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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픽셀 슬레이트 체험기 “차세대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바로 이런 느낌”

Michael Simon | PCWorld 2018.10.11
픽셀 슬레이트(Pixel Slate)는 구글이 최초의 픽셀 브랜드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공개한 지 3년이 흐른 후 공개한 새 제품으로, 안드로이드 9 파이가 아닌 크롬 OS를 구동하는 태블릿이다.

겉모습만 봐서는 잘 모를 수도 있다. 픽셀 슬레이트를 책상 위에 두면 픽셀 C나 다른 4:3 비율의 안드로이드 태블릿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검정색 베젤이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고, 포고 핀과 USB-C 포트가 있다. 자세히 봐야만 픽셀 슬레이트의 차이점을 알 수 있다.

안드로이드와 크롬 OS 앱이 픽셀 슬레이트의 중심에 있다.

우선 색상 차이부터 보자. 픽셀 슬레이트의 색상은 미드나이트 블루 한 가지다. 매우 어둡지만, 검은색은 아니며, 빛에 보기 좋게 반사된다. 필자가 여태 태블릿에서 본 색상 중 가장 좋다. 픽셀 3에도 애매한 낫 핑크(Not Pink)가 아닌 이 색상이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픽셀 슬레이트는 12.3인치 디스플레이지만, 얇고 균일한 섀시 때문에 전체 크기가 작다. 개인적으로는 12인치가 아닌 10인치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두께와 곡선 덕분에 손에 잘 맞는다. 구글이 “무게 균형을 잘 맞췄다”고 강조하는 부분에서 좀 의아했으나, 픽셀 슬레이트를 실제로 손에 들었을 때 놀랍도록 편안했다. 726g이라는 무게보다 더 가볍게 느껴진다.

픽셀 3과 마찬가지로 전면에 스테레오 스피커가 있는데, 이는 태블릿에선 흔치 않은 구성이다. 시끄러운 시연장에서 테스트하기는 불가능했지만, 픽셀 스피커와 같은 수준이라면 충분할 것이다.

픽셀 슬레이트는 12.3인치 화면을 보유했으나 들기가 매우 편안하다.

픽셀 슬레이트의 디스플레이는 293ppi로 태블릿 중에서는 해상도가 높은 편이며, 노트북에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구글은 모레큘러 디스플레이(Molecular Display)라고 부르는데, 애플의 리퀴드 레티나(Liquid Retina)처럼 일종의 마케팅 용어다. 그렇지만 훌륭한 디스플레이임은 사실이다.

픽셀 슬레이트 : 약간 포함된 안드로이드
이 멋진 하드웨어도 크롬이 아닌 안드로이드 파이를 구동했다면 빛이 바랬을 것이다. 크롬OS를 탑재했다는 것은 슬레이트가 모바일용인 스냅드래곤 대신 인텔 프로세서(셀러론, 8세대 코어 m3, i5, i7)를 탑재했으며, 적절한 UI가 들어갔다는 의미다. 다른 안드로이드 태블릿과의 성능 격차는 눈에 띄는 수준이며, 특히 최고 사양인 16GB RAM을 사용하면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픽셀 슬레이트의 크롬OS는 픽셀 C가 선택한 안드로이드보다 훨씬 합리적이다. 안드로이드 태블릿 경험은 언제나 조금은 실망스러웠는데, 특히 인터페이스가 큰 화면을 십분 활용하지 못하고 앱들이 스마트폰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픽셀 슬레이트에는 이런 문제점이 없다. 크롬OS는 터치나 큰 화면에 적합하게 설계되어 있으며, 픽셀 슬레이트의 여유롭고 가벼운 인터페이스는 홈 화면을 태블릿으로 사용할 때 홈 화면이 기본적으로 존재하지 않도록 재설계 됐다.

픽셀 펜으로 원을 그리면, 구글 어시스턴트가 이를 감지한다.

예를 들어서, 앱을 사용할 때 안드로이드 폰처럼 진짜 홈 화면이 없다. 대신에 홈 버튼을 탭하면 앱 서랍으로 이동하며, 앱 서랍에는 가장 최근에 사용한 순서대로 앱이 표시된다. 독이나 멀티태스커(multitasker)를 이용해서 앱을 전환할 수 있지만, 이 운영체제는 언제나 사용자가 목적이 있어서 태블릿을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안드로이드 파이의 제스처 내비게이션에서 홈 버튼을 없앤 것과 같은 이치다.

글로 보면 상당히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직관적이다. 특별한 안내문 없었음에도 처음에는 조금 헷갈렸어도 금방 적응하고 앱 전환기가 제일 앞에 나오는 데 익숙해졌다. 모든 장단점을 파악하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필자의 첫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구글이 안드로이드와 크롬을 합병하고 있다는 느김이다. 예를 들어, 사용하는 모든 앱은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전원 버튼은 지문 인식기의 역할도 한다.

물론 크롬OS에 새로운 것은 없다. 하지만 구글은 픽셀 슬레이트의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필자는 단 몇 분만 사용해보긴 했지만, 우리가 기다려왔던 안드로이드-크롬OS 하이브리드가 시작되는 느낌을 받았다. 방해 금지 모드나 나이트 라이트(Night Light), 바이러스 탐지 내장, 구글 플레이 지원, 백그라운드 업데이트, 타이탄(Titan) 보안 칩 등 픽셀 슬레이트에는 몇몇 안드로이드 요소가 들어가 있지만, 픽셀 슬레이트가 ‘커다란 휴대폰’이라거나 접을 수 있는 크롬북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픽셀 슬레이트 : 미리 보는 미래
픽셀 슬레이트는 태블릿이지만, 픽셀 슬레이트 키보드에 연결하면 사촌격인 픽셀북(Pixelbook)과 같은 느낌을 준다. 태블릿 UI는 전통적인 바탕화면이 되고, 백라이트 키보드 덕분에 화면을 찌르는 것 대신 트랙패드를 써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픽셀 슬레이트 키보드의 타이핑은 픽셀북처럼 편안하며, 키 트래블이나 눌리는 느낌도 좋다. 픽셀북 펜(Pixelbook Pen)도 사용할 수 있는데, 슬레이트 색상에 맞춘 새로운 색이 추가됐다. 단, 태블릿에 픽셀북 펜을 붙일 수 있는 공간은 없다.

픽셀 슬레이트의 키보드는 케이스 역할도 한다.

픽셀 슬레이트는 599달러부터 시작하지만, 이는 인텔 셀러론 프로세서, 4GB RAM, 32GB 스토리지로 가장 낮은 사양의 구성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보다 한 단계 높은 799달러인 8세대 코어 m3 프로세서, 8GB RAM, 64B 스토리지를 원할 것이다. 최고 사양은 코어 i7, 16GB RAM, 256GB 스토리지로 가격은 무려 1,599달러다. 여기에 199달러짜리 키보드와 99달러짜리 스타일러스를 더하면 1,899달러가 된다. 태블릿치고는 너무 비싼 금액이다.

그래도 픽셀 슬레이트는 새로운 컴퓨팅 시대의 시작으로 보인다. 화요일 프레젠테이션 동안 구글은 여러 번 “휴대폰용 인터페이스였다”라는 점을 언급했다. 물론 이것은 애플의 iOS를 의미하는 것이었지만, 태블릿에 탑재된 안드로이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안드로이드가 약간 가미된 크롬OS는 조금 달라 보인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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