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은 그 종류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두 범주로 분류한다.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승인형) 블록체인이 그것이다. 합의 프로세스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사람이 트랜젝션을 확인하거나 보낼 수 있는 블록체인이 퍼블릭 블록체인다. 비트코인이 대표적이다.
반대로 사전에 심사해 승인한 실체만 장부에 입력(기록)할 수 있고, 중앙에서 관리하는 블록체인이 프라이빗(승인형) 블록체인이다. 전세계에 수 많은 지사를 운영하고 있는 하나의 회사, 특정 비즈니스 목적에서 제휴하고 있는 기업 집단이 이런 승인형 블록체인을 이용할 수 있다. 프라이빗/퍼블릭 해시 키 시스템으로 이런 승인형 블록체인의 정보에 액세스할 수 있는 사람을 보호할 수 있다.
기업용 기술로는 초기 단계이지만,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징후가 아주 강하다.
블록체인의 진화 방향
IBM 글로벌 인더스트리, 플랫폼, 블록체인 부문 수석 부사장 브리젯 반 크랄리젠에 따르면, 블록체인은 이미 수 많은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반 크랄리젠은 “금융 서비스 산업에서는 꽤 혁신적인 사용례가 뿌리를 내려 확장될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거의 모든 상품을 ‘토큰화’하는 모델이 부상해 자리를 잡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많은 영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전망이다. 단순히 대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토큰화’란 상품이나 자산에 대한 권리를 블록체인에서 추적할 수 있는 디지털 토큰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자산이란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석유, 자동차, 기타 전자 장부로 구입하거나 판매하고 싶은 모든 종류의 자산을 일컫는다.
유럽의 경우, 수출 프로세스가 너무 복잡하고, 여기에 많은 비용이 발생해 상품을 수출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의 비율이 40%에 달한다. 지난 해, 다섯 개 은행이 중소기업의 국제 무역 거래를 지원하는 승인형 블록체인을 구현하기 위해 IBM과 손을 잡았다. 현재 26곳의 기업이 이 전자 장부 시스템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전자 장부를 이용, 지리적 경계와 은행의 경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신원’ 정보와 신용 정보를 공유한다. 반 크랄리젠에 따르면, 45일이 소요됐던 거래를 10일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기업들이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방식에 변화를 가져온다. 크릴리젠은 “힘 있는 일부 IT 솔루션 업체가아닌, 네트워크 구성원이 이를 처리하고 있다. 신뢰에 대한 하나의 공통된 비전이 구현되었다. 지난 10년 간 정부와 기관에 대한 신뢰는 최저치였다. (개인적인 판단으로) 블록체인은 신뢰와 투명성, 승인에 중심을 둔 비즈니스 모델을 보강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할 잠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독자적으로 보안(안전)과 불변성을 보장하는 블록체인은 수 많은 기록을 유지하고 관리해야 하는 필요성을 없앤다. 이와 관련, IT 서비스 회사인 젠팩트(Genpact)의 전략 담당 부사장 사우라브 굽타에 따르면, 특정 거래에 여러 당사자가 관여하는 경우를 중심으로 기록 유지 및 관리와 관련된 많은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
운송을 예로 들면, 선적 화물에 대한 선하증권(B/L)은 전통적으로 종이 서류였다. 그리고 상품 운송이 완료될 때까지 검사자와 수령자가 여러 차례 확인을 하고 서명을 해야 한다. 전자 시스템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분리된 경우가 많다. 여러 당사자가 각기 화물을 확인 및 승인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로 인해 ‘행정적’ 처리 기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A.P. 몰러-머스크 그룹(A.P.Moller-Maersk)의 최고 디지털 책임자 이브라힘 고첸에 따르면, 케냐에서 아보카도 컨테이너 하나를 로테르담의 터미널로 운송하는 과정에 많게는 30개 회사와 100여 명이 관여를 한다. 고첸은 “또 200여 종류의 정보를 교환한다. 이런 복잡한 일련의 관계들이 큰 혼란과 혼동을 초래한다. 정보가 불일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상품 흐름을 방해한다. 당사자 간 P2P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또 복잡하고, 노동 집약적이다. 정보 공유가 미흡하다. 서로를 믿을 수 없어 일 처리에 많은 방해가 초래된다”고 설명했다.
