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19

약화되는 스팀의 PC 게이밍 철권 통치…에픽 스토어 실패해도 회복 어렵다

Hayden Dingman | PCWorld
1월 말, 딥 실버(Deep Silver)는 메트로 엑소더스(Metro Exodus)를 스팀으로부터 끌어내 에픽 게임즈 스토어(Epic Games Store)로 옮겼다. 이 결정은 ‘메트로’의 2월 15일 출시일을 불과 2주 앞두고 이루어진 것이었기에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인터넷 여론은 나뉘었다. 이에 대해 찬성하거나, 최소한 무관심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이 결정을 놓고 분개했다.



먼 옛날 ‘오리진(Origin)’이 그랬고, GOG.com이 그랬으며, 험블(Humble)과 Bethesda.net이 그랬듯이, 많은 PC 게이머들이 에픽 게임즈 스토어를 보며 “저건 오래 못 갈 거야” 라고 생각했다. 이들은 ‘메트로’를, 에픽 게임즈 스토어를 보이콧하기로, 그리고 스팀의 명예를 빛내지 않는 모든 게임을 무시하기로 다짐했다.

어쩌면 이번에도 이들이 이길 지도 모른다. 어쩌면, 다른 게임 플랫폼들이 그랬듯 에픽 게임즈 스토어 역시 실패로 돌아갈 지도 모른다. 아무리 에픽 게임즈 스토어가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을 배후에 두고 있다고 해도 손익이 맞지 않으면 그만 둘 수밖에 없다. 아니면 다른 스팀 경쟁사들이 그랬듯이 서서히 영향력을 잃어 가거나 말이다.
 
메트로 엑소더스는 올해 스팀을 떠나 에픽 게임즈 스토어로 간 대표작이다.  ⓒ 4A Games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에픽 게임즈 스토어의 성패 여부와 관계 없이 스팀은 이미 끝났기 때문이다. 밸브 코퍼레이션의 독점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 이제 남은 문제는 앞으로의 변화이다.
 

로마의 몰락

지난 12월 에픽 게임즈 스토어가 발표된 직후 필자는 “에픽은 플레이어들에게 스팀을 떠나라고 설득할 필요가 없다. 개발자들만 설득할 수 있으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더 디비젼 2(The Division 2)가 에픽 게임즈 스토어로 넘어 갔을 때에도, 메트로 엑소더스가 넘어 갔을 때에도 같은 말을 반복해서 했다. 그리고 오늘도 한 번 더 반복하려 한다. 

사실 현재 사람들을 스팀에 묶어 놓고 있는 유일한 끈은 그 동안 스팀 플랫폼에서 게임을 사는 데 들어간 돈 자체이기 때문이다. 필자도 해도 스팀에 2천 개가 넘는 게임을 가지고 있다. 이 많은 게임들을 한 곳에서 플레이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다. 그리고 10년 넘게 스팀이 그 역할을 해왔다. 필자의 PC 라이브러리 절대 다수(최소 95% 이상)는 스팀에 있고, 이런 상태를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니,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외부의 자극이 없는 한 말이다. 

에픽 게임즈 스토어가 바로 그 외부 자극이 되어 줄 것이다. 에픽 게임즈는 플레이어들을 설득하지 않는다. 대신 에픽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이 게임을 플레이 하고 싶으면 에픽 게임즈 스토어 플랫폼을 다운받고, 우리에게서 게임을 구매하는 방법뿐이다”라고 못 박아 두는 것이다. 이런 식의 접근이 많은 사용자를 불편하게 만들었고, 결국 보이콧으로 이어졌다. 설령 동의하지는 않는다 해도, 왜 사람들이 화를 내는지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 Epic


하지만 개발자는 사정이 다르다. 에픽 게임즈는 개발자에게 수익의 무려 88%를 떼어 준다. 이는 70%(최대 80%)를 개발자에게 주는 밸브 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그것도 모자라서 개발자들에게 일정 수준의 판매량을 보장까지 하고 있다. 즉 만일 에픽 게임즈의 기존 사용자가 정해진 판매량보다 적게 게임을 구매하면 에픽 게임즈가 직접 돈을 내고 부족분을 메꿔 주겠다는 것이다.

