앞두고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의 업그레이드 버전과 아이맥과 2세대 에어팟을 하루 간격으로 조용히 공개했다는 점이 이런 애플의 변화를 더욱 뚜렷이 보여준다. 물론 이들 제품들은 공개 행사를 할만큼 획기적인 변화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서비스는 하드웨어와 달리 소비자들에게 ‘와우(Wow)’ 효과를 주는 것이 더 어렵다. 한 눈에 그 가치를 전달하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쇼타임이 맥이 빠진 것은 애플이 진짜 궁금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애플이 서비스의 가치를 전달하는 노하우가 부족해서일지도 모르겠다. 

아이튠즈,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 워치 등 애플은 ‘애플이 하면 다르다’를 증명해왔다. 과연, ‘구독 서비스’에서도 이를 증명할 수 있을지 2019년 말 애플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가 매우 궁금해진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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