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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애플은… “온건한 변화와 가격 상승 추구한 한 해”

Jason Cross | Macworld 2018.12.14
2017년 애플은 몇몇 특정 제품군을 지나치게 공격적일 정도로 업데이트하는 반면 다른 제품군들은 다소 정체 상태에 머물도록 놔두었었다. 2018년은 정 반대다. 오랫동안 잊혀져 있었던 맥북 에어나 맥 미니 등의 업데이트가 이루어졌고, iOS 12는 오랜 시간 사용자들이 지적해 오던 문제점들의 상당 부분을 해결했다. 

2018년 애플은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이나, 전대미문의 획기적 기능 같은 것을 들고 나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지는 않았다. 아이폰 마다 디자인은 같지만 기능만 다소 개선된 ‘S 시리즈’가 있듯이(아이폰 4s, 5s, 6s 등등), 2018년은 애플에게 ‘애플S’ 같은 한 해였다. 애플 워치 시리즈 4를 제외하면 올 해 나온 대부분 제품 및 서비스들은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것들이었다. 새롭게 출시한 주요 서비스도 없었고, 기존 제품군의 디자인이나 기능을 극적으로 바꾸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사용자들이 오랜 시간 기다려 온 제품 및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내놓았다. 실제로 지난 몇 년 동안 수많은 애플 장기 사용자들은 애플의 공격적인 제품 개발과 확장으로 인해 오히려 제품 자체의 품질은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해 왔는데, 올 한 해는 야심 찬 확장과 질주를 잠시 멈추고 기존 제품들의 내실을 다지는 한 해였다고 할 것이다. 이런 과정은 재미는 좀 덜 할지 몰라도 기업의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하겠다. 


홈팟 : 시리만 조금 도와주었더라면 완벽했을 스마트 스피커

애플이 올 해 신제품을 아예 출시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신제품의 경쟁사들이 너무 쟁쟁하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홈팟은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 진출하려는 애플이 만들 법한, ‘전형적인’ 애플 스마트 스피커이다. 홈팟은 비싸고, 높은 퀄리티와 우수한 음질을 자랑하지만 동시에 시리 및 홈키트의 한계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올 해 출시된 홈팟은 사실 2016년도 애플에게나 기대했음직한 스마트 스피커이다. 
 
ⓒ IDG

2018년 2월 출시된 홈팟은(원래 약속했던 출시 시기인 2017년 말보다 훨씬 늦어졌다) 애플 뮤직의 사운드를 훌륭하게 구현해 내며 홈키트 기기 제어도 나쁘지 않은 수준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마존 에코나 구글 홈에 비할 바는 못 된다. 아마존 및 구글의 스마트 스피커는 훨씬 다양한 가정용 디바이스와 호환이 되며 어시스턴트 기능 역시 시리보다 훨씬 똑똑하다. 시간 때우기 용 잡담에서부터 쇼핑 리스트 관리에 이르기까지,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는 시리 보다 훨씬 똑똑하고 지능적인 대화 수준을 보여준다. 홈팟은 이런 문제들 외에도 써드 파티 오디오 서비스 지원이 제한적이어서, 결국 ‘음악 듣기에는 좋지만 대화를 하거나 명령을 내리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스마트 스피커가 되고 말았다. 

물론 하드웨어 사양은 최고 수준이며, 음성인식 기술이나 사운드 품질은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솔직히 말해, 시리만 어떻게 할 수 있다면 홈팟 자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다. 어쨌든 이처럼 비평가들의 혹독한 평가를 받은 카테고리에서 신제품을 출시하며 한 해를 시작한 것은 순탄치 않은 한 해를 암시하는 선택이었다고도 할 것이다. 


아이패드 : 기본 모델은 마이너 업데이트, 프로 모델은 메이저 업데이트

교육 시장을 공략한 봄 이벤트에서 애플은 새로운 아이패드를 공개했다. 기본형 9.7인치 아이패드 말이다. 새로운 9.7인치 아이패드는 A10 퓨전 프로세서를 장착했고 애플 펜슬을 지원하게 되었으며, 무엇보다 329 달러라는 매력적인 가격표를 달고 출시되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는 400달러 미만 태블릿 시장을 이미 장악하고 있던 기존 아이패드에 약간의 수정, 보완만을 가미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 DANIEL MASAOKA/IDG

반면 가을 발표 된 아이패드 프로의 변화는 보다 획기적이었다.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는 더 빨라졌으며, A12X 칩을 탑재해 그 어떤 얇고 가벼운 노트북보다도 더욱 훌륭한 성능을 보여주었다. 아이폰 X 디자인 감성을 빌려 왔으며 페이스 ID 기능이 추가됐고, 홈 버튼은 사라졌으며, 베젤은 더욱 얇아져 디스플레이 끝까지 밀려났다. 아이패드 디자인이 이 정도로 변화한 것은 수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물론 아이패드만의 독자적인 디자인을 시도했다 라기보다는 아이폰의 미적 감각을 태블릿 라인에 적용하려는 시도에 더 가까웠지만 말이다. 
 
