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
2018.09.11

글로벌 칼럼 | 스티브 잡스를 봐서라도, ‘아이폰 XS’ 만은…

Leif Johnson | Macworld
애플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면 ‘X’라는 글자를 봤을 때 자동으로 떠오르는 특정한 어감이나 느낌이 있다. 애플의 의도야 X를 로마 숫자 10(Ten)으로 생각해 주길 바랬겠지만, 사람들이 왜 X-Men을 ‘텐 맨(Ten Man)’을 부르지 않는지, 프로페서 텐(Professor Ten)이나 말콤 텐(Malcom-Ten)은 왜 없는지 생각해보면 글자 X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느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사실, 발음 자체는 나쁘지 않다. ‘엑스’는 대단히 뚜렷하고, 장난스럽게 불길한 느낌까지 준다. ‘섹스(sex),’ ‘엑스(ex),’ 티라노사우르스 렉스(Rex)’ 등등.

문제는 아이폰 X의 후속작 이름이 ‘아이폰 XS(엑스에스)’가 될 것이라는 루머가 떠돌고 있다는 것이다.

제발, 제발, 제발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XS를 모두가 ‘엑세스(Excess, 지나침, 과도, 과잉)’로 부르게 될 것이란 걸, 설마 모르지는 않을 것 아닌가?

아니, 이렇게 쉬운 것부터 틀리면 어쩌자는 것인가? 직관성으로 흥한 기업이면서, 이렇게 직관적으로 놀리기 쉬운 이름을 짓다니. 특히 삼성의 TV 광고는 안 봐도 뻔하다. ‘엑세시브(excessive, 지나친, 과도한)’한 가격에 대해 동네방네 노래를 부르고 다닐 것이다. 안 그래도 애플 폰과 비교하지 않고는 자사 제품을 홍보하지 못하는 삼성인데 이런 좋은 먹잇감을 놓칠 리 없다(그리고 불길한 예감이지만, 애플은 삼성이 원하는 바를 그대로 따라 줄 것 같다).

그렇게 시작된 ‘애플 놀리기’는 결국 SNL(Saturday Night Live)같은 토크쇼를 거쳐 이브닝 시트콤의 조롱거리가 되고, 정치 풍자 만화의 패러디 땔감으로 막을 내릴 것이다. 뭐 그런다고 해서 판매량에 지장이 가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이런 사소한 놀림이 애플의 시장 평가가 전 세계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치솟는 것을 방해하지는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 린치마저도 신형 아이폰의 시작가가 1,000달러를 넘길 것이라고 예상하는 가운데, 이러한 놀림은 계속될 것이다. 내 말은, 굳이 왜 저들에게 먹이를 주느냐는 말이다.

이름의 중요성
이게 별 것 아닌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러한 네이밍은 예정된 PR 실패라고 볼 수 있으며, 애플 파크에서 일하는 이들 중 이를 예상치 못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을 리가 없다. 물론 새 VR기능에 수많은 사상자를 낸 허리케인 이름을 붙인 페이스북이나, 펩시로 경찰과의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카일리 제너(Kylie Jenner) 보다 나을지도 모르지만, 그야말로 풍자와 해학(조롱과 모욕)이 꽃피는 인터넷 시대를 사는 우리들은 이미 아이폰 XS라는 이름이 어떤 밈(meme)으로 탄생할지까지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안 그래도 애플 제품의 높은 가격에 불만이 많던 사람들, 애플의 혁신이 스티브 잡스 생전만 못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고 생각하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XS라는 이름은 차라리 선물처럼 느껴질 것이다. 이들은 초등학생일 때나 하던 유치한 말장난, 집에서 동생이나 누나를 놀릴 때 붙이는 별명 같은 것으로 애플 폰을 조롱할 것이다. 쇼미더머니에서 라임을 맞추는 데 사용되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하지만 가장 문제는 이런 조롱들이 완전히 사실무근은 아니라는 데 있다. 한때는 그래도 고품질의 기술에 나름 꽤 신경을 쓰던 애플이, 이제는 스마트 워치에 금을 입혀 놓고 1만 달러라는 가격을 받는 기업이 돼 버렸다. 솔직히 이런 모습은 ‘지나치다(excess)’는 평가를 받아도 할 말이 없다.



