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 퍼스널 컴퓨팅

우분투가 유니티를 버리는 것이 잘한 일인 이유

Alex Campbell | PCWorld 2017.04.13
우분투 사용자에게 새 소식이 있다. 아직 모르는 사람을 위해 전하자면, 캐노니컬(Canonical)이 내년 우분투 18.04 LTS에서 유니티(Unity) 8 릴리스를 공식적으로 포기했다. 대신 우분투 18.04는 GNOME 데스크톱과 함께 릴리스된다. 일부 열혈 우분투 팬은 깊은 슬픔에 빠지겠지만, 사실 이 결정은 보기와 달리 별로 나쁘지 않은 결정이다.

Credit: Максим Пе

간단히 보는 우분투 데스크톱의 역사
오래 전(그래봤자 인터넷 시대이긴 하지만), 우분투 OS에는 당시 사랑받던 GNOME 2 데스크톱 환경이 사용됐다. 당시만 해도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데스크톱은 소수에 불과했고 GNOME과 KDE가 그 대부분을 차지했다. 군더더기 없이 더 빠른 데스크톱을 원했던 사용자들은 가벼운 XFCE와 LXDE 데스크톱을 주로 사용했다.

2010년 우분투에 처음으로 유니티 데스크톱이 탑재돼 나왔을 때 주 대상은 넷북이었다. (필자는 그 당시의 Eee PC를 아직도 갖고 있다.) 이후 새롭게 부상하는 태블릿과 크롬북, 울트라북에 넷북이 밀려나는 동안에도 우분투는 유니티를 붙잡고 있었다. 과거의 GNOME 데스크톱을 원하는 사용자에게는 우분투 GNOME 배포판이 있었다. 쿠분투(Kubuntu, KDE가 포함된 우분투)와 마찬가지로 우분투 GNOME은 기본적으로 동일한 OS이면서 다만 유니티 대신 GNOME 데스크톱이 들어가 있을 뿐이었다.

GNOME 데스크톱 환경은 버전 3.0에 이르러 다시 분열되기 시작했다. MATE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 이전 GNOME 2 데스크톱에서 갈라져 나온 가지이며, 우분투 MATE 데스크톱까지 이어졌다. 한편 우분투 GNOME은 GNOME 프로젝트와 함께 움직였고 원하는 우분투 사용자에게 GNOME 3 데스크톱을 제공했다.

이번 결정이 좋은 이유
GNOME의 소프트웨어 노틸러스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페도라 25 데스크톱

우분투는 데스크톱 리눅스 분야를 주도하는 배포판이다. 비교적 설치하기 쉽고 .deb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어디서나 찾을 수 있으며 사용자 환경도 리눅스 배포판 중에서는 익히기 쉬운 편에 속한다. 사용자 기반이 워낙 커서 우분투의 데스크톱 관련 행보는 모든 배포판에 걸쳐 리눅스 데스크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유니티를 버리기로 한 결정은 우분투를 만드는 캐노니컬에게는 큰 방향 전환이다. 캐노니컬은 기존 프로젝트를 개선하는 대신 유니티를 통해 독자 행보를 하며 이미 있는 것들을 중복해서 만든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캐노니컬은 유니티를 포기함으로써 그 자원을 다른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게 됐다.

캐노니컬 설립자 마크 셔틀워스는 유니티의 끝을 알리는 블로그 게시글에서 캐노니컬이 데스크톱의 미래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임을 언급했다. 셔틀워스는 “세계에서 가장 사용하기 편한 오픈소스 데스크톱을 계속 생산하고, 기존 LTS 릴리스를 계속 유지하고, 파트너와 협력해서 그 데스크톱을 배포하고, 그 데스크톱을 사용하는 기업 고객을 지원하고, 그 데스크톱을 기반으로 혁신하는 수많은 IoT 및 클라우드 개발자들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우분투 데스크톱에 기여하고자 하는 개발자는 이제 GNOME 프로젝트에 기여하면 된다. GNOME 프로젝트는 그동안 캐노니컬을 비판했던 많은 사람들이 주로 지적했던 기여자 사용권 계약을 요구하지 않는다. 또한 사용자 기반이 커지면서 GNOME 프로젝트에 그만큼 더 많은 관심이 몰릴 테고, 이는 결과적으로 GNOME 데스크톱의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데스크톱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기능과 버그 수정에 대한 요구도 늘어나며 더 많은 사람들이 버그 보고서를 제출하게 된다.

