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08

IDG 블로그 | 단순성과 기능성 사이, 안드로이드의 아슬아슬한 줄 타기

JR Raphael | Computerworld
안드로이드 P 개발자 프리뷰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그 동안 필자는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의 상태와 안드로이드가 모바일 기술 생태계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사실 안드로이드 내부에서도 어떤 새로운 기능이 등장했을 때는 그것이 사실은 서드파티 업체에서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기능이었던 경우가 많았다.



누가(Nougat)를 예로 들어 보자. 2016년 안드로이드 7.0 출시 당시 가장 주목 받았던 기능은 바로 화면 분할 모드였다. 화면 분할 모드란 한 화면에서 두 개의 앱을 동시에 보고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기능이다. 또 빠른 설정 영역이 확장된 것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알림판 위에 토글이 상주하도록 했으며, 이 상태에서 화면을 쓸어 내리면 새로운 맞춤형 타일이 나타난다.

그리고 두 기능 모두 삼성이나 기타 안드로이드 폰 업체가 만든 안드로이드 기반 소프트웨어에 예전부터 있어왔던 것들이며, 이들 업체는 자사 스마트폰에 꾸준히 이 기능을 포함시켜 왔다. 단지 2016년이 되어서야 안드로이드 OS나 보다 넓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일환으로 포함되었을 뿐이다.

때문에 몇 주 전 구글의 자체 앱에서 스크린샷 편집 및 공유 기능을 테스트 중이라는 것을 이야기할 때도 자연스레 이런 점이 지적되었다. 필자는 안드로이드 시스템 전반을 아우르는 요소로서 이런 기능이 너무나 적절하며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으며, 몇몇 예리한 독자들은 이미 몇몇 서드파티 디바이스에 (비록 형태는 조금 다를지 몰라도) 이러한 기능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오해하지 말기를 바란다. 조금은 이상해 보이는 이런 이중성이 사실이 아닌 경우도 많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업데이트 될 때는 거의 항상 근본적인 OS 개선과 플랫폼 전반에 적용되는 기능 추가 등이 동반되었고, 이런 변화는 이전 OS에는 적용되지 않았던(그리고 적용할 수 없었던) 변화들이었다. 실제로 시장 내 다른 업체들이 이미 오래 전부터 적용해 오던 기능을 뒤늦게 구글이 ‘따라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들이 종종 있었으며, 특히 요즘 들어 구글의 이런 선택을 통해 시장은 그 기능이 단순한 요행이 아니라 시장 전반에 자리잡은 주류 트렌드임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리고 조금만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소프트웨어는 단순성과 기능적 완성도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범위가 넓은 사용자 집단(스마트폰이 좋은 예일 것이다)도 금방 익힐 수 있는, 직관적이고 쉽고 단순한 소프트웨어를 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스마트 디바이스의 생산성 제고를 갈망하는 파워 유저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만큼 강력한 기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양 극단에 단순성과 기능성이 위치한 스펙트럼에서, 대부분 소프트웨어들은 그 중간 어디쯤엔가 위치하게 된다. 이 둘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 직관적이면서도 동시에 다양하고 강력한 기능을 갖춘 소프트웨어를 만든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때문에 이러한 일을 해 낸 업체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로서 주목을 받는. 필자는 그 누구보다도 이런 불가능에 가까운 앱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 본 사람이니, 믿어도 좋다.

어쨌든 안드로이드는 그 동안 기능보다는 단순성에 더 비중을 두는 행보를 보여 왔다. 2011년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시절부터 구글은 안드로이드 경험을 단순화하고 보다 세련되고, 직관적이며, 사용자 친화적인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본적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덥고 습한 온실보다는 농사를 짓기 좋은 비옥한 땅에 가까웠다. 물론 안드로이드가 온갖 종류의 다양한 고급 기능들을 추가할 수 있는 툴이나 확장 프로그램을 지원해 온 것은 사실이나, 이들 대부분은 사용자가 원한다면 설치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일 뿐 OS 자체에 기본 내장되어 있는 기능은 아니었다.

반면 삼성과 같은 서드파티 디바이스 업체들은 정반대의 접근을 채택해 왔다. 실용적 가치가 있을지 의문이 드는 기능들까지도 전혀 구분 없이 모든 것을 다 한 곳에 몰아 넣고 사용자에게 엄청나게 다양한 기능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정말 흥미로운 사실은 따로 있다. 시간이 흐르며 단순성만을 추구하던 구글은 점차 기능성에도 집중하는 쪽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으며, 반대로 기능성의 극단을 걷던 서드파티 업체들은 직관성과 단순성에 눈을 돌리고 있다. 생각해 보라. 지난 수 년간, 핵심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는 점점 더 다양한 기능을 갖추게 된 반면(그 결과 직관성과 단순성을 다소 잃어 버렸지만), 서드파티 업체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터페이스 개선에 집중하고 보다 직관적이고 사용하기 쉬운 소프트웨어를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P를 기다리며, 필자가 던지고자 하는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과연 언제쯤이면 양 극단이 중간에서 만나 균형을 이룰 수 있을까? 한 때 이들간의 어마어마하게 넓었던 간극을 생각해 본다면(구글의 핵심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와 2011년~2012년 당시 삼성, HTC, 소니가 내놓은 제품들 간에는 건널 수 없는 바다가 존재했다), 그리고 오늘날 이들이 얼마나 서로 가까워 졌는가를 생각해 본다면, 답은 이미 나온 듯하다.

