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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1,000달러인데” 아이폰 X가 싸다고 느끼게 만드는 갤럭시 노트9

Michael Simon | Macworld 2018.08.14
소문만 놓고 보면, 삼성은 애플이 손들게 만드는 것 같다. 지난 몇 달간 갤럭시 노트9에 대한 소문과 정보가 무성했는데, 일부는 삼성이 직접 흘리기도 한 것이다. 그 소문의 갤럭시 노트9가 마침내 공개됐다. 그러니 놀랄 일은 남아 있지 않았다.

단 한 가지, ‘가격’은 제외다. 삼성의 새 스마트폰 가격은 아이폰 X처럼 1,000달러부터 시작한다(조금 저렴하지만, 무시할 수 있는 금액). 고가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일단 이 고가 전쟁의 시작은 삼성이다. 가장 비싼 노트9 모델이 1,250달러로 가장 비싼 아이폰 X보다 100달러가 더 비싸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노트 가격은 조금씩 1,000달러에 근접해갔다. 그러니 올해 모델에서 1,000달러의 벽을 무너뜨린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더구나 애플이 사람들이 4자리 수의 돈을 주고 스마트폰을 살 것이라는 점을 입증했다. 그러나 애플은 스마트폰에 조금 더 돈을 쓸 이유를 제시했다. 반면 삼성은 노트9 사용자에게 구입을 거부해야 할 이유만을 준다. 아마 애플이 더 많은 아이폰을 판매하도록 도움을 줄지도 모르겠다.

더 비싼 노트9
삼성은 9일(미국 시간) 공개 행사 동안 새 스마트폰의 가격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싸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했다. 무대에 오른 삼성 임원은 지난해 모델보다 50달러 인상된 이유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했다.

노트9의 카메라는 100달러 저렴한 갤럭시 S9+와 같다.

노트9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는 최고 사양을 갖춘 스마트폰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노트9에는 스냅드래곤 845 프로세서, 최대 512GB 스토리지, 8GB RAM, 4,000mAh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S9+와 큰 차이가 없다.

1,000달러인 노트9와 890달러인 128GB S9+는 동일한 프로세서, RAM, 스토리지,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다. 유일한 차이는 조금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여전히 밤에는 충전을 해야 하는 배터리 용량이다.

노트9과 S9+를 비교했을 때 요금이 늘어나는 부분은 두 가지다. 2/10인치 큰 화면과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스타일러스다. 1,250달러 모델을 선택하면 스토리지가 384GB, 메모리가 2GB 늘어난다. 더 이상은 없다. 아주 매력적인 바디 색상도, 추가 카메라도 없다. 또 디스플레이 재생률이 더 높은 것도 아니다. 새로 출시된 안드로이드 파이(Pie)가 아닌, 이제 시대에 뒤떨어진 안드로이드 오레오 기반이다. 즉, 6개월 전에 출시된 S9+와 같다. 아이폰 X과 아이폰 8 플러스의 차이를 감안하면, 삼성은 더 높아진 가격을 소비자에게 설득시키기 힘들어 보인다.

가격 인상에 따른 부가가치는 무엇인가?
아이폰 X는 아이폰 8보다 사양만 우수한 모델이 아니다. 완전히 다른 아이폰이다. 즉, 사양만 높여 1,000달러라는 가격표를 붙인 것이 아니다. 고객은 200달러를 더 내고 훨씬 더 좋은 아이폰을 손에 쥐게 된다. 아이폰 8보다 디스플레이 크기가 훨씬 크고, LCD가 아닌 OLED 디스플레이다. 디자인도 새롭다. 홈 버튼 대신 제스처 탐색 방식이 채택된 아이폰이다. 트루뎁스(TrueDepth) 카메라로 페이스ID와 애니모티콘(Animoji)를 지원한다.

아이폰 X는 아이폰 8 플러스와 차별점이 분명하다.

