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07

리뷰 | 리얼포스 RGB, 아쉬움을 남기는 토프레 스위치 게이밍 키보드

Hayden Dingman | PCWorld
좋아하는 사람과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는 사람으로 나뉜다는 토프레 스위치. 키보드에 관심이 많은 마니아들에게도 비싼 스위치다. 리얼포스가 토프레 스위치를 사용해 현대식 RGB 게이밍 키보드를 만들었다. 가격은 침을 꿀꺽 삼킬 정도의 299달러다. 모니터에서 침을 닦아내고 자세히 살펴보자.
 

게이밍보다는 생산성?

리얼포스 RGB는 확실히 300달러짜리 키보드로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오랜 최고급 성능 위주의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딱히 사용자를 감동시킬 필요가 없는” 하드웨어의 전통일지 모른다. 클립쉬(Klipsch) 스피커나 휴지통 모양의 과거 맥 프로 같은 제품처럼 말이다. 리얼포스 RGB는 창고 세일에나 나올 것처럼 먼지를 뒤집어쓰고 90년대 스타일의 로고가 붙었을 것 같이 생겼다. F1 펑션 키는 ‘웹’이라는 보조 명령이 붙어 있다.

‘웹’이라니.



구글 이미지 검색에서 ‘키보드’를 찾는 것만큼이나 촌스럽다. 수 년 간 번쩍이는 조명이 켜지는 게이밍 키보드를 사용해본 결과, 리얼포스 RGB는 거친 타건에도 안심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업무가 우선, 게임은 그 다음에”라고 말하는 듯한 하드웨어다. 얼핏 보면 20달러짜리 고무 돔 키보드와 구별이 안 되는 무겁고 검정색에 네모난 모양의 제품이다. 단 하나 오른쪽 상단에 디자이너가 마지막 순간에 약간의 양심을 발휘해 “뭔가 하나 집어넣자”고 생각한 흔적인 반짝거리는 플라스틱 패치가 있다.

거기까지는 좋다. 어차피 외관을 보고 사는 물건은 아니니까.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사는 물건인가? 게이밍 키보드에 300달러를 지불할 수 있을 만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키보드 마니아라면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토프레 스위치 때문”이라고 말이다.

토프레 키보드에 300달러라면 사실 그렇게 비싼 가격은 아니다. 다른 키보드에도 300달러는 금세 써버릴 수 있는 돈이다. 예를 들자면 키가 더 적고 백라이트가 없고 RGB 라이팅만 있는 해피해킹 키보드가 있다. 그럼에도 프로그래머가 선호하는 키보드다.



토프레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스위치로 여러 가지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복잡한 주장을 모두 소개하지는 않겠지만, 토프레 키 저항력의 기본적인 메커니즘은 저가형 멤브레인 키보드의 토대와 같은 고무 돔이고, 키감은 일반 기계식 키보드와 비슷해 마니아들이 충성을 바치는 키보드가 되었다.

필자는 토프레 스위치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왔다. 토프레 스위치 키보드는 부드러우면서도 안정감이 있는 딸깍거림과 명쾌한 소리로 훌륭한 타이핑 경험을 제공한다. 그래서 게임용으로 선택하기에는 조금 어색하기도 하다.

토프레 스위치 키보드의 특징적인 기능으로는 액추에이션(Actuation)이 있다. 액추에이션은 컴퓨터가 인식하는 키스트로크다. 짧게 반동이 튀어오르면 타이핑 속도가 빠르고 게임에 더욱 적합해진다. 키가 기판을 치고 올라오는 시간이 길면 타이핑 오류가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최소한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현실에서 이러한 차이는 단 몇 밀리미터, 밀리세컨드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토프레 스위치의 저항력 프로필상으로는 1.5mm와 3.0mm의 액추에이션은 거의 중요성을 상실한다. 체리 MX 레드 축 제품과 똑같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45g 저항력으로는 더더욱 그렇다.

그 점은 그렇다 치고 계속 살펴보자. 리얼포스 RGB 키보드를 사는 사람은 토프레 스위치의 엄청난 팬이거나 고성능 하드웨어에 흥미를 지녔거나 둘 중 하나일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더더욱 단점을 주목해야 한다.