올해는 에픽 게임즈 전용 게임이 더 많이 나올 것이다. 사실이다. 하지만 메트로 엑더스와 같은 실수를 다시 저지르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스팀에서도 게임을 구매할 수 있는 상황에서, 출시일 2주 전에 플랫폼 이전을 발표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에픽 게임즈에서만 플레이할 수 있는 대형 게임이 속속 출시될 것이고, ‘스팀 아니면 안 돼’ 라는 생각을 가진 플레이어라면 2019년 기대작 목록에 여기저기 빈 자리가 생길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스팀 아니면 안돼’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앞으로도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다. 에픽 게임즈 스토어가 실패로 돌아가면, 게임 퍼블리셔들이 할 수 없이 스팀으로 돌아 올 것이라 생각하는가? 과거를 보면,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 지난 해 CD 프로젝트(CD Projekt)는 쓰론브레이커: 더 위처 테일즈(Thronebreaker: The Witcher Tales)를 GOG.com 전용 게임으로 만들려 시도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몇 주 뒤 쓰론브레이커가 스팀에 올라 왔고, CD 프로젝트는 는 GOG.com에서의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 게임이 쓰론브레이커였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더 위처’가 타이틀에 들어가긴 했지만 ‘더 위3 3’ 만큼의 인기작은 아니었다. 쓰론브레이커는 올해의 게임상을 받지도, 사상 최고의 RPG 게임이라는 찬사를 받지도 못했다. 나쁜 게임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B급 게임이었다. 



하지만 CD 프로젝트의 다음 게임인 사이버펑크 2077D은 B급과는 거리가 멀다. 사이버펑크 2077이 출시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사이버펑크’도 GOG.com 전용 게임으로 출시될지, 아니면 ‘적의 적은 친구’라는 생각에 입각해 에픽 게임즈에서 출시할지 알 수 없다. 둘 다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임은 분명하다. 어쨌든 둘 중 하나라고 했을 때, 게이머는 ‘사이버펑크 2077’을 보이콧할 것인가? 모두가 이 게임을 놓고 게임 산업을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음에도? 사이버펑크 2077이 2004년 ‘하프 라이프 2’와 같은 게임이라고 어떨까?

아마 그러기 쉽지 않을 것이다.



2019.02.19

약화되는 스팀의 PC 게이밍 철권 통치…에픽 스토어 실패해도 회복 어렵다

Hayden Dingman | PCWorld
1월 말, 딥 실버(Deep Silver)는 메트로 엑소더스(Metro Exodus)를 스팀으로부터 끌어내 에픽 게임즈 스토어(Epic Games Store)로 옮겼다. 이 결정은 ‘메트로’의 2월 15일 출시일을 불과 2주 앞두고 이루어진 것이었기에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인터넷 여론은 나뉘었다. 이에 대해 찬성하거나, 최소한 무관심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이 결정을 놓고 분개했다.



먼 옛날 ‘오리진(Origin)’이 그랬고, GOG.com이 그랬으며, 험블(Humble)과 Bethesda.net이 그랬듯이, 많은 PC 게이머들이 에픽 게임즈 스토어를 보며 “저건 오래 못 갈 거야” 라고 생각했다. 이들은 ‘메트로’를, 에픽 게임즈 스토어를 보이콧하기로, 그리고 스팀의 명예를 빛내지 않는 모든 게임을 무시하기로 다짐했다.

어쩌면 이번에도 이들이 이길 지도 모른다. 어쩌면, 다른 게임 플랫폼들이 그랬듯 에픽 게임즈 스토어 역시 실패로 돌아갈 지도 모른다. 아무리 에픽 게임즈 스토어가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을 배후에 두고 있다고 해도 손익이 맞지 않으면 그만 둘 수밖에 없다. 아니면 다른 스팀 경쟁사들이 그랬듯이 서서히 영향력을 잃어 가거나 말이다.
 
메트로 엑소더스는 올해 스팀을 떠나 에픽 게임즈 스토어로 간 대표작이다.  ⓒ 4A Games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에픽 게임즈 스토어의 성패 여부와 관계 없이 스팀은 이미 끝났기 때문이다. 밸브 코퍼레이션의 독점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 이제 남은 문제는 앞으로의 변화이다.
 

