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을 감독하는 인간은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컴퓨터에 코드를 입력할 필요가 없다. 사실 한 마디도 할 필요가 없다. 인간 감독관은 그저 로봇이 상자를 잘못 갖다뒀다는 것을 파악했을 뿐이다. 그러면 로봇은 감독관의 생각을 인식하고 실수를 바로잡는다.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이겠지만, 오히려 영화보다 현실에 가까운 이야기다.
미국 보스턴 대학과 MIT의 컴퓨터 과학 및 인공지능 연구실(Computer Science and Artificial Intelligence Laboratory, CSAIL) 소속 과학자들이 뇌 제어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목표는 자연스러운 인간의 연장 선상에 있는 로봇을 설계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과 로봇의 관계가 주종이 아닌 파트너십으로 바뀐다.
보스턴 대학 신경과학 교수인 프랭크 구엔더는 “이 과정으로 로봇과 인간 간 원활한 상호작용이 더욱 현실화에 가까워졌다”며, “인간이 여러 로봇과 쉽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의 두뇌가 오류를 인식할 때의 두뇌 신호를 탐지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이 프로젝트는 약 2년간 진행돼왔다.
구엔더 교수에 따르면, 실수를 발견한 사람의 단순한 행동은 사람의 두피 외부에서도 감지할 수 있는 상당히 강력한 뇌 신호로 이어진다.
구엔더는 MIT와 보스턴 대학의 협력 프로젝트에서 인간 대 로봇의 파트너십 참여자는 사람의 두뇌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기록하는 뇌파 검사(EEG) 센서가 장착된 모자를 착용한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가 연구하는 피드백 시스템은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사람이 실수를 발견했을 때 생성되는 신호나 뇌파를 10~30밀리초 공간에서 분류할 수 있다.
그 후 로봇은 특정 뇌 신호를 감지하고, 실수를 수정하는 조처를 한다.
구엔더는 “실수를 알아채는 행위에서 나오는 뇌파는 매우 강하기 때문에, 인간 두개골 밖에서도 뇌파를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하며 “매우 안전한 비침입적 기술로 인간의 마음을 읽는 사례”라고 말했다.
실험에서 로봇은 두 개의 컵 중 한 개를 집어들라는 지시를 받는다. 인간 관찰자는 로봇이 어떤 컵을 집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이때 로봇이 올바른 컵을 들지 않으면 ‘로봇이 실수했다’는 것을 인식하는 두뇌 신호가 발생한다. 로봇은 이 신호를 인식하고 스스로 행동을 교정해 다시 다른 컵을 집어든다.
CSAIL 연구원 스테파니 길은 “선택의 문제를 커뮤니케이션할 때 인간과 로봇 간에 끊임없는 대화를 생성하면서 정확도를 비약적으로 향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기술은 가정이나 기업에서 쓰는 로봇에까지 전파될 수 있다.
구엔더는 “기업에서는 직원이 착용하는 형태의 기기로 응용해 사용자의 두뇌 정보를 읽고 로봇이 이를 탐지해서 대신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직원들이 직접 움직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물론 구엔더는 인간의 두뇌 정보를 읽는 로봇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는 개인 정보 침해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헀다.
“로봇의 두뇌 신호 판독 시스템에는 매우 정교하고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다. 실험에 동의한 참가자가 아닌 타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시스템과는 거리가 멀다. 이 기술은 아무나 무작위로 선택해서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설계된 장비를 착용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설명이다.
구엔더는 연구원들이 알고리즘 강화와 시스템 효율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