우선 키보드의 키캡이 PBT가 아니라 ABS라는 점을 들 수 있다. 물론 대다수 게이밍 키보드 키캡 재질도 ABS지만, 그런 제품은 가격이 300달러가 아닐 것이다. 반면, 대다수 토프레 키보드는 PBT 키캡을 사용한다. 품질을 중요시하는 사용자를 노리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면을 보면, 리얼포스 RGB는 체리 MX 스타일의 스템 설계를 통합한 몇 안 되는 토프레 키보드라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어떤 키캡과도 호환이 가능해서 가지고 있는 체리 키캡이나 새로 구입한 체리 MX 호환 키캡으로 바꿔 끼워도 된다. 물론 별도의 비용이 들 것이고 백라이트 조명이 사라질 수도 있지만,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솔직히 이제 백라이트는 이제 너무나 평범하다. 물론 광고대로 작동하지만, 어두운 방에서 제일 밝게 켜놓는다고 하더라도 흐릿하게 보이는 느낌이라 가격을 생각할 때 약간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들 단점은 조금 의견이 갈리겠지만, 지나치게 시끄럽다는 점이다. 토프레 키보드는 일반적으로 다른 기계식 키보드보다 훨씬 조용한 것이 특징이지만 리얼포스 RGB는 필자가 사용해 본 것 중 가장 시끄러웠던 오테뮤 청축 제품을 능가했다. 키를 누르는 느낌은 나쁘지 않았지만, 다시 키가 올라올 때 다른 토프레 키보드보다 시끄러웠다. 키의 기둥 설계가 문제였을까? 잘 모르겠다. 

한 가지 더, 케이블도 저렴한 고무 재질이고 분리할 수 없다. 값비싼 고성능 키보드에 들어가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재질이다.
 

결론

저렴한 토프레 키보드라고 해도 타이핑 경험은 훌륭하다. 시끄러운 소음을 견딜 수 있는가? 필자는 리얼포스 RGB 키보드를 매일 쓰면서 상당히 즐거웠고, 다시 이 제품을 책상 위로 옮겨놓기도 했다. 게임용으로는 힘들지만, 생산성 면에서는 토프레 스위치의 키감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 제품의 특징이라는 백라이팅을 고려할 때, 토프레 스위치 마니아라고 하더라도 다른 키보드를 고려하는 것이 낫겠다는 결론을 냈다. 절충이나 타협점이 더 적은 제품을 고르는 게 나을 것이다. 고급 키보드는 비싸다. 지갑이 허락하는 한 가장 좋은 제품을 사는 것이 좋다. RGB 기능이 없는 리얼포스 2에 대한 평가도 높다.

토프레 스위치 마니아가 아닌 사용자는 토프레라는 모래늪에 빠져 이 키보드에 300달러라는 거금을 쏟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 아직 토프레에 빠져들지 않은 지금 다른 제품으로 시선을 돌리도록 노력하기를 바란다. editor@itworld.co.kr


2019.10.07

리뷰 | 리얼포스 RGB, 아쉬움을 남기는 토프레 스위치 게이밍 키보드

Hayden Dingman | PCWorld
좋아하는 사람과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는 사람으로 나뉜다는 토프레 스위치. 키보드에 관심이 많은 마니아들에게도 비싼 스위치다. 리얼포스가 토프레 스위치를 사용해 현대식 RGB 게이밍 키보드를 만들었다. 가격은 침을 꿀꺽 삼킬 정도의 299달러다. 모니터에서 침을 닦아내고 자세히 살펴보자.
 

게이밍보다는 생산성?

리얼포스 RGB는 확실히 300달러짜리 키보드로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오랜 최고급 성능 위주의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딱히 사용자를 감동시킬 필요가 없는” 하드웨어의 전통일지 모른다. 클립쉬(Klipsch) 스피커나 휴지통 모양의 과거 맥 프로 같은 제품처럼 말이다. 리얼포스 RGB는 창고 세일에나 나올 것처럼 먼지를 뒤집어쓰고 90년대 스타일의 로고가 붙었을 것 같이 생겼다. F1 펑션 키는 ‘웹’이라는 보조 명령이 붙어 있다.

‘웹’이라니.



구글 이미지 검색에서 ‘키보드’를 찾는 것만큼이나 촌스럽다. 수 년 간 번쩍이는 조명이 켜지는 게이밍 키보드를 사용해본 결과, 리얼포스 RGB는 거친 타건에도 안심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업무가 우선, 게임은 그 다음에”라고 말하는 듯한 하드웨어다. 얼핏 보면 20달러짜리 고무 돔 키보드와 구별이 안 되는 무겁고 검정색에 네모난 모양의 제품이다. 단 하나 오른쪽 상단에 디자이너가 마지막 순간에 약간의 양심을 발휘해 “뭔가 하나 집어넣자”고 생각한 흔적인 반짝거리는 플라스틱 패치가 있다.

거기까지는 좋다. 어차피 외관을 보고 사는 물건은 아니니까.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사는 물건인가? 게이밍 키보드에 300달러를 지불할 수 있을 만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키보드 마니아라면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토프레 스위치 때문”이라고 말이다.

