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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걸러내자” 안테나만큼 중요한 무선 네트워킹의 필터

Brent Dietz | Network World 2018.03.28
자가용이 10만km 서비스를 받기 전까지 필터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수리 명세서에서야 공기 필터, 오일 필터, 연료 필터, 캐빈 필터, 변속기 오일 필터 등을 볼 수 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필터가 사용되는 것인가?

하지만 이때를 제외하고 필터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신경도 쓰지 않는다. 사람들은 우리가 주머니에 여러 개의 필터를 가지고 다닌다는 것을 알면, 깜짝 놀란다. 하지만 이들 필터는 호주머니 보푸라기를 없애기 위한 것이 아니라 스냅챗이나 인스타그램을 원활하게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Image Credit : GettyImagesBank

RF 필터의 기본
필터는 안테나와 마찬가지로 네트워킹 구성의 일부로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모바일 데이터와 4G LTE 네트워크의 급격한 성장으로 무선 트래픽을 수용하기 위해 새로운 주파수 대역이나 주파수 대역 결합(Carrier Aggregation, 이하 CA)에 대한 수요가 전례없이 높아졌다. 3G 네트워크는 5개의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데 그쳤지만, LTE 네트워크는 현재 40개 이상의 대역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수는 5G의 등장과 함께 더 증가할 것이다.

모바일 네트워크에 연결된 디바이스는 셀룰러 신호나 와이파이, 블루투스, GPS 신호를 여러 주파수 대역에 걸쳐 전송하면서 간섭을 피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금방 떠올리겠지만, 자동차 지붕에 달린 상어 지느러미 모양 안테나부터 이동통신 기지국, 레이더 통신 시스템, IoT에 연결된 산업, 과학, 의학용 애플리케이션까지 모든 곳에 필터가 필요하다.

한 덩어리의 주파수가 서로 시선을 끌려고 경쟁을 할 때, 필터는 원하는 주파수를 허용하고 원하지 않는 주파수를 거절하는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필터는 반지의 제왕에서 악마 발록을 막아선 간달프와 같다. “넌 못 지나가!(You shall not pass!).”

오늘날의 디바이스는 이런 간섭과 싸우기 위해 30~40개의 필터를 내장하고 있다. 그리고 상황은 더 많은 필터가 필요한 차세대 고성능 스마트폰 때문에 한층 더 복잡해질 가능성이 크다.

필터링의 과제
필터는 RF 디자인 엔지니어에게는 필수적인 툴이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우선 필터 성능은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오늘날 디바이스에 탑재된 필터는 평균 섭씨 60도 정도에 맞춰 만들어진다. 일반적인 거실 온도는 25도 정도. 자동차 지붕 안테나에 내장된 필터는 당연히 이보다 더 열을 많이 받는다.

필터가 뜨거워지면, 특정 주파수를 격리하는 것이 더 어려워진다. 그리고 신호를 인접 주파수 대역으로 떠내려 보내는 ‘드리프트(Drift)’의 가능성도 커진다. 정전기와 백색 소음, 공동전화, 통화 불통을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더 많은 새로운 대역이 기존 대역과 인접한 주파수에 할당되면서 온도에 의한 드리프트 관리가 중요해졌다. 또한, 이동통신업체들이 네트워크 성능을 높이기 위해 최대 5개의 채널을 결합하는 등 CA가 확산하면서 정확한 필터는 필수 사항이 됐다.

RF 업계는 현재 온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드리프트 가능성이 작거나 전혀 없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 표면탄성파(Surface Acoustic Wave, SAW) 필터와 벌크탄성파(Bulk Acoustic Wave, BAW) 필터는 온도 변화에도 고도로 안정적이기 때문에 새로운 디바이스의 성능 요구사항을 만족한다.

차세대 고성능 스마트폰 역시 더 많은 필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RF를 사용하는 모든 디바이스와 마찬가지로 이들 부품을 위한 물리적인 공간은 유한다. 따라서 엔지니어는 더 작은 공간에서 고성능을 제공하기 위한 필터를 결합할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필자가 좋아하는 RF 용어 사전을 살펴보자. 듀플렉서, 트리플렉서, 쿼드플렉서, 심지어 헥사플렉서까지 모두 멀티플렉서(Multiplexer)라는 디바이스 군을 부르는 말이다. 멀티플렉서는 여러 개의 필터를 하나의 디바이스에 결합해 설계 시 공간을 절약하고 디자인을 단순화하고 성능 요구사항을 만족할 수 있도록 해준다. 물론 간섭도 회피한다.

와이파이는 마지막 과제이다. 일부 기계 반대주의자들은 아직도 스마트폰을 문자 보내고 통화하는 데 사용하지만, 대부분은 웹을 둘러보고 스트리밍 비디오를 시청하고 소셜 미디어에 글을 올리는 데 사용한다. 그런데 LTE와 와이파이 대역은 극히 가까우면서도 필터링하지 않는 채이다. 따라서 와이파이 신호는 디바이스의 LTE 수신 감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이런 감도 둔화는 통화 중단이나 간섭 등 여러 가지 끔찍한 일의 원인이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필터가 필요하다. 공존 필터(Coexistence filter)는 이름 그대로 와이파이와 LTE 신호가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해 준다. 이들 필터는 인접한 주파수를 거부해 인스타그램을 보는 동안 전화 통화가 방해하지 않도록 해 준다. 특히 커넥티드 카에 중요한데, LTE와 와이파이, 블루투스, GPS, V2V(Vehicle-to-Vehicle), V2I(Vehicle-to-Infrastructure)가 간섭없이 공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터가 없으면 상당한 무선 트래픽 정체를 피할 수 없다. 오늘날의 모바일 환경에서 디바이스 한 대에 필요한 대역의 수는 놀랄 정도로 많다. 그리고 5G 시대의 도래와 함께 점점 증가할 것이다. 이들 대역을 모두 지원하는 것은 간섭 문제를 일으키고, 결국 필터가 없다면 네트워킹은 전혀 동작하지 않을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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