게다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X를 ‘엑스’로 발음하리라는 것을 과거 경험을 통해서도 충분히 알 만하지 않은가? 아이폰 X 얘기가 아니다. 맥 OS X를 놓고 애플은 항상 ‘맥 OS 텐(Ten)’이라고 불리기를 바랬지만,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람들은 OS X를 묘사할 때 (복잡하다는 뜻의 형용사) ‘컴플렉스(complex)’로 라임을 맞추고 있다.

이런 경험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단 말인가? 최소한 아이폰 X의 경우 ‘엑스’로 발음해도 어감이 나쁘지 않았고, 크게 불만을 가질 요소도 없었다. 솔직히, 좀 멋있다는 느낌까지 든다. 하지만 아이폰 XS는 그보다 훨씬 부정적인 인상을 준다. 이는 지금이라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실수이다.

신형 아이폰 이름을 둘러싼 루머들
물론, 아이폰 XS가 정식 이름으로 채택된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소문일 뿐이다. 그 때문에 애플이 이런 짓까지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 본다. 전혀 잘못된 헛소문일 뿐이고, 필자가 본 ‘유출’ 이미지들 역시 다음 주 발표 때 보게 될 진짜 아이폰과는 전혀 다른 모습일 거라고. (물론 제품보다 이름에 더 관심이 쏠리는 이런 상황 자체가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지난 몇 해 동안 애플 신제품에 대해 흘러나온 루머들은 ‘과도하게’ 정확한 경향이 있었다(마치 철저한 보안을 강조하는 애플을 비웃기라도 하듯 말이다). 이미 신형 폰과 애플 워치에 대한 많은 루머들이 사실인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름에 대한 루머만 부정확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지금은 이름을 바꾸기엔 너무 늦었다. 유일한 희망은 이 이름이 몇 달 전에 하나의 안건으로 제시되었다가 X 표시를 당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참, 그리고, 절대 ‘아이폰 XS 맥스(XS Max)’ 만은 안 된다! editor@itworld.co.kr 


iOS
2018.09.11

글로벌 칼럼 | 스티브 잡스를 봐서라도, ‘아이폰 XS’ 만은…

Leif Johnson | Macworld
애플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면 ‘X’라는 글자를 봤을 때 자동으로 떠오르는 특정한 어감이나 느낌이 있다. 애플의 의도야 X를 로마 숫자 10(Ten)으로 생각해 주길 바랬겠지만, 사람들이 왜 X-Men을 ‘텐 맨(Ten Man)’을 부르지 않는지, 프로페서 텐(Professor Ten)이나 말콤 텐(Malcom-Ten)은 왜 없는지 생각해보면 글자 X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느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사실, 발음 자체는 나쁘지 않다. ‘엑스’는 대단히 뚜렷하고, 장난스럽게 불길한 느낌까지 준다. ‘섹스(sex),’ ‘엑스(ex),’ 티라노사우르스 렉스(Rex)’ 등등.

문제는 아이폰 X의 후속작 이름이 ‘아이폰 XS(엑스에스)’가 될 것이라는 루머가 떠돌고 있다는 것이다.

제발, 제발, 제발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XS를 모두가 ‘엑세스(Excess, 지나침, 과도, 과잉)’로 부르게 될 것이란 걸, 설마 모르지는 않을 것 아닌가?

아니, 이렇게 쉬운 것부터 틀리면 어쩌자는 것인가? 직관성으로 흥한 기업이면서, 이렇게 직관적으로 놀리기 쉬운 이름을 짓다니. 특히 삼성의 TV 광고는 안 봐도 뻔하다. ‘엑세시브(excessive, 지나친, 과도한)’한 가격에 대해 동네방네 노래를 부르고 다닐 것이다. 안 그래도 애플 폰과 비교하지 않고는 자사 제품을 홍보하지 못하는 삼성인데 이런 좋은 먹잇감을 놓칠 리 없다(그리고 불길한 예감이지만, 애플은 삼성이 원하는 바를 그대로 따라 줄 것 같다).

