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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프라이즈 핵심 기술로 진화 중인 증강현실 헤드셋

Lamont Wood | Computerworld 2017.03.15
증상현실 경험을 제대로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소프트웨어 업체 오브젝트 씨어리(Object Theory)의 공동 창업자 레이븐 재거리는 “처음으로 증강현실 기기를 착용하고 테이블 위에 올려진 물체, 정말로 실재하는 것처럼 생동감 넘치는 그 물체를 보는 경험은 정말로 강렬하다. 그 때의 느낌을 언어적으로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내 말을 이해하려면 아마도 직접 경험해 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개발자인 겸 핑거 푸드 스튜디오(Finger Food Studios) 대표인 라이언 피터슨의 설명은 좀 더 구체적이다. “스타 트렉: 넥스트 제너레이션에 등장하는 홀로덱이 오늘날에는 현실이 됐다. 어느 기업이라도 증강현실을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최소 20가지는 넘게 생각해 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이 말하는 기술은 HMD(head-mounted displays)를 이용해 실제 세계와 작용하는 가장 최신의 증강현실 기술이다.

단, 여기서 말하는 것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과는 구분해야 한다. VR의 경우 디바이스를 착용하면 실제 세계는 사라지고 완전히 인공적인 시각 경험만을 접하게 되는 반면, 증강현실은 실제 착용자의 주변에 존재하는 현실에 새로운 정보를 덧입혀 보여주는 기술이다. 실제로는 착용중인 고글의 뒷편에 투사된 이미지를 보는 것이지만, 어쨌든 착용자에게는 현실 세계 속에 이미지가 투영되어 나타난다.

오브젝트 씨어리와 핑거 푸드 스튜디오 두 기업 모두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를 증강현실 기술에 사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는 개발자 버전과 기업 버전 모두를 지원한다. 그러나 증강현실 기술 산업에 뛰어든 것은 이 두 기업만은 아니다. Meta Co., 플로리다 주에 위치한 매직 립(Magic Leap) 등의 기업은 각각 2(Meta 2), 스텔스 제품 등을 내놓고 있다.

진화하는 증강현실
포레스터 리서치 애널리스트 J.P. 가운더는 증강현실기기의 근원을 (2013년 출시됐으나 2015년 그 모습을 감춘) 비운의 구글 글래스로 꼽는다. 구글 글래스는 착용자가 한 쪽으로 시선을 돌려 정보를 읽는 방식으로, 가운더는 이를 “단안형 스마트 글래스(monocular glance-able smart glasses)”라고 불렀다.

현재 구글 글래스는 과거의 유물쯤으로 취급 받고 있지만, 아직도 이 기술의 가능성을 믿는 기업도 없지 않다. 미네소타 주 잭슨 카운티의 AGCO corp.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생산성 디렉터 페기 걸릭은 구글 글래스가 “품질과 생산성, 그리고 안전성 측면에 있어서 뛰어나다”고 평가한다. AGCO Corp.의 직원들은 신형 트랙터를 테스트하기 위해 트랙터 위에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컴퓨터에 테스트 결과를 입력하는 작업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고 올라가면 컴퓨터를 직접 착용하고도 손발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작업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걸릭은 말했다.

구글 글래스 및 유사 기기들의 뒤를 이은 것은 엡손(Epson)의 모베리오(Moverio)처럼 배경 위에 정보를 덧씌우는 형태의 ‘몰입형 증강현실 스마트 글래스’로써 박물관 투어 등에 유용하게 쓰인다고 가운더는 말했다.

그리고 현재는 홀로렌즈, 메타 2, 매직 립 등 가운더가 ‘홀로그래픽 증강현실 스마트 글래스’라고 표현한 3세대 증강현실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3세대 증강현실 기술의 또 다른 이름은 ‘혼합 현실(MR, Mixed Reality)’ 헤드셋이다. 이들 기기는 단순히 사용자의 시야에 이미지를 투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변 환경 속 사물의 모양 및 기능을 탐지해 홀로그램 등으로 그에 적합한 이미지를 생성해 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책상 뒤에 사람이 앉아 있는 모습을 홀로그램으로 표현해 낼 경우, 책상 뒤에 앉은 사람의 신체 부분은 책상에 가려져 보이지 않지만, 기기 착용자가 책상을 돌아 뒤편으로 갈 경우 사람의 전신이 다 보이도록 하는 식이다.

