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25

글로벌 칼럼 | 갤럭시 폴드, ‘혁신을 위한 혁신’

JR Raphael | Computerworld
한 눈에 봐도 ‘이건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모든 것을 새롭게 바꿔 놓겠구나’ 싶은 기술들이 아주 가끔 나타난다. 생산성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리고, 우리가 일하고 도는 방식을 아예 바꾸어 놓을 그런 기술 말이다.

매사 지적질만 해 대는 불평 많은 늙은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건 말 해야겠다. 얼마전 발표한 삼성의 갤럭시 폴드는 단언컨대 그런 기술은 아니라고 말이다.

지난 며칠 동안 뉴스도 안 보고 방콕생활을 해 온 사람이 있을까 봐서 말해두자면, 갤럭시 폴드는 삼성이 차세대 야심작으로 내놓은 신제품이다. 세간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킬 수 밖에 없는 특이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반으로 접으면 폰이 되고, 완전히 펴면 태블릿이 되는 안드로이드 기기이다. 확실히, 이목을 끌고 이슈가 될 법한 아이템이다, 그렇지 않은가?

게다가 엔지니어링 측면에서 봐도 이것은 말도 안 되는 기술의 승리이다. 그걸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전에 나왔던 수많은 기술적 ‘혁신’들과 마찬가지로(그리고 공교롭게도 그들 중 상당수가 삼성의 것이었다), 이번에도 우리는 한 발짝 물러 서서 단지 혁신을 위한 혁신은 아닌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하루 중 적지 않은 시간을 폰을 사용하며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그저 또 다른 화제 거리가 될 뭔가를 안겨 주기 위한 ‘쇼’인지(혹은 그저 소비심리만을 자극할 또 다른 무엇인지), 아니면 정말로 우리의 생활을 조금 더 편리하게 해 줄, 구체적인 목적을 가진 혁신인지 말이다. 

갤럭시 폴드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전자에 가까운 제품이다. 2,000달러가 넘어가는 돈을 내고 이 폰을 사야 할 합리적인 이유를 생각해 내기란 쉽지 않다. 
 

갤럭시 폴드 파헤치기

과연 갤럭시 폴드가 정말 2,000달러 넘는 가격을 주고 살 만한 제품인지 알아보기 위해, 우선 삼성은 이 제품을 어떻게 홍보하고 있는지 알아 보자. 내가 알기로, 홍보라는 건 결국 소비자들에게 “이 제품이 기존 제품과 어떻게 다른 지(왜 더 나은지), 그리고 왜 이 제품이 멋진지를 설명하는 것” 이다. 

일단, 갤럭시 폴드는 ‘신기한’ 제품이다. 눈길을 끌기 좋다. 하지만 실용성의 측면에서 봤을 때, 대체 이것이 기존 제품과 무엇이, 어떻게 다른 걸까?

우선 갤럭시 폴드는 포켓 사이즈의 폰과, 큰 화면의 태블릿을 하나의 기기에 담았다고 말한다. 다 펼친 화면에서는 최대 3개의 앱을 동시에 볼 수 있다. 폰의 기동성에 태블릿의 장점까지 갖춘 기기라니, 엄청나지 않은가?!

뭐, 최소한 삼성은 그렇게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의문은 남는다. 대체 삼성은 왜 갤럭시 폴드를 공개하는 자리에서조차 이 기기를 가까이서 보거나, 만지고 조작해 볼 수 없게 한 것일까? 설령 아직 최종 완성품이 아니라고 해도, 이런 자리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최소한 기자들에게 라도) 제품을 직접 써 볼 수 있게 해준다. 더군다나 출시를 불과 몇 달 앞둔 제품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반면 삼성의 경우 무대에서 이루어진 시연 조차도 수상쩍을 만큼 짧고 제한적이었다.

삼성이 신제품을 최대한 제한적으로 공개함으로써 이 제품에 대한 여론을 스스로에게 유리하게 몰아가려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제품에 대한 논의를 되도록이면 자극적이고 눈에 띄는, ‘혁신’에 대한 담론에 한정하려고 했다고 말이다. 하지만 실용적 측면에서 하나하나 따져 보면, 갤럭시 폴드는 그 구매를 재고하도록 만드는 여러 가지 단점을 가지고 있다. 
 