ⓒ LEIF JOHNSON/IDG

신형 아이패드 프로와 함께 신형 애플 펜슬도 출시됐다. 펜슬 역시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냈다 라기보다는 기존 펜슬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졌다. 기존 애플 펜슬의 한심한 “라이트닝 플러그 충전 방식” 대신 자석 부착 충전 방식으로 바뀐 것이 대표적이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는 또한 라이트닝 포트를 버리고 USB-C 포트를 선택했다. 디자인적으로는 잘 한 결정일지 모르나 이로 인해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프로에 사용할 수 있는 액세서리가 나뉘게 되었다. 예컨대 애플 펜슬만 해도 기본형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프로 간 호환이 되지 않는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다소 복합적이다. 하드웨어 적으로는 무척 훌륭하다. 가볍고, 빠르며, 예쁘다. 하지만 이전 모델에 비해 너무 비싸고, iOS에 제약을 받는다. 다소 복잡한 작업도 가능한 태블릿 이지만, iOS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단순한 작업조차도 필요 이상으로 복잡해지곤 한다(특히 파일 관리와 관련한 작업들이 그렇다). 


‘작정하고’ 나온 애플 워치 시리즈 4

2014년 첫 출시 이후, 애플 워치는 1년 주기로 업그레이드가 되었다. 매 업그레이드마다 프로세서와 디스플레이 성능이 개선되었고, 셀룰러 연결 지원이 추가되었다. 하지만 기본적인 디자인과 센서 기술은 줄곧 그대로였다. 애플 워치 시리즈 4가 나오기 전까지는 그랬다는 이야기다. 

신형 애플 워치 시리즈 4는 예전과 비슷한 사이즈에 디스플레이 크기는 훨씬 커졌다. 크기가 변하지 않았기에 예전 시리즈의 밴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보자 마자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의 디자인 변화와 사용성의 개선이 있었다. 하지만 애플은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S3 프로세서보다 한층 나아진 S4 프로세서를 장착했고, 차세대 센서를 사용해 광학 심박수 모니터링 및 가속도계, 자이로스코프를 구현해 냈다. 마이크와 스피커도 예전 모델에 비해 2배 가까이 좋아져서 이제는 워치 만으로도 준수한 수준의 통화가 가능하다. 
 
ⓒ APP:LE

여기에 마무리로 ECG(electrocardiogram) 기능까지 추가되었다. 물론 ECG 기능은 시리즈 4가 출시되고 난 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서 추가되었고 규제 이유로 인해 미국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어쨌든 이로 인해 애플 워치는 건강 관리 기능에 있어서 타 경쟁사들보다 훨씬 앞서 나가게 됐다.

애플 워치 시리즈 4는 아이폰 X가 그러했듯 향후 몇 년 동안 애플 워치 시리즈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준 기념비적 제품이다. 애플은 올 한 해 상대적으로 지루하고 미세한 변화만을 보여 주었지만, 애플 워치 만큼은 예외였다. 예상보다 훨씬 철저한 업그레이드와 새로운 ECG 기능의 추가는 진정 ‘애플다운’ 혁신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었다. 


다소 애매모호(?)한 아이폰X ‘S’ 모델

예전부터 아이폰은 2년 주기로 신제품을 발표했다. 첫 해에는 전작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폰이 새로운 숫자를 달고 출시된다(아이폰 4, 아이폰 5처럼 말이다). 둘째 년도에는 전체적인 디자인은 비슷하게 유지하되 프로세서, 카메라는 개선하고 주요 기능 하나 정도를 더 추가해 이름에 ‘S’를 붙여 출시한다(아이폰 4S, 아이폰 5S 등).

그런데 2017년은 뭐라고 할까… 좀 특이했다. 애플은 아이폰 7의 S 모델(이 되어야 했을 모델)을 출시하면서도, 아이폰 7S가 아니라 아이폰 8 이라는 이름으로 이를 불렀다. 이처럼 숫자는 바뀌었지만, 막상 뜯어 보면 내부는 아이폰 7S 라고 불려야 더 마땅한 사양이었다. 디자인은 거의 동일하고, 프로세서와 카메라는 개선 되었으며, 새로운 기능(무선 충전) 하나가 추가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애플은 이 해에 완전히 새로운 아이폰을 소개했다. 바로 아이폰X 였다. 아이폰 X는 지금까지의 아이폰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이폰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었던 홈 버튼이 사라졌고, 디자인은 더욱 길쭉해 졌으며, 트루 뎁스 모듈로 인해 전면 카메라가 완전히 새로워졌다. 뿐만 아니라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최초의 아이폰이기도 했다. 
 
ⓒ CHRISTOPHER HEBERT/IDG

때문에 올 해는 원래 아이폰 X의 ‘S 모델’이 출시될 순서가 맞았다. 하지만 어쩐지 우리가 평소에 익숙하던 S 모델과는 느낌이 다르다. 아이폰 XS는 프로세서와 카메라가 개선되긴 했지만, 그 외에 눈에 띄는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지는 않았다. 대신에 ‘맥스(Max)’ 라는 이름을 단 대형 모델이 함께 출시됐다. 또한 기존 아이폰 X의 가격을 낮추는 대신, 아예 저가 라인인 아이폰 XR을 출시해 버렸다. 아이폰 XR은 다소 애매한 포지션이다. XS와 동일한 프로세서, 동일한 메인 카메라, 그리고 트루 뎁스 모듈을 탑재했지만 OLED가 아닌 LCD고 RAM 용량이 적으며, 3D 터치를 지원하지 았는다. 스테인리스 대신 알루미늄 프레임을 채택했고, 다양한 색상을 지원한다. 

이처럼 평소와 다른 출시 단계를 밟아 나가고 있지만, 올 해 나온 아이폰 XS 시리즈는 사용자들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의 디자인이나 기능상의 변화는 없었다. 단지 A12 프로세서가 A11보다 훨씬 빨라졌고, 카메라 성능이 개선된 정도였다. 전작에서 볼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기능 같은 것은 추가되지 않았고, 전체적인 외양도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하긴, 애플이라도 매 년 새롭고 혁신적인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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