토프레 키보드에 300달러라면 사실 그렇게 비싼 가격은 아니다. 다른 키보드에도 300달러는 금세 써버릴 수 있는 돈이다. 예를 들자면 키가 더 적고 백라이트가 없고 RGB 라이팅만 있는 해피해킹 키보드가 있다. 그럼에도 프로그래머가 선호하는 키보드다.



토프레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스위치로 여러 가지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복잡한 주장을 모두 소개하지는 않겠지만, 토프레 키 저항력의 기본적인 메커니즘은 저가형 멤브레인 키보드의 토대와 같은 고무 돔이고, 키감은 일반 기계식 키보드와 비슷해 마니아들이 충성을 바치는 키보드가 되었다.

필자는 토프레 스위치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왔다. 토프레 스위치 키보드는 부드러우면서도 안정감이 있는 딸깍거림과 명쾌한 소리로 훌륭한 타이핑 경험을 제공한다. 그래서 게임용으로 선택하기에는 조금 어색하기도 하다.

토프레 스위치 키보드의 특징적인 기능으로는 액추에이션(Actuation)이 있다. 액추에이션은 컴퓨터가 인식하는 키스트로크다. 짧게 반동이 튀어오르면 타이핑 속도가 빠르고 게임에 더욱 적합해진다. 키가 기판을 치고 올라오는 시간이 길면 타이핑 오류가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최소한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현실에서 이러한 차이는 단 몇 밀리미터, 밀리세컨드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토프레 스위치의 저항력 프로필상으로는 1.5mm와 3.0mm의 액추에이션은 거의 중요성을 상실한다. 체리 MX 레드 축 제품과 똑같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45g 저항력으로는 더더욱 그렇다.

그 점은 그렇다 치고 계속 살펴보자. 리얼포스 RGB 키보드를 사는 사람은 토프레 스위치의 엄청난 팬이거나 고성능 하드웨어에 흥미를 지녔거나 둘 중 하나일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더더욱 단점을 주목해야 한다.

우선 키보드의 키캡이 PBT가 아니라 ABS라는 점을 들 수 있다. 물론 대다수 게이밍 키보드 키캡 재질도 ABS지만, 그런 제품은 가격이 300달러가 아닐 것이다. 반면, 대다수 토프레 키보드는 PBT 키캡을 사용한다. 품질을 중요시하는 사용자를 노리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면을 보면, 리얼포스 RGB는 체리 MX 스타일의 스템 설계를 통합한 몇 안 되는 토프레 키보드라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어떤 키캡과도 호환이 가능해서 가지고 있는 체리 키캡이나 새로 구입한 체리 MX 호환 키캡으로 바꿔 끼워도 된다. 물론 별도의 비용이 들 것이고 백라이트 조명이 사라질 수도 있지만,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솔직히 이제 백라이트는 이제 너무나 평범하다. 물론 광고대로 작동하지만, 어두운 방에서 제일 밝게 켜놓는다고 하더라도 흐릿하게 보이는 느낌이라 가격을 생각할 때 약간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들 단점은 조금 의견이 갈리겠지만, 지나치게 시끄럽다는 점이다. 토프레 키보드는 일반적으로 다른 기계식 키보드보다 훨씬 조용한 것이 특징이지만 리얼포스 RGB는 필자가 사용해 본 것 중 가장 시끄러웠던 오테뮤 청축 제품을 능가했다. 키를 누르는 느낌은 나쁘지 않았지만, 다시 키가 올라올 때 다른 토프레 키보드보다 시끄러웠다. 키의 기둥 설계가 문제였을까? 잘 모르겠다. 

한 가지 더, 케이블도 저렴한 고무 재질이고 분리할 수 없다. 값비싼 고성능 키보드에 들어가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재질이다.
 

결론

저렴한 토프레 키보드라고 해도 타이핑 경험은 훌륭하다. 시끄러운 소음을 견딜 수 있는가? 필자는 리얼포스 RGB 키보드를 매일 쓰면서 상당히 즐거웠고, 다시 이 제품을 책상 위로 옮겨놓기도 했다. 게임용으로는 힘들지만, 생산성 면에서는 토프레 스위치의 키감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 제품의 특징이라는 백라이팅을 고려할 때, 토프레 스위치 마니아라고 하더라도 다른 키보드를 고려하는 것이 낫겠다는 결론을 냈다. 절충이나 타협점이 더 적은 제품을 고르는 게 나을 것이다. 고급 키보드는 비싸다. 지갑이 허락하는 한 가장 좋은 제품을 사는 것이 좋다. RGB 기능이 없는 리얼포스 2에 대한 평가도 높다.

토프레 스위치 마니아가 아닌 사용자는 토프레라는 모래늪에 빠져 이 키보드에 300달러라는 거금을 쏟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 아직 토프레에 빠져들지 않은 지금 다른 제품으로 시선을 돌리도록 노력하기를 바란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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