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디바이스 / 미래기술

글로벌 칼럼 | 반격을 준비하는 구글 글래스

Mike Elgan | Computerworld 2016.08.23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웨어러블 기기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구글 글래스(Google Glass)라고 말하겠다. 그렇다. 사실이다.

IT 관련 블로그를 읽어 보면 구글 글래스는 실패한 제품이며, 사용자 세계에서 사라져 버렸다고 생각하게 되겠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구글 글래스 익스플로러(Google Glass Explorer) 프로그램은 엄청난 성공을 기록했다. 구글은 새로운 종류의 구글 글래스 제품을 열정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구글 글래스를 둘러싼 혁신은 멈추지 않고 계속됐다.

아니 잠깐, 구글 글래스가 뭐였지부터 다시 한 번 더 짚어보자.

2013년 4월 15일, 구글은 구글 글래스용 익스플로러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구글 글래스 익스플로러는 일종의 특수한 베타 프로그램으로 제품을 테스트하고, 사용자들이 글래스를 활용하기 위한 용도를 찾는 것이 목적이었다.

구글 글래스의 가격은 1,500달러였다. 필자를 포함한 일각에서는 무심한 일반 사용자들과 거리를 두기 위해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고 생각했다. 높은 비용은 버그가 아니라 하나의 특징이다. 익스플로러 프로그램 기능 대부분은 초대를 기반으로 한 구글 글래스에 제공됐다. 구글 글래스는 인기가 없는 제품으로 치부되었지만, 구글은 사실 사용자 수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다.

구글 글래스는 글래스 OS(Glass OS)라는 운영체제로 동작하며, 내부의 부품 대부분은 스마트폰 부품과 유사하거나 같다. 구글 글래스는 2GB RAM과 16GB 플래시 저장장치뿐만이 아니라 카메라, 마이크, 가속도계, 자이로스코프, 환경광 센서를 갖추었다.

하지만 구글 글래스는 착용자의 오른쪽 눈에 화면을 투사하는 640-×-360픽셀 프리즘 프로젝트 같은 특수 부품도 갖추고 있다. 오른쪽의 터치패드로 제스처 제어가 가능하며 눈을 깜빡여 500만 화소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동영상도 찍을 수 있다.

2015년 1월 15일, 구글은 익스플로러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글래스 운영을 구글 X 랩에서 제품 개발 그룹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실험용 베타에서 실제 제품 개발로의 이행이 ‘실패’로 와전된 것이다. 연구 프로그램을 완전한 기능을 갖춘 제품군으로 승인하는 것은 실패가 아니다. 그리고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을 실패라고 볼 수는 없다.

심지어 구글은 아직도 무료 기술 지원을 구글 글래스 사용자들에게 능동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사실 구글 글래스는 기술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시제품이다. 중단된 시험 버전이 과학 및 산업 부문에서 여러 혁신의 기초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실제 구글 글래스 제품은 웨어러블의 미래를 지배할 것이다.

구글 글래스에 대한 IT 미디어의 오해는 잊어버리자.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제품의 진실은 다음과 같다.

구글 글래스, 어떻게 사용되고 있나
항공기 및 우주공학 기업 보잉은 구글 글래스로 항공기 설계 엔지니어를 지원한다. 구글 글래스는 보잉이 수 년 동안 겪었던 항공기 전선의 연결을 단순화하는 문제 등을 해결했다. 이 과정에는 엄청난 양의 서류 작업이 계속 필요하다. 이제 항공기 조립 엔지니어들은 손으로 실제 제조 공정을 진행하는 동시에 구글 글래스의 음성 활성화 기능으로 손을 쓰지 않고도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

보잉은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도 구글 글래스를 사용할 계획이다.

모든 분야의 의사 및 외과 의사들이 구글 글래스로 수술을 녹화하고, 손을 쓰지 않으면서 의료 정보에 접근하고 다른 전문가와 상의할 수 있게 됐다.

의료계에서 구글 글래스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디지털 의료 신생업체 오그메딕스(Augmedix)는 환자를 검사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구글 글래스 기반 의료 기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그메딕스는 수백 명의 의사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Stanford University)는 자폐증 환자들이 구글 글래스로 타인의 감정을 읽도록 하는 혁신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폐증 글래스 프로젝트(Autism Glass Project)라는 제목의 이 연구는 6~17세 아동 환자를 대상으로 특수 구글 글래스 앱을 시험하고 있다. 연구팀은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사람들의 얼굴에 표현되는 감정을 파악한 후 시험 대상에 표현되는 감정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앱을 개발하고 있다. 핵심은 글래스웨어(Glassware, 구글 글래스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자폐증 환자를 훈련해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글래스 없이도 감정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학습하는 것이다. 연구 참가자들은 사람들의 얼굴을 더 자주 쳐다보고 눈을 마주치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뉴캐슬대학교(Newcastle University)의 연구원들이 구글 글래스를 이용해 파킨슨병 환자들이 보행을 개선하고 작은 목소리로 대화할 때 이해를 돕는 다양한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

구글 글래스는 멸종 위기 동물의 밀렵을 막고 데에서도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네팔의 치트완 국립공원(Chitwan National Park)에서는 개, 드론, 구글 글래스를 사용해 밀렵꾼을 막고 코뿔소를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앞선 예시들은 구글 글래스 베타 버전을 활용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수많은 방법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구글 글래스가 실제로 출시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판단해도 되지 않을까?

