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글로벌 칼럼 | 윈도우에 더 이상 새로운 ‘핵심 기능’을 기대할 수 없는 이유

Preston Gralla | Computerworld 2019.02.08
올봄, 윈도우 10의 다음 업데이트가 이루어질 것이다. 윈도우는 연2회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몇 년 전,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운영체제를 ‘서비스로의 윈도우 모델(Windows-as-a-Service)’로 이전하기로 하면서 윈도우 10이 이 운영체제의 마지막 주요 업데이트가 될 것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이제는 윈도우의 새 버전을 굳이 구매할 필요가 없다. 윈도우는 매해 2차례씩 업데이트되며,(서비스로의 윈도우 모델은 가입형 모델이기 아니기 때문에 비용도 발생하지 않는다) 윈도우 업데이트 사이 사이에 보안 업데이트와 버그 수정이 함께 이루어진다.

확실히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잘된 일이다. 뿐만 아니라 최신 버전의 운영체제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더이상 복잡하고, 골치 아픈 디스크 기반 업그레이드는 필요하지 않다. 이제 인터넷을 통해 자동으로 업데이트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에 단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최신 버전’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윈도우에 새롭거나 더 나은 기능이 도입된 지가 오래되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앞으로도 영영 그럴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윈도우 서비스 모델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운영 체제가 더욱 안정적으로 되며, 패치도 빨라진다. 하지만 뭔가 더 새로운 것, 신기하고 깜짝 놀랄 만한 것을 기대할 수 있었던 시절은 끝났다고 보면 된다. 이제 윈도우는 오늘과 내일이 크게 다르지 않은 운영체제가 될 것이다. 그 이유는 아래에서 설명하겠다.

우선 윈도우 10의 최근 세 번의 업데이트가 얼마나 지루했는지 살펴보고, 왜 다음 업데이트 때 새롭거나 흥미로운 기능이 추가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있는지를 설명하겠다. 2017년 10월 릴리즈된 윈도우 10 가을 크리에이터스 업데이트는 원드라이브를 약간 수정하고, 선택된 몇몇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아주 조금 더 쉽게 만들어 줄 ‘마이 피플(My People)’이라는 기능을 추가한 것이 전부였다. 

윈도우와 안드로이드, 그리고 iOS를 연결하려는 시도는 처참하게 실패했다. 그다음 업데이트인 2018년 4월 업데이트에서는 타임라인이라는 한 가지 흥미로운 기능이 새로 추가되긴 했다. 직전까지 하던 작업을 바로 이어서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인데,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자체 제작한 일부 애플리케이션에서만 작동한다는 뚜렷한 한계가 존재한다. 가장 최근 업데이트인 2018년 10월 업데이트에서 도입된 최고의 기능은 강화된 윈도우 클립보드 기능이었다. 하지만 솔직히, 이와 유사한 기능이 30년 전 윈도우 1.0에도 있었고 이후 삭제되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이것은 엄밀히 말해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할 수는 없다.

올봄에 있을 업데이트를 시작으로 앞으로 반년마다 있을 업데이트들에 대해서는 기대가 크지 않다. 프리뷰 빌드들도 지금까지는 이렇다 할 기대를 자아내지 못하고 있다. 고작해야 약간 변경된 시작 메뉴, 새로운 라이트(Light) 컬러 테마, 그리고 제한된 시간 동안 업데이트를 일시 정지하는 기능 등이 전부였다. 하지만 윈도우 업데이트가 기대되지 않는 이유는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렇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으로도 윈도우에 메이저 급 변화를 시도할 생각은 없는 것일까? 사실 2017년,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윈도우 10에 셋(Sets)이라는 이름의 혁신적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적 있다. 셋은 브라우저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에도 탭을 배치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으로, 다수의 앱을 결합하는 문서를 생성할 수 있게 해준다. 예컨대, 워드에서 작업하면서 워드 앱에 브라우저 탭을 추가해 문서 작성과 브라우저를 바로 오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이 새로운 것을 발표했다고 해서 반드시 그 약속을 지키리라는 법은 없다. 사실 마이크로소프트는 셋 기능을 몇몇 윈도우 업데이트 프리뷰에 포함 시킨 적은 있었지만, 어떤 문제 때문인지 항상 업데이트 출시 전에 이 기능을 업데이트에서 제외하곤 했다. 올봄에 있을 업데이트에도 셋 기능을 포함되지 않을 예정이다. 어쩌면 윈도우 10에서는 영영 셋 기능을 만나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아스 테크니카(Ars Technica)의 한 애널리스트는 이것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를 개발하는 프로세스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윈도우는 매우 방대하고 복잡한 코드 베이스를 가지고 있는데, 그 중 일부는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아주 오래된 것들이다. WaaS이 되기 전에는 2~3년 간격으로 새로운 버전의 윈도우가 출시되곤 했었다. 즉,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기능들을 개발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했었다. 

그런데 연 2회 업데이트를 하게 되면서 연구, 개발할 수 있는 시간이 옛날의 1/6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때문에 버그 없이 새로운 주요 기능을 도입하는 것이 훨씬 어려워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윈도우에 더 이상 주요 기능들이 추가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이는 개발 과정상의 문제라기보다는 비즈니스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 비즈니스에서 윈도우를 떼너 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중심을 클라우드로 돌리는 데 성공했고, 무엇보다 마이크로소프트 제품들이 오픈소스나 iOS, 안드로이드 등 다른 기술들과도 호환되는 보다 오픈된 특성을 갖도록 애썼다. 때문에 오늘날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보다 이런 쪽에 더 많은 관심과 시간을 쏟고 있다.

그리고 이런 시도는 분명 성과가 있었다. 때때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윈도우 서비스 모델 전략하에 윈도우는 더욱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운영체제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이런저런 기능들을 꽤 유용한 방식으로 변경하는 일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 완전히 새롭고 놀라운 기능이 추가될 것이란 기대는 접는 것이 낫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로의 성공적인 방향 전환을 마친 지금, 갑자기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는 쪽으로 다시 방향을 바꿀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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