이미 균형 잡기가 시작되었다.  editor@itworld.co.kr

2018.03.08

IDG 블로그 | 단순성과 기능성 사이, 안드로이드의 아슬아슬한 줄 타기

JR Raphael | Computerworld
안드로이드 P 개발자 프리뷰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그 동안 필자는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의 상태와 안드로이드가 모바일 기술 생태계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사실 안드로이드 내부에서도 어떤 새로운 기능이 등장했을 때는 그것이 사실은 서드파티 업체에서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기능이었던 경우가 많았다.



누가(Nougat)를 예로 들어 보자. 2016년 안드로이드 7.0 출시 당시 가장 주목 받았던 기능은 바로 화면 분할 모드였다. 화면 분할 모드란 한 화면에서 두 개의 앱을 동시에 보고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기능이다. 또 빠른 설정 영역이 확장된 것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알림판 위에 토글이 상주하도록 했으며, 이 상태에서 화면을 쓸어 내리면 새로운 맞춤형 타일이 나타난다.

그리고 두 기능 모두 삼성이나 기타 안드로이드 폰 업체가 만든 안드로이드 기반 소프트웨어에 예전부터 있어왔던 것들이며, 이들 업체는 자사 스마트폰에 꾸준히 이 기능을 포함시켜 왔다. 단지 2016년이 되어서야 안드로이드 OS나 보다 넓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일환으로 포함되었을 뿐이다.

때문에 몇 주 전 구글의 자체 앱에서 스크린샷 편집 및 공유 기능을 테스트 중이라는 것을 이야기할 때도 자연스레 이런 점이 지적되었다. 필자는 안드로이드 시스템 전반을 아우르는 요소로서 이런 기능이 너무나 적절하며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으며, 몇몇 예리한 독자들은 이미 몇몇 서드파티 디바이스에 (비록 형태는 조금 다를지 몰라도) 이러한 기능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오해하지 말기를 바란다. 조금은 이상해 보이는 이런 이중성이 사실이 아닌 경우도 많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업데이트 될 때는 거의 항상 근본적인 OS 개선과 플랫폼 전반에 적용되는 기능 추가 등이 동반되었고, 이런 변화는 이전 OS에는 적용되지 않았던(그리고 적용할 수 없었던) 변화들이었다. 실제로 시장 내 다른 업체들이 이미 오래 전부터 적용해 오던 기능을 뒤늦게 구글이 ‘따라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들이 종종 있었으며, 특히 요즘 들어 구글의 이런 선택을 통해 시장은 그 기능이 단순한 요행이 아니라 시장 전반에 자리잡은 주류 트렌드임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리고 조금만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소프트웨어는 단순성과 기능적 완성도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범위가 넓은 사용자 집단(스마트폰이 좋은 예일 것이다)도 금방 익힐 수 있는, 직관적이고 쉽고 단순한 소프트웨어를 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스마트 디바이스의 생산성 제고를 갈망하는 파워 유저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만큼 강력한 기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양 극단에 단순성과 기능성이 위치한 스펙트럼에서, 대부분 소프트웨어들은 그 중간 어디쯤엔가 위치하게 된다. 이 둘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 직관적이면서도 동시에 다양하고 강력한 기능을 갖춘 소프트웨어를 만든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때문에 이러한 일을 해 낸 업체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로서 주목을 받는. 필자는 그 누구보다도 이런 불가능에 가까운 앱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 본 사람이니, 믿어도 좋다.

어쨌든 안드로이드는 그 동안 기능보다는 단순성에 더 비중을 두는 행보를 보여 왔다. 2011년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시절부터 구글은 안드로이드 경험을 단순화하고 보다 세련되고, 직관적이며, 사용자 친화적인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본적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덥고 습한 온실보다는 농사를 짓기 좋은 비옥한 땅에 가까웠다. 물론 안드로이드가 온갖 종류의 다양한 고급 기능들을 추가할 수 있는 툴이나 확장 프로그램을 지원해 온 것은 사실이나, 이들 대부분은 사용자가 원한다면 설치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일 뿐 OS 자체에 기본 내장되어 있는 기능은 아니었다.

반면 삼성과 같은 서드파티 디바이스 업체들은 정반대의 접근을 채택해 왔다. 실용적 가치가 있을지 의문이 드는 기능들까지도 전혀 구분 없이 모든 것을 다 한 곳에 몰아 넣고 사용자에게 엄청나게 다양한 기능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정말 흥미로운 사실은 따로 있다. 시간이 흐르며 단순성만을 추구하던 구글은 점차 기능성에도 집중하는 쪽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으며, 반대로 기능성의 극단을 걷던 서드파티 업체들은 직관성과 단순성에 눈을 돌리고 있다. 생각해 보라. 지난 수 년간, 핵심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는 점점 더 다양한 기능을 갖추게 된 반면(그 결과 직관성과 단순성을 다소 잃어 버렸지만), 서드파티 업체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터페이스 개선에 집중하고 보다 직관적이고 사용하기 쉬운 소프트웨어를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P를 기다리며, 필자가 던지고자 하는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과연 언제쯤이면 양 극단이 중간에서 만나 균형을 이룰 수 있을까? 한 때 이들간의 어마어마하게 넓었던 간극을 생각해 본다면(구글의 핵심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와 2011년~2012년 당시 삼성, HTC, 소니가 내놓은 제품들 간에는 건널 수 없는 바다가 존재했다), 그리고 오늘날 이들이 얼마나 서로 가까워 졌는가를 생각해 본다면, 답은 이미 나온 듯하다.

이미 균형 잡기가 시작되었다.  editor@itworld.co.kr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