구글의 향후 구글 글래스 계획
구글은 기업 및 산업용 글래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Glass Enterprise Edition)을 개발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은 베타 프로그램 익스플로러 에디션과 유사하지만, 경첩이 달려 글래스 하드웨어를 일반 안경처럼 접을 수 있다. 애플의 맥세이프 기술과 비교할 때 커넥터의 종류가 다르다. 또한, 베타 버전보다 더 큰 화면을 표시할 것으로 예상하는 프리즘 장치가 있다.

심지어 익스플로러 에디션의 시제품이 올해 초 이베이에 등장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전당포가 판매하고 있었다.

기업들이 구글 글래스와 기타 스마트 아이웨어 기술을 활용할 것임은 당연지사이며, 일부 글래스 전문가들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글래스는 일반 소비자 시장에도 출시될 것이다.

수년 전, 구글과 이탈리아의 거대 글래스 기업 룩소티카(Luxottica)가 협력 관계를 맺고 구글 글래스 기술을 이용한 레이밴, 오클리 브랜드 선글래스를 개발했다. 첫 상용 구글 글래스 헤드셋이 출시되면 이런 일반 기업들도 선글래스를 선보일 것이다. (구글과 룩소티카 모두 현재의 협력 상태에 대한 필자의 질문에 즉시 답하지 않았다).

특허만으로는 기업들이 실제로 어떤 종류의 제품을 출시할지 추측할 뿐이지만, 구글의 여러 글래스 특허로 아이디어와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주, 구글 글래스의 미래 버전이 일부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을 것이라는 근거인 새로운 특허가 등장했다. 하나는 일방 충전, 또는 일회용 배터리(AAA, AA, 9V)를 이용하는 옵션이다. 글래스를 사용할 때 근처에 콘센트가 없거나, 충전할 시간이 없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배터리 옵션은 더 나은 배터리 기술이 개발될 때까지 글래스의 짧은 배터리 수명 문제를 해결할 하나의 임시방편으로 보인다.

또한, 이 특허에서는 더욱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는 새로운 헤드셋 디자인을 공개했다. 익스플로러 프로그램 이후로 등장한 여러 구글 글래스 특허 중 가장 최신 특허다.

구글 글래스가 IT에 미친 영향
구글은 글래스 계획을 통해 스마트 글래스의 사용을 개척하고 보급했으며, 그 노력이 이제 다른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미국 여성 트랙 사이클 선수들이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들의 강점 중 하나는 훈련에 사용한, 구글 글래스와 유사한 솔로스(Solos) 스마트 사이클링 안경이었다. 이 특수 선글래스는 실시간 통계를 제공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있어 사이클 선수들이 도로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자신의 기록을 추적할 수 있다.

구글 글래스 버전과 유사하게 동작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스키와 스쿠버 다이빙을 포함한 다양한 스포츠 영역에 적용되고 있다.

일반 소비자 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구글 글래스의 가장 좋은 활용처는 버튼, 터치패드, 음성 명령을 이용하거나 눈을 깜박여 활성화할 수 있는 카메라다. 일본에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고 있는 블링캠(Blincam)이라는 제품이 이 기능을 모방하고 있다. 블링캠 자체는 일반 안경, 또는 선글래스 측면에 고정되는 카메라다. 눈 깜박임을 감지하면 사진을 촬영하고 블루투스로 이미지를 모바일 기기에 바로 업로드 한다. 이 업체는 9월에 열리는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에서 처음으로 해당 제품을 시연하고 아마존 등에서 내년부터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달, 포켓몬 고 게임이 대히트를 기록하자 구글 글래스로 포켓몬 고를 플레이하면 얼마나 멋질지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상상은 곧 현실이 될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포켓몬 고 덕분에 혼합 현실이 보급되고 주류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구글 글래스는 일반 사용자 세계에 더욱 안전하게 안착할 것이다. 홀로렌즈와 매직 립 등이 더 고해상도의 혼합 현실 경험을 제공하겠지만, 이들 제품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모바일 버전에 적용되려면 수년이 더 소요될 것이다.

글래스홀즈(Glassholes)가 옳았으며, 회의론자들이 틀렸다는 것이 결론이다. 구글 글래스는 이미 세상을 바꾸고 있다. 그리고 아직 출시조차 되지 않았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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