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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프로 휨 현상에 대응하는 애플의 자세, 과연 올바른가?

Michael Simon  | Macworld 2018.12.28
크리스마스 선물로 구입한 신형 아이패드 프로 중간이 구부러져 있다면, 굳이 애플 스토어 방문 예약을 잡지 않고 그냥 태블릿을 반품하면 된다. 지니어스 바 직원은 어차피 신경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물론, 애플이 사용자가 아이패드 휨 현상 자체를 문제로 보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이 신형 아이패드 프로가 휘어진다는 불만을 각종 게시판에 게시하기 시작한 것은 약 2주 전이다. 사용자들은 중간 부분이 둥그렇게 구부러지거나, 한쪽 면은 테이블 위에 평평하게 올라가 있지만 다른 쪽은 끝이 올라간 아이패드 사진을 업로드했다. 처음에는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였다. 필자의 초기 반응 역시 별 것 아니라는 정도였다. 생산 과정에서 일어난 극소량의 결함 정도로 생각했다. 문제가 있는 기기도 애플 스토어에서 교환될 것이며, 생산 과정을 재정비해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점차 이 사건은 커다란 뉴스 거리가 됐다. 애플이 문제가 생긴 제품을 수리하거나 교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이다. 비공식적인 몇 번의 입장 표명도 불분명했고, 그 후 애플 부사장 댄 리치오는 사용자의 이메일에 “신형 아이패드 프로의 유니바디 설계는 애플의 높은 설계 기준, 제조 정확도를 초과하는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고 밝혔다. 애플의 품질 기준이 이 정도라면 주가 하락보다 더 악재다.



휜 아이패드 프로를 배송 받은 사용자가 많다는 사진 후기는 이미 여럿 나왔다. 그럼에도 애플은 이런 제품을 교환해주겠다고 발표하지 않고 있다. 그보다는 오히려 사용자에게 이런 제품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거듭해 말하고 있다. 1) 아예 휘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거나, 2) 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고가의 최신 기기에서 드러난 결함에 애플이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아이패드 프로 신형은 2달 전에 출시돼 시작 가격만 800달러인 제품이며, 이런 고가의 신제품을 벌써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아마 대다수가 애플에 충성적인 고객일 것이다. 이들은 최신 설계와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무언가를 원한다. 그런 이들에게 애플은 지금 “휜 아이패드는 정상 제품”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벤드게이트의 현실

애플의 새로운 전략이 이렇다면, 아이폰 XR 판매량이 저조한 것보다 더 큰 문제가 된다. 필자의 걱정은 생산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다. 매년 수백만 대의 제품을 만들면 결함 있는 제품은 반드시 나오게 마련이다. 그보다는 결함에 대응하는 방식이 걱정된다.



아이패드가 휘는 현상이 극히 일부이건 대다수 제품에 나타나는 현상이건 간에, 최솧나 비공식적인 교환 프로그램이라도 있어야 한다. 발매된 지 2달밖에 되지 않은 제품이라거나 깔끔한 직선 라인을 강조하는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이 적용된 제품이라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전체 애플 경험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결함이기 때문이다. 아이패드 프로에서 한번 휜 부분을 발견하면, 이전으로 돌아갈 수가 없을 것이다. 애플은 아이패드가 아주 정상이며 전혀 문제가 없는 제품이라고 계속 확신하고 있지만 말이다.

이런 점을 바로잡기는커녕, 애플은 잡스라면 하지 않았을 방식으로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 한번 개봉한 아이패드를 교환해주지 않음으로써, 아이패드 사용자가 갖게 된 선택지는 3개뿐이다.

-    14일 내 반품 정책에 따라, 아이패드 프로를 구입 후 14일 안에 반품한다.
-    애써 아이패드 프로가 휘지 않았다고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    애플케어 플러스의 사고 보상 서비스를 활용한다.

필자가 본 것은 세 번째 선택지다. Macworld 독자인 잭 역시, 11인치 아이패드 프로가 휜 것을 발견하고 애플 스토어에 가져가서 교체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원하던 교환을 받았지만, 애플케어 플러스 요금인 49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보상 신청을 제출하면서 잭은 어쩔 수 없이 사용자의 부주의가 있었다고 인정해야 했지만 실제로는 그런 일이 없었다. 휘어지지 않은 아이패드를 받기는 했지만.

더 안 좋은 것은, 이제 가을 이후 아이패드를 교체할 수 있는 기회가 단 한 번 남았다는 점이다. 애플케어 플러스는 우발적인 손상을 단 2건까지만 보상해주므로, 잭은 남은 22개월 동안 다른 사고가 없도록 특히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렇게 사용자의 탓을 하면 쓰나, 애플?
 

사실 왜곡

애플 부사장 리치오는 불만에 찬 아이패드 사용자에게 이메일로, 곧 애플이 직면한 상황에 대한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패드 프로의 평탄도 사양”에 대한 마이크론 단위의 언급을 밝히면서 어려운 단어를 끼워 넣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난 후까지도 애플이 언급한 공식 발표는 없었다는 것이, 애플이 지금의 상황에 대응하는 전부다.



연말 연시를 맞아 선물용으로 아이패드 프로를 구입할 만큼 모험심이 있다면, 14일이 지나기 전에 평탄도 상태를 점검하라. 필요하다면 자나 평탄계라도 사용하라. 애플케어 플러스 가입도 고려할 것. 그렇지 않으면 애플을 설득할 때 문제가 생길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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