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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애플은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Mike Elgan | Computerworld 2017.05.16


1. 위탁생산업체를 통한 생산 가능성
언론은 “프로젝트 타이탄”을 자율 주행차 그 자체가 아니라 무인차를 위한 소프트웨어 제작 프로젝트로 해석했다. 특히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의 PC에 대한 접근과 같은 사업 모델을 수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즉 소프트웨어만 제작하고, 하드웨어는 제조사에서 만들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정황 상의 증거를 보면, 애플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를 모두 제작하고, 단지 생산을 서드 파티 위탁생산자에게 맡기는 전형적인 애플의 방식을 그대로 따를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의 한 소스에 따르면 마그나 스타이어(Magna Steyr)라는 기업 출신 엔지니어 10여 명이 68 리서치 랩에서 일하는 중이다. 오스트리아 기업인 마그나 스타이어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계약 위탁생산업체로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애스턴 마틴, 아우디 TT, 피아트, 푸조 등 유명 기업들의 생산을 담당했다. 마그나 스타이어는 현재 재규어의 첫 번째 전기 자동차 랜드로버 I-Pace 생산을 맡고 있다. 마그나 스타이어는 또한 아이폰 제조사인 폭스콘(Foxconn)의 모델을 받아들였다.

애플이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자동차 계약 위탁생산섭체 마그나 스타이어가 개발한 컨셉 카

이 모든 사실을 종합해 보면, 애플이 직접 자동차 제작을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기 보다는 마그나 스타이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이를 제조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베를린 랩이나 스위스 전문가 채용, 로베르트 보슈 협력사 리스팅 등으로 미루어 보면 애플이 독일의 엔지니어링 기술과 자동차 산업 전문성을 차용할 것으로 보인다.)

2. 인수 가능성
이번 달 애플은 자사 유보금 규모가 2,560억 달러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애플이 단순히 가장 뛰어난 자율 주행차 기술을 원했다면 그러한 기술을 개발한 기업을 인수하면 그만이다. 다시 말해 기술 측면에서 앞서나가는 것이 애플의 목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고 애플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만 한 금전적 여력을 지니고 있다.

3. 아이폰의 전례
2006년 1월 9일 애플의 비밀 스마트폰 프로젝트를 본 사람이라면 아마 애플이 시장에 너무 늦게 진입했고, 기존의 업계 리더들보다 훨씬 뒤쳐졌기 때문에 절대로 시장을 주도할 기업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1년 뒤 애플은 보란 듯이 아이폰을 공개했고, 스마트폰 시장을 휩쓸었다.

아이폰의 전례는 ‘가장 먼저’ 시장을 점유하는 것은 애플의 관심사가 아님을 보여준다. (아이폰이 출시된 것은 IBM의 사이먼이라는 최초의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무려 15년이 지난 뒤였다.) 무인 자동차 사업에서도 애플은 무인 자동차의 각종 문제점과 그 해결책이 완전히 준비되기 전까지는 시장에 뛰어들지 않으려 할 것이다.

4. 미래의 교통 경험을 바꾸다
‘자동차’라고 하면 우리가 떠올리는 것은 현재의 자동차뿐이다. 거대 자동차 업체들이 디자인하고, 생산하여 자사 브랜드를 붙여 시장에 내놓으면 소비자들은 브랜드 충성도나 자동차의 기능, 또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아이덴티티 표현을 위해 그것을 산다.

자율 주행 자동차는 이 모든 것을 바꿔 놓을 것이다. 다가올 미래에 소비자는 더 이상 자동차의 엔진이나 타이어, 도색 같은 것에 신경 쓰지 않게 될 것이다. 어쩌면 더 이상 자동차를 ‘구매’ 할 필요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다. 자동차 구매 결정은 전적으로 교통 수단이 제공하는 경험에 의존하게 된다.

애플카에 대한 가장 혁신적인 비전은 다음과 같다. 교통 수단은 그저 시리가 제공하는 또 다른 서비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시리에게 출근을 하고 싶다고 말하면 시리가 2분 이내로 아이카를 보내 준다. (혹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픽업 스케줄을 정할 수도 있다.) 집 밖에 기다리고 있는 자율 주행차에 올라타면 자동차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승자의 아이클라우드(iCloud)와 아이튠즈(iTunes) 계정에 로그인하여 콘텐츠를 제공한다. 마치 아이폰을 타고 다니는 것과 같다. 음성 명령을 통해 음악을 재생하거나 영상을 시청하고, 채팅을 할 수도 있다. 아이카 비용은 모두 아이튠즈 계정을 통해 청구되거나 핸드폰 요금처럼 월별로 지불할 수도 있다. 더 이상 자동차를 구매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경험은 철저히 애플의 방식으로 재해석 된다. 통화나 음악 재생과 같은 콘텐츠 소비도 가정용 스피커에서 에어팟으로, 아이카에서 다시 에어팟과 오피스 기기로 물 흐르듯 자연스레 이어진다.

이런 방식으로 애플은 소비자의 일상적인 콘텐츠 소비와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변혁하게 될 것이다. 또한 자동차는 애플에게 있어 데이터 서버와 비슷한 역할을 할 것이다.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 소유의 하드웨어 역할을 자율 주행 자동차가 하게 된다.

애플이 스마트폰 비즈니스에 뛰어든 것은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콘텐츠 소비와 커뮤니케이션이 주로 이루어지는 플랫폼이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애플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서비스로 장악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의 시장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애플은 똑같은 이유로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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