삼성은 노트9에서 다른 스마트폰 모델과 차별화된 첨단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카메라에 AI가 탑재되어 있으나, LG와 화웨이가 이미 선보인 기능이다. 삼성 팬들은 새로운 S펜의 블루투스 기능을 강조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삼성은 여기에서도 가장 ‘무난한’ 방식을 선택했다. 음성 제어 기능을 지원하는 마이크나 애플 펜슬같이 전문적인 드로잉 기능을 추가하는 대신, 리모컨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선택했다.

삼성은 40초를 충전하면 30분을 사용할 수 있는 S펜의 고속 충전 기능을 자랑하지만, 말하지 않은 사실 한 가지가 있다. 30분 후에 다시 충전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노트 스타일러스로 30분 이상 소요되는 프레젠테이션에서 슬라이드를 넘긴다고 가정하자. 아마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기 전에 S펜 배터리가 다 소모될 것이다.

강제 업그레이드 vs. 부가가치
기본적으로 삼성이 노트9에서 가격을 인상시킨 이유는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메일조차 실행이 느린 노트5나 노트7을 사용하고 있는 충성스러운 노트 팬들은 가격이 얼마든 업그레이드하리라는 점을 알고 있다. 이런 고객들에게 950달러와 1,000달러는 큰 차이가 아니다. 그러나 노트8이나 갤럭시 S8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노트9으로 업그레이드하지 않을 것이다. 기타 구형 스마트폰을 보유한 사람들은 이보다 훨씬 저렴한 갤럭시 S9+를 구입할 것이다.

갤럭시 노트9의 화면은 S9+보다 약간 크지만 눈에 띄지 않을 정도다.

1,250달러의 노트9 모델은 동일한 8GB RAM과 스냅드래곤 845를 장착한 원플러스 6(OnePlus 6) 보다 2배 비싸다. 이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비싼 이유를 물을 수밖에 없다. 삼성의 새 스마트폰이 1,000달러인 이유는 무엇일까? 왜 내장 스토리지 128GB 모델을 구입해야만 할까? 왜 여전히 오레오로 구동될까? 왜 AR 이모지는 아직 애플의 애니모티콘이나 메모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일까?

삼성이 노트9에 책정한 가격은 전형적인 ‘바가지 가격’이다. 저장 용량이 더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용량을 강제 구입하는 셈이다. 불똥이 튈 수도 있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아이폰 X와 갤럭시 노트9을 나란히 진열할 텐데, 스마트폰에 이 정도의 돈을 낸 적이 없는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은 디자인과 보안 등이 장점인 아이폰 X을 대신 선택할 수도 있다. 애플은 1,000달러의 가치를 제공하지만, 삼성은 그렇지 못하다.

지는 게임
노트 모델은 과거에도 갤럭시 S 제품군보다 비쌌다. 그러나 비싼 이유가 있었다. 더 큰 화면, 화면 분할을 이용한 멀티태스킹 기능, 듀얼 카메라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노트9의 경우, 유일한 차별점은 삼성의 첫 1,000달러 스마트폰이라는 것뿐이다.

노트9의 블루투스 스타일러스가 1,000달러를 낼 이유가 될까?

애플은 아주 비싼 가격을 책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아이폰 X를 판매하면서 ‘비판’과 ‘논리’를 깨뜨렸다. 그러나 삼성에도 그런 운이 따를까? 출시된 지 1년 된 애플의 아이폰 X이 노트9보다 훨씬 ‘경제적 가치’가 높다. 더 빠른 칩, 더 나은 스크린, 더 깔끔한 운영체제, 더 직관적인 탐색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노트9의 스토리지가 2배 많다는 장점이 있지만, 클라우드와 스트리밍이 보편화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64GB면 충분하다.

노트9이 높은 ‘정찰 가격’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될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분명, 출고 가격 그대로 노트를 구입하는 고객들도 있기는 하겠지만, 대부분 훨씬 더 저렴한 가격에 노트9을 구입하게 될 것이다. 이와 관련, 버라이즌은 노트9 예약 주문 고객에게 1+1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1,250달러의 노트9을 제값 주고 구입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치는 크지 않다. 친구들보다 훨씬 좋은 사양의 스마트폰을 자랑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마찬가지다.

어쨌든 최소한 헤드폰 잭은 장착되어 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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