공유 현실
이러한 신형 증강현실 기기들은 실제 세계와 가상 이미지를 적절히 조합해 보여주며, 또 이것을 타인과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 이렇듯 증강현실을 타인과 ‘공유’할 수 있으려면 비전, 디스플레이, 로보틱 테크놀로지의 매시업이 가능해야 한다.

메타의 부사장 라이언 팸플린에 따르면, 입체 카메라를 사용하는 메타 2는 SLAM(simultaneous location and mapping) 기술을 이용해 착용자 주변의 공간을 매핑한다. SLAM이 보여주는 관측 시야는 매우 넓기 때문에 착용자는 자신이 기기를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다.

팸플린은 “SLAM은 컴퓨터 비전을 통해 착용자 주변 공간 지형을 3D 지도로 만들고 포인트 클라우드(point cloud)를 사용해 메모리에 저장된다”고 설명했다.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사용자들도 가상의 방과 홀로그램을 공유할 수 있다. 메타 2에서 이러한 가상현실 공유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약 10메가비트의 연결이 필요하다. 팸플린은 “마치 실제로 그 사람이 내 앞에 서 있는 것과 다름 없다. 상대방의 전신을 볼 수 있고, 그와 대화를 나눌 수 있음은 물론 서로에게 홀로그램 속 물체를 주고 받을 수도 있다. 물론 사진 품질의 현실성을 기대하긴 어렵고, 홀로그램 느낌이 나긴 하지만, 상대방과 마주보고 생동감 넘치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3D 품질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최신 중급 수준의 그래픽 카드가 필요하다.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에 사용되는 종류다. 하지만 그래픽 성능에 크게 개의치 않는 사람이라면 포켓 머신만으로도 충분하다”라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 모습. 전면의 작은 트럭은 완전한 홀로그램이다.

오브젝트 씨어리의 재커리는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의 경우 게임 레벨 그래픽 회로망을 갖춘 PC와 연동하면 200만 폴리곤까지 표현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홀로렌즈만으로는 약 15만 폴리곤 정도를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3D 기술자들은 데시메이션(decimation) 프로세스에 누구보다 능하다. 이미지를 단순화 하거나, 파이프 프레임으로 전환하거나, 저 폴리곤 모델 이미지를 훨씬 그럴듯하게 꾸미는 작업을 말한다”라고 설명했다.

재커리는 “현재 우리 클라이언트들 중에는 건축가나 제품 디자이너 등, 방대한 량의 콘텐츠를 가지고 작업하는 이들이 많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이 콘텐츠를 3D로 시각화하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정보를 화이트보드에 적어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헤드셋을 통해 실제로 구현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원격 협업 툴 덕분에 이들은 자신이 만든 제품을 원격으로 함께 보며, 혹은 자신이 디자인한 공간을 원격으로 함께 걸으며 콘텐츠에 대해 논의할 수 있게 되었다. 재커리는 “증강현실 기술을 사용하다 보면 동시에 두 공간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에 익숙해 진다”고 덧붙였다.

AGCO에서는 홀로렌즈 상으로 다이어그램을 보여주며 용접공들에게 용접 교육을 하는 시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걸릭은 “용접 위치를 나타내기 위한 십자선까지 표현이 되었다면 좋겠지만, 현재 기술도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예전보다는 훨씬 교육의 질이 높아졌다. 증강현실은 특히 직업 교육이나 크로스 트레이닝 등 제조업자들이 애먹었던 부분에서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퓨엘.테크(Fuel.tech) 대표 올리버 디아즈는 홀로렌즈 기반 증강현실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 산업 분야의 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홀로렌즈는 주변에 있는 장비를 인식해 웹에서 장비보수 절차서를 스스로 찾아내는가 하면, 이를 단계별로 학습하게 하고, 각 단계별로 사용자가 맞게 하였는지 확인도 해준다. 기업들은 지금까지 절차서 작성에 수백 만 달러를 지출해 왔지만 다 만들어놓은 절차서는 파일 속에 끼워진 채 실제로 활용되는 예는 거의 없었다.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하면 15~20분만에 프린터 잉크 교체 방법과 같은 특정 작업 과정을 보여주는 절차서를 직원들의 눈 앞에 바로 보여줄 수 있다. 워드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것만큼이나 쉽다”고 말했다.