데스크톱 사용자에게 이는 우분투 데스크톱의 향후 버전이 다른 리눅스 배포판과 더 일관성을 유지하게 되고 리눅스 커뮤니티 전반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이번 결정에 뒤따르는 아쉬운 부분들
우분투 기반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기대했다면, 아쉬움을 느낄 것이다.

무엇보다 데스크톱과 모바일 기기의 융합이라는 캐노니컬의 목표도 유니티와 함께 사라진다. 유니티의 사망은 과거 파이어폭스 OS가 그랬듯이 우분투 기반 태블릿과 폰 계획도 폐기될 것임을 의미한다. iOS, 안드로이드, 윈도우의 대안을 원했던 사람에게 이는 소비자 선택권의 축소를 나타낸다.

또한 iOS에 열광하지도 않고 안드로이드를 통해 구글에게 개인 정보를 바치기도 싫은, 개인 정보에 민감한 사람에게도 우울한 소식이다.

이 와중에 불확실성으로 빠져든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바로 미르(Mir) 개발이다. 미르는 사실상 캐노니컬의 웨이랜드(Wayland)로, 오래된 X.org 비디오 서버를 대체한다. 부연하자면 X.org와 웨이랜드 또는 미르는 그래픽 환경의 픽셀을 실제 화면에 뿌려주는 역할을 하는 OS의 일부다. 즉, X.org, 웨이랜드 또는 미르가 없으면 사용자는 텍스트 콘솔만 보게 된다.

미르는 유니티 8의 기본 비디오 서버가 될 참이었으므로 사실상 존재의 이유가 사라졌다. 셔틀워스는 블로그 글에서 미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르 역시 폐기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유니티 8과 유니티 8의 목표였던 컨버전스가 없다면 웨이랜드 대신 미르를 사용할 이유도 없다.

우분투 사용자가 기대할 수 있는 것들
GNOM3의 유니버설 검색은 앱이나 파일, 연락처를 찾는 것을 도와준다.

다음 LTS 릴리스에서 우분투 GNOME은 사실상 주 데스크톱 릴리스와 병합된다. 현재 유니티로 우분투를 사용 중인 사람에게는 데스크톱 자체에 몇 가지 변경 사항이 있겠지만 사용하는 앱은 대부분 동일하게 유지된다.

유니티와 GNOME이 다르다 해도 유니티는 사실 많은 부분을 GNOME 프로젝트에서 차용했다. 애플리케이션은 GNOME 3 데스크톱의 앱과 마찬가지로 다른 GTK 3 프레임워크를 사용해 가져온다. 사실 우분투의 설정 대부분은(화면 색 또는 전원 설정 변경 앱 등) 똑같은 애플리케이션이다.

다만 GNOME 데스크톱은 몇 가지 측면에서 유니티 데스크톱과 다르다. 첫째, 화면 왼쪽의 대시는 GNOME 기본 보기에서 표시되지 않는다. 이 대시는 작업(Activities) 보기에 나온다(화면 왼쪽 상단으로 커서를 이동하거나 Super/Windows 키를 누르면 열림). 작업 보기가 열린 상태에서 열린 창을 보고 빠른 실행 바에서 앱을 실행하거나 애플리케이션과 파일 이름을 입력하거나 웹을 검색할 수 있다.

유니티에서 애플리케이션과 파일을 검색하는 데 익숙하다면 GNOME에서도 작업 과정은 거의 똑같다. 즉, 손에 익는 데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생각만큼 익히는 것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결론
유니티의 사망과 함께 우분투는 데스크톱 환경 측면에서 다시 ‘무리’에 합류하게 된다. 유니티 없이 우분투를 사용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큰 변화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캐노니컬이 유니티를 선택하기 전부터 우분투 OS를 사용해온 사람에게는 우분투가 뿌리로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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