반 접힌 갤럭시 폴드, ‘벽돌 폰’의 귀환?

사실상 2개의 스마트폰을 겹쳐 놓은 갤럭시 폴드는 어쩔 수 없이 두꺼워 질 것이다. 면적이야 포켓 사이즈일지 몰라도 두께는 휴대전화가 처음 나오던 시절의 ‘벽돌 폰’을 연상시키는 모습이 될 것이다. 요즘 나오는 얇고 매끈한 디자인의 폰들과 대조적으로 말이다. 이는 기존 제품보다 ‘더 나아진’ 모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화면은 더 작게, 베젤은 더 넓게?

갤럭시 폴드 하면 태블릿 사이즈 스크린을 반으로 접을 수 있다는 사실만 강조하는데, 사실 폰으로 접었을 때 화면 크기는 무척 작은 편이다. 4.6인치 디스플레이에, 베젤은 훨씬 넓어진다. 2010년 초반 나오던 폰들, 예컨대 갤럭시 S2 같은 디자인에 더 가깝다. 
 

태블릿 모드에서의 화질 저하 가능성

이 부분은 실제로 폴드를 사용해 본 사람이 나오기 전까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갤럭시 폴드를 펼쳤을 때 디스플레이 화질은 아마도 오늘날 하이엔드 폰들의 그것보다 현저히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단 중앙에 선명하게 보이는 접선도 문제지만, 접을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거의 모든 투자를 ‘올 인’한(심지어 이를 위해 폴리머 소재까지 사용하기도 했다) 디스플레이가 훌륭한 화질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인지 무척 회의적이다. 
 

일반 폰보다 약한 내구성 문제

스마트폰처럼 작고 섬세한 기기 중간에 경첩을 달면 어떻게 될까?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기기가 부러질 확률이 엄청나게 올라가지 않을까? 그런 기기를 바닥에 떨어뜨리기라도 한다고 생각해 보라. 수리 과정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특이한 디자인으로 인한 주류 앱 시장으로부터의 소외 가능성

이번 행사에서 삼성은 갤럭시 폴드를 태블릿 모드로 사용 할 경우 3개의 앱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점을 무척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기기의 외부 디스플레이에서 내부 디스플레이로 앱을 이동시킬 수 있다고도 자랑했다. 하지만 과연 이런 기능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앱이 몇 개나 될 것인가? 고작해야 틈새 시장만을 공략할 수 있을 이런 고가의 폰을 위해 시간과 자원을 들여 앱을 업데이트 하려는 개발자가 얼마나 될까? 게다가 (적어도 단기간 내에) 이렇다하게 누릴 수 있는 이점도 없는데 말이다. 폴드처럼 흔치 않은 디자인을 가진 기기를 쓸 때는 주류 앱 시장으로부터의 소외가 불가피하다. 
 

의문스러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및 사후 지원

이미 갤럭시 S나 갤럭시 노트 같은 잘 팔리는 주력 상품이 있는 삼성 입장에서, 폴드 같은 제품의 사후 지원은 아무리 잘 쳐줘 봐야 보통 이하일 것이다(아무리 프로젝트 트레블 이후의 세계라도 말이다). 과연 삼성이 폴드 같은 폰에 중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충실히 잘 해 줄까? 가뜩이나 기존 폰들과 다른 디자인에 사용자 수 역시 제한적이고, 굳이 폴드가 아니어도 잘 팔리는 주류 폰, 태블릿이 얼마든지 있는데 말이다. 
 

여전히 남는 의문

이런 모든 문제들을 다 차치해 놓고 보더라도, 갤럭시 폴드에 대한 가장 큰 의문(이 글 첫머리에 제기한 의문)은 남는다. 굳이 이 제품을 구매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을까? 대체 갤럭시 폴드의 접히는 화면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점차 관심이 저조해져 가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일회성 호기심을 자아낼 목적 이외에 수행하는 다른 목적이나 기능이 있는가? 갤럭시 폴드는 기존 제품들보다 무엇이, 어떻게 더 나은가?

