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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구글이 철학적 변화를 암시하는 안드로이드 P의 숨은 의미

JR Raphael | Computerworld 2018.07.12
안드로이드 P의 정식 출시가 임박하면서 한 가지 흥미로운 반전이 날로 분명해지고 있다. 즉 이전의 안드로이드와 달리 안드로이드 P는 구글의 자사 안드로이드 폰을 최우선시한다는 것이다.

이는 매우 큰 변화다.

이런 변화가 처음 감지된 것은 지난 5월 구글의 I/O 개발자 컨퍼런스였다. 당시 구글의 엔지니어링 부사장인 데이브 버크는 안드로이드 P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들을 공개하기 앞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이 개선 사항들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UI 버전을 채택하는 모든 디바이스, 예컨대 구글 픽셀, 안드로이드 원 기기 등에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평범한 말이었다. 그 날 이목을 끌었던 다른 발표들에 묻혀 그냥 지나치기 쉬운 발언이었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안드로이드 P 개발을 둘러싼 가장 획기적인 사실일 수 있다. 그리고 확실히 해두지만, 여기서는 구글의 기본 홈 화면 디자인 같은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안드로이드 제스처 탐색 시스템, 극적으로 새로워진 앱 전환 인터페이스 등의 시스템 수준의 요소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들은 이 운영체제의 중추적이고 특유한 요소들이고, 운영체제의 일부로서 전통적으로 존재해온 요소들이다.

안드로이드 P의 등장으로 이 경계가 무너지는 듯하다. 그리고 이 변화는 안드로이드 P가 제공하는 그 밖의 어떤 것보다 더 유의미하다.

잠깐, 앞으로 나아가기 전에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해두자. 그동안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어느 정도는 구글의 자사 제품을 위주로 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여타 제조업체들은 오랫동안 안드로이드 인터페이스를 개조하고 구글의 지시를 무시하며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그래서 새로운 릴리즈마다 도입된 시각적 변화들은 주로 픽셀, 안드로이드 원, 그리고 과거의 넥서스 디바이스에 국한된 것으로 끝나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번은 뭔가 다르다. 안드로이드 P에서는 앞서 언급한 제스처 탐색이나 앱 전환 인터페이스 같은 핵심 시스템 수준 기능들이 안드로이드 자체에서 빠지고 픽셀 런처(Pixel Launcher)로 직접 이식되는 듯하다. (픽셀 런처는 구글 픽셀 폰 전용 런처 앱이다.) 따라서 안드로이드 P의 새로운 오버뷰(Overview) 기반 스마트 셀렉션(Smart Selection)과 앱 액션즈(App Actions) 기능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들 기능은, 지난주 3차 베타 릴리즈 기준으로, 픽셀 계열과 픽셀 2폰 전용으로 명백히 의도된 것들이다.)

구글은 지금까지 여러 해 동안 느리지만 확실하게 안드로이드의 기능들을 떼어내 독립 앱으로 만들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런 요소들을 사전 설치되거나 최소한 어느 휴대폰에서든 널리 이용할 수 있는 플레이 스토어 앱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구글의 자사 제품용으로 제작되고 한정된 픽셀 전용 개체들과 함께 패키지화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과거의 안드로이드에서 이루어진 해체(deconstruction)는 모두를 위해 요소들의 신속한 업데이트가 명분이었으나, 이번에는 이들로의 접근을 제한하려는 것에 더 가까운 듯하다. 구글 안드로이드 폰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만 이들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여기서 언급한 요소들은 구글 OS에서 지극히 기초적이고, 심지어 특유하기까지 한, 기능들이다.

안드로이드 P의 제스처 탐색 시스템과 앱-전환 UI가 픽셀이나 안드로이드 원에 한정된 기능으로 끝난다면, 그리고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기본 앱으로 기능하게 된다면, 구글 안드로이드 폰은 더 커다란 안드로이드 생태계 안의 독자적인 작은 세상으로 효과적으로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스킨과 같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이며, 이는 가장 특별한 안드로이드 경험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물론, 다른 시나리오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구글은 위의 모든 요소를 자사의 픽셀, 또는 픽셀 및 안드로이드 원 기기로 한정하지 않을 수 있다. 대신 구글은 회사들이 ‘완전한’ 안드로이드 P 패키지를 얻기 위해 구글의 안드로이드 구현을 채택하도록 유도하는 당근으로 이들 가운데 일부를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 역시 주목할 가치가 있는 시나리오이고, 기본적으로 이들 휴대폰을 구글 안드로이드 계열의 안드로이드 원 비슷한 연장으로 만들려는 한 단계일 수 있다.

필자의 말을 오해하지 말라. 운영체계 업데이트는 표면 수준의 것들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다. 성능 향상, 보안 강화, 기타 기반이 되는 것들이 인터페이스 수준의 어느 단편들보다 실제로 더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는 API와 관련된 온갖 변화들 또한 잊을 수 없다. 이들 중 다수는 플랫폼 상의 서드파티 앱이 할 수 있는 일을 확대하는 데 기여한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듯이, 평범한 이용자는 이런 종류의 변화를 눈치채거나 적극적으로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이들이 지각하는 변화, 그리고 새로운 운영체제 릴리즈를 둘러싸고 가장 이목을 집중시키는 점은 이용자 인터페이스, 그리고 가장 가시적이거나 기초적인 기능들과 관련된 것들이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P에서 가장 두드러진 진보들은 안드로이드 전체보다는 구글 안드로이드 디바이스에 집중되는 것처럼 보인다.

구글이 진행하는 방향 전환, 즉 다른 개체보다는 하나의 생태계로서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쪽으로의 변환은 분명히 의미심장하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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