로마의 몰락

지난 12월 에픽 게임즈 스토어가 발표된 직후 필자는 “에픽은 플레이어들에게 스팀을 떠나라고 설득할 필요가 없다. 개발자들만 설득할 수 있으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더 디비젼 2(The Division 2)가 에픽 게임즈 스토어로 넘어 갔을 때에도, 메트로 엑소더스가 넘어 갔을 때에도 같은 말을 반복해서 했다. 그리고 오늘도 한 번 더 반복하려 한다. 

사실 현재 사람들을 스팀에 묶어 놓고 있는 유일한 끈은 그 동안 스팀 플랫폼에서 게임을 사는 데 들어간 돈 자체이기 때문이다. 필자도 해도 스팀에 2천 개가 넘는 게임을 가지고 있다. 이 많은 게임들을 한 곳에서 플레이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다. 그리고 10년 넘게 스팀이 그 역할을 해왔다. 필자의 PC 라이브러리 절대 다수(최소 95% 이상)는 스팀에 있고, 이런 상태를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니,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외부의 자극이 없는 한 말이다. 

에픽 게임즈 스토어가 바로 그 외부 자극이 되어 줄 것이다. 에픽 게임즈는 플레이어들을 설득하지 않는다. 대신 에픽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이 게임을 플레이 하고 싶으면 에픽 게임즈 스토어 플랫폼을 다운받고, 우리에게서 게임을 구매하는 방법뿐이다”라고 못 박아 두는 것이다. 이런 식의 접근이 많은 사용자를 불편하게 만들었고, 결국 보이콧으로 이어졌다. 설령 동의하지는 않는다 해도, 왜 사람들이 화를 내는지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 Epic


하지만 개발자는 사정이 다르다. 에픽 게임즈는 개발자에게 수익의 무려 88%를 떼어 준다. 이는 70%(최대 80%)를 개발자에게 주는 밸브 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그것도 모자라서 개발자들에게 일정 수준의 판매량을 보장까지 하고 있다. 즉 만일 에픽 게임즈의 기존 사용자가 정해진 판매량보다 적게 게임을 구매하면 에픽 게임즈가 직접 돈을 내고 부족분을 메꿔 주겠다는 것이다.

올해는 에픽 게임즈 전용 게임이 더 많이 나올 것이다. 사실이다. 하지만 메트로 엑더스와 같은 실수를 다시 저지르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스팀에서도 게임을 구매할 수 있는 상황에서, 출시일 2주 전에 플랫폼 이전을 발표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에픽 게임즈에서만 플레이할 수 있는 대형 게임이 속속 출시될 것이고, ‘스팀 아니면 안 돼’ 라는 생각을 가진 플레이어라면 2019년 기대작 목록에 여기저기 빈 자리가 생길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스팀 아니면 안돼’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앞으로도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다. 에픽 게임즈 스토어가 실패로 돌아가면, 게임 퍼블리셔들이 할 수 없이 스팀으로 돌아 올 것이라 생각하는가? 과거를 보면,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 지난 해 CD 프로젝트(CD Projekt)는 쓰론브레이커: 더 위처 테일즈(Thronebreaker: The Witcher Tales)를 GOG.com 전용 게임으로 만들려 시도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몇 주 뒤 쓰론브레이커가 스팀에 올라 왔고, CD 프로젝트는 는 GOG.com에서의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 게임이 쓰론브레이커였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더 위처’가 타이틀에 들어가긴 했지만 ‘더 위3 3’ 만큼의 인기작은 아니었다. 쓰론브레이커는 올해의 게임상을 받지도, 사상 최고의 RPG 게임이라는 찬사를 받지도 못했다. 나쁜 게임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B급 게임이었다. 



하지만 CD 프로젝트의 다음 게임인 사이버펑크 2077D은 B급과는 거리가 멀다. 사이버펑크 2077이 출시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사이버펑크’도 GOG.com 전용 게임으로 출시될지, 아니면 ‘적의 적은 친구’라는 생각에 입각해 에픽 게임즈에서 출시할지 알 수 없다. 둘 다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임은 분명하다. 어쨌든 둘 중 하나라고 했을 때, 게이머는 ‘사이버펑크 2077’을 보이콧할 것인가? 모두가 이 게임을 놓고 게임 산업을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음에도? 사이버펑크 2077이 2004년 ‘하프 라이프 2’와 같은 게임이라고 어떨까?

아마 그러기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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