물론 태블릿 크기의 화면을 가진 기기를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닐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면, 문제될 건 없다. 하지만 일반 폰 보다 2배 가까이 더 두껍고, 그만큼 더 무겁다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화면은 더 작고, 사용 경험 역시 특별히 더 나을 것이 없어 보인다. 태블릿 모드에서도 화면 크기는 7.3인치 가량인데 과연 이 크기의 태블릿이 기존의 태블릿 기기보다 더 나은 점이 있을까? 멀리 갈 것도 없다. 삼성의 갤럭시 S10+만 해도 폴더블 폰의 여러 가지 단점 없이 6.4인치 디스플레이를 누릴 수 있다. 이런 폰을 쓸 수 있는데, 태블릿 모드에서 디스플레이 크기가 7.3인치밖에 되지 않는 폴더를 써야 할 이유가 있을까? 한 화면에 2개의 앱 대신 3개의 앱을 띄울 수 있다는 게 정말 우리의 생활을 더 편리하게 해 줄 정도의, 혹은 폴더블 폰의 다른 단점들을 감수할 정도의 장점이 될까?

이 모든 점들을 종합해 보면, 갤럭시 폴드는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기기라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독특하고 신기한 기기라는 점은 인정한다. 폰과 태블릿,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가 결국 어느 하나도 제대로 잡지 못한 형국이다. 아무런 목적도 수행하지 못하는 ‘접히는 화면’ 하나를 위해 온갖 종류의 단점을 감내해야 한다. 그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결코 현명한 소비라고는 하기 힘들다.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삼성의 갤럭시 폴드는 분명 놀라운 쾌거이자 성취이다. 하지만 우리는 삼성의 기술 개발과 그 성취를 위해 돈을 쓰는 것이 아니다. 절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생활을 더 편리하고 윤택하게 만들어 줄 제품을 위해 적지 않은 돈을 내고 폰을 구매한다. 물론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고, 궁극적으로는 폴더블 폰이 여러 가지 형태로 발전하여 진정한 의미의 혁신을 이뤄 낼지도 모르지만, 최소한 현재 단계의 갤럭시 폴드는 실용적으로 사용될 기기라기 보다는 실험적인 의미가 더 큰 기기라고 생각된다. editor@itworld.co.kr
 


2019.02.25

글로벌 칼럼 | 갤럭시 폴드, ‘혁신을 위한 혁신’

JR Raphael | Computerworld
한 눈에 봐도 ‘이건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모든 것을 새롭게 바꿔 놓겠구나’ 싶은 기술들이 아주 가끔 나타난다. 생산성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리고, 우리가 일하고 도는 방식을 아예 바꾸어 놓을 그런 기술 말이다.

매사 지적질만 해 대는 불평 많은 늙은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건 말 해야겠다. 얼마전 발표한 삼성의 갤럭시 폴드는 단언컨대 그런 기술은 아니라고 말이다.

지난 며칠 동안 뉴스도 안 보고 방콕생활을 해 온 사람이 있을까 봐서 말해두자면, 갤럭시 폴드는 삼성이 차세대 야심작으로 내놓은 신제품이다. 세간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킬 수 밖에 없는 특이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반으로 접으면 폰이 되고, 완전히 펴면 태블릿이 되는 안드로이드 기기이다. 확실히, 이목을 끌고 이슈가 될 법한 아이템이다, 그렇지 않은가?

게다가 엔지니어링 측면에서 봐도 이것은 말도 안 되는 기술의 승리이다. 그걸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전에 나왔던 수많은 기술적 ‘혁신’들과 마찬가지로(그리고 공교롭게도 그들 중 상당수가 삼성의 것이었다), 이번에도 우리는 한 발짝 물러 서서 단지 혁신을 위한 혁신은 아닌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하루 중 적지 않은 시간을 폰을 사용하며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그저 또 다른 화제 거리가 될 뭔가를 안겨 주기 위한 ‘쇼’인지(혹은 그저 소비심리만을 자극할 또 다른 무엇인지), 아니면 정말로 우리의 생활을 조금 더 편리하게 해 줄, 구체적인 목적을 가진 혁신인지 말이다. 

갤럭시 폴드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전자에 가까운 제품이다. 2,000달러가 넘어가는 돈을 내고 이 폰을 사야 할 합리적인 이유를 생각해 내기란 쉽지 않다. 
 

