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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접속 차단 권리’가 중요한 이유

Patrick Thibodeau | Computerworld 2017.01.09
프랑스에서는 최근 직장인에게 업무 시간이 지나면 이메일이나 메시지, 전화 통화 등의 “접속 차단 권리”를 부여하는 법이 발효됐다. 물론 프랑스에서도 많은 직장인에게 결국은 무시 당할지도 모르고, 미국에서는 비웃음만 사겠지만, 이 법은 많은 직장인들이 처한 문제를 해결해 준다.

한밤중이나 주말 또는 휴가기간에 받는 이메일은 스트레스를 만들고, 가족의 삶을 방해한다. 연구에 따르면, “항상 켜져 있는(Always-On)” 문화는 장기적으로 업무 생산성을 해치기도 한다. 직장인이 휴식하고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을 빼앗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은 이를 문제로 보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독일 대형 자동차 회사 다임러는 “휴일의 메일”이라고 부르는 선택적인 이메일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기능은 근무 시간 외에 오는 메일을 자동으로 삭제해 버린다. 자동 답신으로 다른 연락처를 알려주거나 해당 직원이 업무에 복귀하면 다시 메시지를 보낼 것을 제안한다. 이 기능은 다임러의 독일 직원 10만 명이 이용할 수 있다. 다임러는 취업 규정에서 “이 기능은 받은편지함의 혼잡을 방지하고 휴가 동안에 이메일을 읽어야 하는 압박을 제거하며, 직원이 업무에 복귀했을 때 받은편지함을 텅 빈 상태로 만들어준다”고 설명한다.

프랑스의 새로운 법은 1월 1일 발효됐으며, 직원 50명 이상의 기업은 퇴근 후와 휴가 기간의 커뮤니케이션을 관장하는 “접속 차단” 규정을 협상해야 한다.

접속 차단 규정은 프랑스의 포괄적인 노동 개혁 관련 법 개정에 포함되어 있는데, 이번 프랑스 노동 개혁은 기본적으로 기업이 임금 삭감이나 해고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여름 수천 명의 프랑스 노동자가 거리로 나와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프랑스에 기반을 두고 있는 오픈VMS의 컨설턴트 제랄드 칼리엣은 “이 법이 프랑스에서는 수용되기 매우 어려웠기 때문에 여러 가지 좋은 조건이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좋은 조건 중에 접속 차단 권리가 포함된 것이다. 사실 칼리엣에게 ‘접속 차단’은 고객의 일이 관련되어 있는 이상 선택 사항이 아니다.

프랑스는 10%에 이르는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노동법을 개정했다. 하지만 미국 페이스 대학의 정보 시스템 교수 제임스 개버티는 이메일 규정이 업무 생산성을 해치기만 할 것이라고 말한다. 개버티는 “영감이란 9시 출근 5시 퇴근 구조에 한정되지 않고 창의적인 사고를 자연스럽게 잡아내는 데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의 접속 차단 권리는 저녁 식사 후 또는 한밤중에도 떠오르는 이런 ‘흘러 가버리는 천재의 순간’을 잡아내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버티가 지적한 것은 프랑스의 접속 차단 법을 이끌어 낸 퇴근 후 커뮤니케이션의 단점이다.

관리자들은 주말에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이 단기적으로만 생산성을 해칠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버지니아 공대 경영학 부교수 윌리엄 베커는 “장기적으로 모두에게 손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커는 지난 여름 300명의 성인 직장인으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연구원 3명 중 한 사람이다. 베커는 만약 사람들이 휴식시간을 업무에 사용한다면, “사람들은 업무로부터 접속을 차단할 수 없고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직원들은 지쳐가고 업무에 대한 관심을 잃을 것이며, 이는 가정 문제와 직원의 행복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접속을 차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특히 IT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더욱 어렵다. 뉴헤이븐 대학의 교육 기술 디렉터 알랜 맥도걸은 프랑스의 새로운 법에 대해 “개인적으로 사람들에게 생활을 되돌려주는 것은 매우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맥도걸은 이 법이 자신에게도 적용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맥도걸은 “겨울 방학 때 12시간 정도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았는데, 쌓인 이메일의 양이 다시는 그런 짓을 하고 싶지 않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항상 접속되어 있는 업무 문화가 바뀔 것이라고 보지도 않는다. 맥도걸은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가 항상 트위터를 하는 것을 언급하며, 특히 국가 지도층은 접속을 끊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무 생산성 컨설턴트인 모라 토마스는 많은 관리자가 24시간 커뮤니케이션이 직원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토마스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글을 쓰고 있다.

토마스는 밤이나 주말에 이메일을 확인하는 직장인에 대해 토마스는 “많은 관리자가 이런 일이 자신의 직무에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의심없이 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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