2017년 3월, 몰러-머스크 그룹은 이런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 장부를 테스트한다고 발표했다. 공급망을 디지털화, 컨테이너 운송에 필요한 수 많은 서류를 전자 장부로 추적 및 관리하는 시험이다. 몰러-머스크 그룹은 지난 1월 ‘개념 증명’용 운송 플랫폼을 배치하기 위해 IBM과 제휴했다.
이 덴마크 소재 컨테이너 선사는 듀폰(DuPont), 다우 케미컬(Dow Chemical), 테트라 파크(Tetra Pak), 휴스턴 항만(Port Houston), 로테르담 포트 커뮤니티 시스템 포트베이스(Rotterdam Port Community System Portbase), 네덜란드 관세청, 미국 관세 국경 보호청 등 여러 고객들과 블록체인 플랫폼을 테스트하고 있다.
IBM과 몰러-머스크의 협력
IBM과 몰러-머스크는 뉴욕에 (아직 이름을 정하지 않은) 회사 하나를 설립했다. 이 회사를 통해 올해 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운송 추적 시스템을 출시할 계획이다. 물러 머스크는 고객에게 전자 추적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다른 선사에 이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고첸은 “우리를 위해서만 시스템을 사용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다.
블록체인 기반의 운송 네트워크는 가상 대시보드를 통해 ‘싱글 뷰’를 구현해 제공한다. 제조업체부터 선사, 항만 당국, 정부 기관 등 모든 참여 당사자가 한 장소에서 한 번에 모든 상품과 운송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이다.
해상 운송 공급망에 참여하고 있는 각각의 당사자들은 블록체인 장부를 통해 상품과 관련된 진행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현재 컨테이너의 위치를 알 수 있다. 또 통관 서류의 상태, B/L, 기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자 장부는 불변의 기록을 생성하기 때문에,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동의 없이는 ‘불변의 기록(블록)’을 수정, 삭제, 심지어 부가 기록을 추가할 수 없다. 고첸은 “여러 참여자가 각자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는 앱 스토어와 유사한 공개형 플랫폼이다.”고 설명했다.
이 플랫폼의 출발점은 핵심 애플리케이션들이다. 운송 정보 파이프라인은 해상 운송과 관련된 정보를 안전하게 교환할 수 있도록 승인된 모든 당사자에게 실시간으로 공급망에 대한 ‘완전한 가시성’을 제공한다. 그리고 서류없는 무역 앱은 최종 사용자가 안전하게 (위치한 국가와 상관 없이) 서류와 문서를 제출, 확인, 승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 종이 서류 업무를 디지털화 및 자동화한다. 또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 컨트랙트(비즈니스 자동화 도구)로 모든 필요한 승인을 처리, 승인 절차를 간소화해 앞당기고, 실수를 줄인다.
블록체인 장부 시스템에 가입하기 원하는 기업들은 API를 사용하고, 타블로(Tableau)나 스폿파이어(Spotfire) 같은 데이터 시각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기존 해상 운송 시스템과 블록체인 장부를 연결할 수 있다. 고첸은 “서류 없는 무역 체계이다. 최종 사용자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모든 서류를 제출, 승인, 교환할 수 있다.
서류와 문서는 안전한 데이터베이스에 ‘오프체인’ 방식으로 저장된다. 그러나 이와 연결된 트랜젝션과 이벤트는 블록체인에 저장된다. 이는 국제 무역의 장벽을 제거하고, 거래 비용을 줄이고,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중개자’ 가운데 일부를 없애는 1대다 관계를 구현한다. 현재 단순히 싸게 사서 비싸게 판매하는 중개자들이 많다. 우리는 공급망에서 이런 중개자를 없애려 시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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