갤럭시 폴드 파헤치기

과연 갤럭시 폴드가 정말 2,000달러 넘는 가격을 주고 살 만한 제품인지 알아보기 위해, 우선 삼성은 이 제품을 어떻게 홍보하고 있는지 알아 보자. 내가 알기로, 홍보라는 건 결국 소비자들에게 “이 제품이 기존 제품과 어떻게 다른 지(왜 더 나은지), 그리고 왜 이 제품이 멋진지를 설명하는 것” 이다. 

일단, 갤럭시 폴드는 ‘신기한’ 제품이다. 눈길을 끌기 좋다. 하지만 실용성의 측면에서 봤을 때, 대체 이것이 기존 제품과 무엇이, 어떻게 다른 걸까?

우선 갤럭시 폴드는 포켓 사이즈의 폰과, 큰 화면의 태블릿을 하나의 기기에 담았다고 말한다. 다 펼친 화면에서는 최대 3개의 앱을 동시에 볼 수 있다. 폰의 기동성에 태블릿의 장점까지 갖춘 기기라니, 엄청나지 않은가?!

뭐, 최소한 삼성은 그렇게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의문은 남는다. 대체 삼성은 왜 갤럭시 폴드를 공개하는 자리에서조차 이 기기를 가까이서 보거나, 만지고 조작해 볼 수 없게 한 것일까? 설령 아직 최종 완성품이 아니라고 해도, 이런 자리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최소한 기자들에게 라도) 제품을 직접 써 볼 수 있게 해준다. 더군다나 출시를 불과 몇 달 앞둔 제품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반면 삼성의 경우 무대에서 이루어진 시연 조차도 수상쩍을 만큼 짧고 제한적이었다.

삼성이 신제품을 최대한 제한적으로 공개함으로써 이 제품에 대한 여론을 스스로에게 유리하게 몰아가려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제품에 대한 논의를 되도록이면 자극적이고 눈에 띄는, ‘혁신’에 대한 담론에 한정하려고 했다고 말이다. 하지만 실용적 측면에서 하나하나 따져 보면, 갤럭시 폴드는 그 구매를 재고하도록 만드는 여러 가지 단점을 가지고 있다. 
 

반 접힌 갤럭시 폴드, ‘벽돌 폰’의 귀환?

사실상 2개의 스마트폰을 겹쳐 놓은 갤럭시 폴드는 어쩔 수 없이 두꺼워 질 것이다. 면적이야 포켓 사이즈일지 몰라도 두께는 휴대전화가 처음 나오던 시절의 ‘벽돌 폰’을 연상시키는 모습이 될 것이다. 요즘 나오는 얇고 매끈한 디자인의 폰들과 대조적으로 말이다. 이는 기존 제품보다 ‘더 나아진’ 모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화면은 더 작게, 베젤은 더 넓게?

갤럭시 폴드 하면 태블릿 사이즈 스크린을 반으로 접을 수 있다는 사실만 강조하는데, 사실 폰으로 접었을 때 화면 크기는 무척 작은 편이다. 4.6인치 디스플레이에, 베젤은 훨씬 넓어진다. 2010년 초반 나오던 폰들, 예컨대 갤럭시 S2 같은 디자인에 더 가깝다. 
 

태블릿 모드에서의 화질 저하 가능성

이 부분은 실제로 폴드를 사용해 본 사람이 나오기 전까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갤럭시 폴드를 펼쳤을 때 디스플레이 화질은 아마도 오늘날 하이엔드 폰들의 그것보다 현저히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단 중앙에 선명하게 보이는 접선도 문제지만, 접을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거의 모든 투자를 ‘올 인’한(심지어 이를 위해 폴리머 소재까지 사용하기도 했다) 디스플레이가 훌륭한 화질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인지 무척 회의적이다. 
 