어지러움증에서 자유로워진 증강현실 기술
이전 세대 증강현실에서 자주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존재했던 문제들 중 하나는 사용자가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는 특히 기업 차원에서 활용되기에는 상당히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나온 기기들은 이러한 어지러움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반응 속도가 개선되고 이미지가 현실적으로 구현된다.

IDC 애널리스트 루이스 워드는 “남들보다 유달리 멀미가 심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거의 위화감이나 어지러움을 느끼지 못할 정도까지 기술이 발전했다. 이를 위해 충분한 CPU, GPU 및 RAM을 확보해 레이턴시 없이 90Hz에 초당 30프레임을 처리할 수 있는 증강현실 기술을 실현해냈다. 이전 세대 증강현실 기기들은 레이턴시가 너무 높거나, 프레임이 유실되거나 끊김 현상이 나타났다. 이럴 경우 사용자는 어지러움을 느껴 헤드셋을 벗고 만다”고 설명했다.

미래의 홀로그램
최신세대의 증강현실 헤드셋은 아직 본격적인 상용화에는 도달하지 못하는 상태지만, 전문가 집단에서는 이미 향후의 소프트웨어 호환성에 대한 고민이 이뤄지고 있다. 하나의 기술을 두고 3가지 충돌하는 의견들이 표출되고 있는 현 상황이 사용자들에겐 수천 달러를 들여 구매한 기기가 표준에서 배제돼 사장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현실적 대책으로 재커리는 유니티 테크놀로지스(Unity Technologies)의 유니티 게임 엔진 기반 증강현실 앱을 사용하는 것을 제안했다. “유니티는 가장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는 엔진이다. 물론 신생 산업이라는 한계, 또 그로 인해 성숙한 코드 라이브러리가 충분치 않다는 한계는 현 시점에서 개발 활동에 많은 제약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는 모든 것이 백지 상태다. 우리가 실험하고 시도하는 흥미로운 솔루션 가운데 몇몇은 머지 않은 시일 내에 시장에서 도태되고 말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도쿄 기반 안구 추적 시스템 스타트업 포브(Fove Inc.)의 비즈니스 개발 디렉터 짐 프레스턴은 새로운 세대의 증강현실 기술에 포함될 기능으로 포비티드 렌더링(foveated rendering)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포비티드 렌더링이란 안구 운동 방식을 반영해 초점 영역을 최상의 해상도로 구현하는 ‘중심와(fovea)’라는 개념에서 파생된 기법으로, 시스템이 (머리의 방향이 아닌) 안구의 방향을 직접 추적해 영역의 가상 원근을 구현함으로써 사용자가 어느 곳을 보던 해당 영역에 최대한의 생동감을 부여하고 그 밖의 영역은 일종의 아웃포커싱(out-focusing) 처리하는 방식으로 기능한다.

포비티드 렌더링이 적용될 경우 헤드셋은 보다 사실적인 시각 경험을 구현하며, 동시에 컴퓨팅 파워의 효율화 효과 역시 얻을 수 있다. 시야 초점 영역 외 화면 대부분의 영역을 저해상도로 렌더링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안구 추적을 위해선 적외선 방출기와 감지기, 그리고 거울 배열이 필요하며, 때문에 폐쇄형 가상현실 헤드셋에서 구현이 보다 용이하다.

프레스턴은 내년쯤이면 이 기술을 적용한 가상현실 기기들을 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며, 증강현실 분야에서도, 매직 립이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라면(공식 발표는 없는 상태다) 수 년 내 적용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팸플린은 포비티드 렌더링은 게임 환경에서 주로 적용될 기술이며, 현 시점에서 비즈니스 앱 개발자들의 채택을 전망하기는 요원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구 추적을 위해선 각 안구 당 3개의 초점면이 필요하다. 즉 매 화면당 6회의 렌더링이 요구되는 것이다. 언젠가는 실현될 기술이지만, 온전한 ‘상품’ 자체도 생산해내지 못하고 있는 오늘날의 시장 상황과는 동떨어진 얘기다”라고 말했다.

이제 막 비즈니스 용례들을 형성해나가고 있는 증강현실이지만, 머지 않은 미래 이는 우리에게 막대한 새로운 가치를 전달할 것이다. 가운더는 “모두가 이 생태계로 넘어가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산업의 주요 기업들은 각자의 파일럿을 선보이는 등, 활발하게 시장을 발굴해나가고 있다. AR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자신들의 실제 환경에서 이미 기술을 활용 중인 기업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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