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인 크레이그 페더리기에 따르면 애플은 오래 전부터 뉴스 같은 앱을 출시하기 위해 고심해왔다. 지금까지는 애플이 시도했다가 실패했던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전략은 애플이 첫 아이패드를 출시하고 18개월 후인 2011년 가을 뉴스스탠드(Newsstand)를 통해 실행했던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애플은 뉴스 및 정보 시장에 진출하고 특정 업체의 콘텐츠에 대한 유료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잡지와 정기 간행물을 위한 하나의 폴더를 만들었다. 뉴스는 사용자의 관심 분야와 독서 패턴을 기반으로 맞춤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앱이다.
애플 제품 관리 담당 부사장인 수잔 프레스콧은 애플의 2015년 전세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열린 앱 데모에서 “뉴스는 스마트한 앱으로 기사를 많이 읽을수록 그 사람의 관심 분야에 해당하는 기사를 더 많이 보여준다”고 말했다. 애플 뉴스 사용자는 “탐색(Explore)” 탭에서 더 다양한 콘텐츠 소스와 이야기를 살펴볼 수도 있고 “맞춤 기사(For you)” 섹션을 통해 자동으로 업데이트되는 기사 피드를 볼 수도 있다. 애플이 밝힌 초기 파트너로는 콘드 내스트(Condé Nast), ESPN, 뉴욕타임즈, 허스트(Hearst), 타임(Time Inc.), CNN, 블룸버그(Bloomberg) 등이 있다.
애플, 구글, 소셜 사이트… 콘텐츠 취합 지배권 경쟁
뉴스는 자체 기사 형식을 사용하는데, 여기서 콘텐츠 제공업체가 사진 갤러리, 동영상, 서체, 인포그래픽 등으로 기사를 꾸밀 수 있다. 또한 뉴스 앱은 100만 개 이상의 주제를 추적하므로 사용자가 매우 구체적으로 관심 항목을 지정할 수 있다. 애플의 기계 학습 알고리즘이 데이터를 더 많이 수집하여 분석할수록 선별 프로세스는 더 정확한 결과를 도출하게 된다.
이는 모바일 소비가 점차 주축이 되고 있는 콘텐츠 발행 분야에 또 한 차례의 변혁이 일어날 것임을 예고한다. 또한 동시에 콘텐츠 제공업체에게 수억 명의 새로운 독자에 대한 접근 기회도 된다. 이정도 규모의 잠재 고객을 무시하기란 불가능하다. 다만 콘텐츠 발행 업체 입장에서 위험한 부분도 있다. 일단 애플의 놀이터 안에 들어오기로 선택한 기업은 고객 데이터, 광고, 콘텐츠 배포와 브랜딩 등에 대한 통제권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뉴스와 정보의 게이트키퍼 주도권을 둘러싼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아직 누구의 우위도 점치기 어렵다. 애플과 구글은 선두 모바일 OS 제공업체로서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 노력 중이며 페이스북, 스냅챗, 트위터, 링크드인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는 각자의 고유한 기능을 통해 사용자에게 정보를 전달한다.
애플의 이번 전략은 지난 달 페이스북의 인스턴트 아티클(Instant Articlas) 프로그램이 발표된 직후에 나온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페이스북 사용자의 뉴스피드 내에서 페이스북의 콘텐츠 발행 파트너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업은 많다. HIS의 미디어 및 콘텐츠 부문 연구 책임자인 댄 크리안은 “애플과 구글의 양자 대결 양상과는 거리가 멀고 가까운 시일 내에 양자 대결로 압축될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말했다.
애플 뉴스가 소셜 미디어, 콘텐츠 발행 업체에 미치는 영향
소셜 네트워크는 사용자가 사이트와 자체 앱 내에서 머무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페이스북의 인스턴트 아티클, 스냅챗의 디스커버(Discover)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의 새로운 전략들은 모두 이러한 목적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크리안은 기업이 뉴스 및 정보 부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요즘 10대가 CNN 뉴스나 특집 보도를 보려고 스냅챗을 방문한다고 상상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스냅챗과 CNN은 여전히 이 사용자들에게 뉴스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특히 모바일 기기에서, 더 폭넓고 제약도 덜한 디지털 출구가 미디어의 주요 유통 경로가 된다면 브랜드 뉴스 앱이 현재 보유한 사용자를 잡아둘 수 있을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애플의 뉴스스탠드는 콘텐츠 발행 업체들이 기대했던, 유료 가입을 생성하는 강력한 서비스로 발전하지 못했으며 많은 기업이 지속 가능한 디지털 전략을 찾기 위해 여전히 여러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모바일 광고는 저널리즘 비즈니스를 뒷받침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수익을 제공하지 못하며 대부분의 경우 유료 가입 역시 마찬가지다. 뉴스 앱이 생산 비용이 높은 콘텐츠에 상응하는 충분한 수의 독자를 끌어올 수 있다면 애플은 많은 대형 콘텐츠 발행 업체가 겪고 있는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 애플은 콘텐츠 발행 업체가 판매하여 뉴스 앱의 기사에 배치하는 모든 광고의 수익을 가져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는 미디어 업체는 남은 광고 인벤토리를 애플이 채우도록 한 다음 애플의 아이애드 플랫폼에 의해 발생한 수익의 70%를 가져갈 수도 있다.
SNL 케이건(SNL Kagan)의 연구 애널리스트 존 플레처는 “여기에 진입 장벽이 될 만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플레처에 따르면 애플은 하나의 앱에서 여러 고품질 뉴스 소스로부터 받는 막대한 양의 콘텐츠를 취합하고 선별 배치하는 데 있어 흥미롭고 새로운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플레처는 점점 더 많은 사용자가 자기만의 맞춤 환경에서 뉴스와 정보를 얻기 위해 트위터, 서카 뉴스, 플립보드와 같은 앱을 중심으로 뭉치고 있는 만큼 애플의 이번 전략은 시기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플레처는 “누구에게나 문은 열려 있지만 결국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승리하는 기업이 정해질 것”이라며 “트위터를 제외하고 사람들이 뉴스에 대한 업데이트를 얻기 위해 소셜 네트워크를 방문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플레처는 구글과 애플 역시 뉴스 분야에서 큰 입지는 없으므로 다른 기업이 양질의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를 모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플레처는 사용자가 최후의 심판이라면서 “결국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시장은 움직이게 된다”고 말했다.
애플 뉴스의 핵심은 광고?
뉴스 및 정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동기는 대체로 비슷하다. 바로 수익이다. 그러나 애플은 경쟁 기업들에 비해 광고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현저히 낮다. 크리안은 “광고는 애플의 비즈니스에서 중심이 아니고 가까운 미래에 그렇게 될 가능성도 별로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애플이 얻을 수 있는 궁극적인 이익은 모든 iOS 사용자 기기를 완전히 장악한, 지배적인 광고 네트워크다. 그러나 이와 같은 힘의 집중은 사회적으로 많은 우려를 일으킨다. 선별된 콘텐츠는 결과적으로 사용자의 의견을 더욱 협소하게 만들어 편향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리안은 “막대한 양의 광고를 마음대로 판매할 수 있는 하나의 취합자(aggregator)에 다수의 사용자가 집중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우려”라면서 “많은 사용자가 모이는 곳을 지향하는 것과 플랫폼, 잠재적으로는 광고 판매에 대한 통제력을 일정 부분 포기하는 것 사이에 전략적 긴장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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