일반 폰보다 약한 내구성 문제

스마트폰처럼 작고 섬세한 기기 중간에 경첩을 달면 어떻게 될까?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기기가 부러질 확률이 엄청나게 올라가지 않을까? 그런 기기를 바닥에 떨어뜨리기라도 한다고 생각해 보라. 수리 과정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특이한 디자인으로 인한 주류 앱 시장으로부터의 소외 가능성

이번 행사에서 삼성은 갤럭시 폴드를 태블릿 모드로 사용 할 경우 3개의 앱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점을 무척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기기의 외부 디스플레이에서 내부 디스플레이로 앱을 이동시킬 수 있다고도 자랑했다. 하지만 과연 이런 기능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앱이 몇 개나 될 것인가? 고작해야 틈새 시장만을 공략할 수 있을 이런 고가의 폰을 위해 시간과 자원을 들여 앱을 업데이트 하려는 개발자가 얼마나 될까? 게다가 (적어도 단기간 내에) 이렇다하게 누릴 수 있는 이점도 없는데 말이다. 폴드처럼 흔치 않은 디자인을 가진 기기를 쓸 때는 주류 앱 시장으로부터의 소외가 불가피하다. 
 

의문스러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및 사후 지원

이미 갤럭시 S나 갤럭시 노트 같은 잘 팔리는 주력 상품이 있는 삼성 입장에서, 폴드 같은 제품의 사후 지원은 아무리 잘 쳐줘 봐야 보통 이하일 것이다(아무리 프로젝트 트레블 이후의 세계라도 말이다). 과연 삼성이 폴드 같은 폰에 중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충실히 잘 해 줄까? 가뜩이나 기존 폰들과 다른 디자인에 사용자 수 역시 제한적이고, 굳이 폴드가 아니어도 잘 팔리는 주류 폰, 태블릿이 얼마든지 있는데 말이다. 
 

여전히 남는 의문

이런 모든 문제들을 다 차치해 놓고 보더라도, 갤럭시 폴드에 대한 가장 큰 의문(이 글 첫머리에 제기한 의문)은 남는다. 굳이 이 제품을 구매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을까? 대체 갤럭시 폴드의 접히는 화면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점차 관심이 저조해져 가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일회성 호기심을 자아낼 목적 이외에 수행하는 다른 목적이나 기능이 있는가? 갤럭시 폴드는 기존 제품들보다 무엇이, 어떻게 더 나은가?

물론 태블릿 크기의 화면을 가진 기기를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닐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면, 문제될 건 없다. 하지만 일반 폰 보다 2배 가까이 더 두껍고, 그만큼 더 무겁다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화면은 더 작고, 사용 경험 역시 특별히 더 나을 것이 없어 보인다. 태블릿 모드에서도 화면 크기는 7.3인치 가량인데 과연 이 크기의 태블릿이 기존의 태블릿 기기보다 더 나은 점이 있을까? 멀리 갈 것도 없다. 삼성의 갤럭시 S10+만 해도 폴더블 폰의 여러 가지 단점 없이 6.4인치 디스플레이를 누릴 수 있다. 이런 폰을 쓸 수 있는데, 태블릿 모드에서 디스플레이 크기가 7.3인치밖에 되지 않는 폴더를 써야 할 이유가 있을까? 한 화면에 2개의 앱 대신 3개의 앱을 띄울 수 있다는 게 정말 우리의 생활을 더 편리하게 해 줄 정도의, 혹은 폴더블 폰의 다른 단점들을 감수할 정도의 장점이 될까?

이 모든 점들을 종합해 보면, 갤럭시 폴드는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기기라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독특하고 신기한 기기라는 점은 인정한다. 폰과 태블릿,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가 결국 어느 하나도 제대로 잡지 못한 형국이다. 아무런 목적도 수행하지 못하는 ‘접히는 화면’ 하나를 위해 온갖 종류의 단점을 감내해야 한다. 그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결코 현명한 소비라고는 하기 힘들다.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삼성의 갤럭시 폴드는 분명 놀라운 쾌거이자 성취이다. 하지만 우리는 삼성의 기술 개발과 그 성취를 위해 돈을 쓰는 것이 아니다. 절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생활을 더 편리하고 윤택하게 만들어 줄 제품을 위해 적지 않은 돈을 내고 폰을 구매한다. 물론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고, 궁극적으로는 폴더블 폰이 여러 가지 형태로 발전하여 진정한 의미의 혁신을 이뤄 낼지도 모르지만, 최소한 현재 단계의 갤럭시 폴드는 실용적으로 사용될 기기라기 보다는 실험적인 의미가 더 큰 기기라고 생각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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