그렇게 시작된 ‘애플 놀리기’는 결국 SNL(Saturday Night Live)같은 토크쇼를 거쳐 이브닝 시트콤의 조롱거리가 되고, 정치 풍자 만화의 패러디 땔감으로 막을 내릴 것이다. 뭐 그런다고 해서 판매량에 지장이 가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이런 사소한 놀림이 애플의 시장 평가가 전 세계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치솟는 것을 방해하지는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 린치마저도 신형 아이폰의 시작가가 1,000달러를 넘길 것이라고 예상하는 가운데, 이러한 놀림은 계속될 것이다. 내 말은, 굳이 왜 저들에게 먹이를 주느냐는 말이다.

이름의 중요성
이게 별 것 아닌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러한 네이밍은 예정된 PR 실패라고 볼 수 있으며, 애플 파크에서 일하는 이들 중 이를 예상치 못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을 리가 없다. 물론 새 VR기능에 수많은 사상자를 낸 허리케인 이름을 붙인 페이스북이나, 펩시로 경찰과의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카일리 제너(Kylie Jenner) 보다 나을지도 모르지만, 그야말로 풍자와 해학(조롱과 모욕)이 꽃피는 인터넷 시대를 사는 우리들은 이미 아이폰 XS라는 이름이 어떤 밈(meme)으로 탄생할지까지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안 그래도 애플 제품의 높은 가격에 불만이 많던 사람들, 애플의 혁신이 스티브 잡스 생전만 못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고 생각하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XS라는 이름은 차라리 선물처럼 느껴질 것이다. 이들은 초등학생일 때나 하던 유치한 말장난, 집에서 동생이나 누나를 놀릴 때 붙이는 별명 같은 것으로 애플 폰을 조롱할 것이다. 쇼미더머니에서 라임을 맞추는 데 사용되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하지만 가장 문제는 이런 조롱들이 완전히 사실무근은 아니라는 데 있다. 한때는 그래도 고품질의 기술에 나름 꽤 신경을 쓰던 애플이, 이제는 스마트 워치에 금을 입혀 놓고 1만 달러라는 가격을 받는 기업이 돼 버렸다. 솔직히 이런 모습은 ‘지나치다(excess)’는 평가를 받아도 할 말이 없다.



게다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X를 ‘엑스’로 발음하리라는 것을 과거 경험을 통해서도 충분히 알 만하지 않은가? 아이폰 X 얘기가 아니다. 맥 OS X를 놓고 애플은 항상 ‘맥 OS 텐(Ten)’이라고 불리기를 바랬지만,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람들은 OS X를 묘사할 때 (복잡하다는 뜻의 형용사) ‘컴플렉스(complex)’로 라임을 맞추고 있다.

이런 경험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단 말인가? 최소한 아이폰 X의 경우 ‘엑스’로 발음해도 어감이 나쁘지 않았고, 크게 불만을 가질 요소도 없었다. 솔직히, 좀 멋있다는 느낌까지 든다. 하지만 아이폰 XS는 그보다 훨씬 부정적인 인상을 준다. 이는 지금이라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실수이다.

신형 아이폰 이름을 둘러싼 루머들
물론, 아이폰 XS가 정식 이름으로 채택된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소문일 뿐이다. 그 때문에 애플이 이런 짓까지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 본다. 전혀 잘못된 헛소문일 뿐이고, 필자가 본 ‘유출’ 이미지들 역시 다음 주 발표 때 보게 될 진짜 아이폰과는 전혀 다른 모습일 거라고. (물론 제품보다 이름에 더 관심이 쏠리는 이런 상황 자체가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지난 몇 해 동안 애플 신제품에 대해 흘러나온 루머들은 ‘과도하게’ 정확한 경향이 있었다(마치 철저한 보안을 강조하는 애플을 비웃기라도 하듯 말이다). 이미 신형 폰과 애플 워치에 대한 많은 루머들이 사실인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름에 대한 루머만 부정확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지금은 이름을 바꾸기엔 너무 늦었다. 유일한 희망은 이 이름이 몇 달 전에 하나의 안건으로 제시되었다가 X 표시를 당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참, 그리고, 절대 ‘아이폰 XS 맥스(XS Max)’ 만은 안 된다! editor@itworld.co.kr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